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순수 미인’이 ‘근육질 꽃미남’을 만난다. 12월3일 첫 방영되는 SBS 수목드라마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연출 이장수·밤 9·55)에서 탤런트 최지우(28)와 권상우(27)가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대기업 직원 정서(최지우)와 재벌 3세 송주(권상우)가 서로 사랑하나 정서가 끝내 안암(眼癌)으로 숨지는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의 비극적 분위기와 딴판으로,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SBS 일산제작센터 분장실에서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발랄하며 톡톡 튀었다. 촬영 2주일째, 이들은 극중 연인을 연기하면서도 드라마 밖에서는 서로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어색해했다.》

▽최지우=저는 ‘상우씨’라고 불러요.

▽권상우=뭐라고 불러야 할지…. 대강 얼버무리면서 한 번도 안 부른 것 같아요.

▽최=저는 ‘오빠’라는 말이 입에 딱 붙거든요. 이번엔 ‘실장님’이 아니에요. (진지하게) ‘아름다운 날들’(SBS·2001년)에서 상대역 이병헌씨를 ‘실장님’이라고 부를 때 ‘실땅님’처럼 들린다고 놀림을 당해 상처도 받았어요. 그 뒤 개그맨들이 그걸 흉내내는 걸 보면 ‘한 대 때려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권=전 성격이 급해서 말이 빨라요. 발음이 어눌해지는 건 그 때문이죠. 찍을 때 긴장을 풀어야 하는데.

두 사람 모두 대사의 발음 문제를 지적받아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느꼈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두 사람은 “그런 점이 바로 매력”이라며 서로 추켜세웠다. 권상우는 금새 ‘지우씨’에 익숙해진 듯 자주 ‘지우씨’라고 불렀고, 최지우의 웃음도 커졌다.

▽권=지금까지 촬영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지하철 장면’이예요.

▽최=아…. 서로 친한 척하며 찍은 그거? (웃음)

▽권=지하철에서 지우씨를 오랜만에 목격하고 놓칠까봐 좇아가는 부분이었잖아요. 처음으로 같이 찍는 장면에서 뺨 부비고 ‘닭살 연기’를 하니까 어우, 어색하더라고요. 뛰어가는 걸 반복하느라 발바닥도 까졌어요. 하지만 그래도 좋아요, 이번 드라마가 제 대표작이 될 수 있다면. 데뷔한 지 3년인데 ‘대표적 드라마’가 아직 없거든요.

▽최=제 대표작은…. 참 여기서 말 잘 해야 되요. 여러 감독님들이 섭섭해 할지 모르니까…. 하지만 시키는 대로만 하다가 연기가 뭔지 조금 이해하게 된 것은 ‘아름다운 날들’과 ‘겨울연가’(KBS2·2002년)부터예요.

▽권=지우씨는 ‘첫사랑’(KBS2·97년) 이후 모든 작품이 잘 돼, 이번 드라마가 특별하진 않을텐데.

▽최=어머어머. 흔히 그러잖아요, 영화는 평생 남지만 드라마는 잊혀진다고. 그런데 요즘은 아니예요. ‘겨울연가’만 봐∼도.

▽권=저 어제 ‘겨울연가’ 봤어요! 산에 올라가서 배용준이 “우리 결혼하자”고 하는 장면.

▽최=케이블TV 재방송으로요? 이젠 DVD도 나오고 수출도 되니까 ‘드라마는 더 이상 한번 지나가고 마는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더 부담되죠. 연기력이 나아졌다는 말도 꼭 듣고 싶어요.

권상우는 “최지우의 결혼관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 말에 최지우는 “제가 결혼할 나이가 됐나요?”라고 시치미를 떼다가 “길가다 귀여운 아이를 보면 저도 빨리 아이를 낳고 싶지만 결혼 전 연애는 오래 안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권상우는 “나도 아이를 너무 좋아해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내가 주연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내년 초 개봉 예정) 꼭 보세요. 1978년을 배경으로 이소룡처럼 되고 싶어 하는 고교생 역인데, 쌍절곤을 배우는 게 무지 재미있었어요.

▽최=전 9월말부터 45일간 한중일 합작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를 상하이에서 찍으면서 중국어를 좀 배웠어요.

▽권=한 마디 해보시죠.

▽최=워 피아오량 마?(최지우는 양손으로 빨개진 얼굴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나 이뻐?’란 뜻이에요.

▽권=지우씨 이쁘잖아요, 키도 크고(최지우의 키는 1m73).

▽최=상우씨는 몸매가 좋잖아요.

▽권=(쑥스럽게) 예. (당당하게) 그런데 몸에 대한 관심은 자랑스럽다면 자랑스러워요. ‘말죽거리’도 이런 몸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걸요.

▽최=감독님한데 “상우씨가 너무 멋있게 나오는데요”라고 했어요. 남자가 너무 멋있으면 제가 여성 팬들한테 욕을 많이 먹거든요. 그게 벌써 걱정이에요.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댓글 '2'

성희

2004.01.16 13:58:29

김명희님 잘봤습니다.^^
기사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대화를 나누셨겠죠? 기분좋은 기사네요.. 서로 칭찬도 해주고..
천국의 계단 일찍이 이렇게 배우들 사이가 좋아서
대박날 조짐이 보였던 거군요^^

삐노

2004.01.16 19:35:31

이 기사보고 흐뭇했었다는..
왠지 어색해하면서 서로 존중해주는 묘한 궁합이
드라마 전부터 잘되겠구나...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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