시네드라이브] 배우 신경전 오가는 편집실

조회 수 3062 2003.10.24 18:05:15
지우사랑



“배우는 주목받고 싶어하는 동물이잖아요? 내 대사가 나가고 있는데,정작 화면에는 딴 배우 얼굴이 나타난다면 기분좋아할 배우가 있겠어요?”

요즘 인기가 한창 상승하고 있는 배우 이범수가 얼마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던진 얘기다.배우들이 얼마나 꼼꼼히 자신의 화면비중을 따지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어렵게 소품을 구해,혹은 진을 빼가며 수십번의 NG끝에 찍은 장면이 최종편집에서 허무하게 빠지고 말았을 때 ‘열’받지 않을 배우가 어디 있을까.지난해 출연작 ‘몽정기’가 대박이 났는데도,자신이 찍힌 장면의 상당부분이 무참히(?) 잘려나간 데 대해 이범수가 두고두고 섭섭해한 건 영화가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타급 배우들은 촬영을 끝내고도 바쁜 일정을 쪼개 부지런히 편집실을 들락거린다.넉넉하게 찍어놓은 필름의 생사여부를 결정하는 이는 감독.편집실에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내밀고 애착을 보이는 배우가 감독의 편집과정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

편집에 애착이 엄청나기로 소문난 스타가 송강호.영화를 다 찍어도 편집실,녹음실로 매일같이 ‘출근’하는 배우로 통한다.‘살인의 추억’때도 봉준호 감독 옆에 바짝 붙어 편집실에서 아예 살다시피했다.

자신의 연기장면이 잘려나가는 데 민감하게 반응하기는 톱스타일수록 심하다.지난해 멜로영화 ‘중독’에서 지독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병헌과 이미연.둘 다 평소 자존심이 세기로 몇 손가락에 꼽히는 배우들이다.촬영현장에서 시작된 ‘화면 주도권 잡기’ 신경전이 편집실로까지 이어진 건 어쩌면 당연하다.

24일 개봉하는 ‘위대한 유산’은 편집에서 빠진 장면들을 간추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따로 보여준다.“잘려나간 컷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기 위해 에필로그를 만들었다.”는 게 오상훈 감독의 ‘변’이다.배우들의 심기를 미리 헤아린 감독의 배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장치로 둔갑한 대표적인 사례다.

황수정기자

<대한매일 제공><플래닛..펌>

2003/10/24 07:24 입력

댓글 '2'

코스

2003.10.24 23:08:41

음......어딜가나 그런 경쟁은 있기 마련이지요..
위대한 유산은 엔딩 크레디트로 따로 보여준다니..
볼만하겠네요.^^
기사 잘봤습니다..^^

운영자 현주

2003.10.25 15:35:41

재미있는..또 생각하게끔해주는 비하인드스토리이군요.. 자신이 어렵게찍은 장면에 대한 애착이 어찌 주연만 강할까요.. 적게 나오는 조연들도 애착은 주연이나 다름없겠지요.. 암튼...영화시간은 짧고........어쨌든 편집은 관객의 입장에서.. 그 영화 스토리에 가장 맞게 편집되어야지 누가 더 얼굴내밀어서.. 누구랑 더 친하니까..이런건 안된다고 봐요...
위대한 유산.. 굉장히 홍보 많이 하던데.. 부디 홍보한 이상의 좋은 작품이기를... 예고가 그 영화의 전부인 영화들이 많아서 실망스러울때가 많드라구요..

지우사랑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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