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고품질’ 드라마는 안뜬다?

조회 수 3071 2004.02.15 00:18:50
그리운천계
[스포츠서울] `고품질’ 드라마는 안뜬다?

시청자·언론·평론가들이 모처럼 ‘삼위일체‘가 돼 재미와 감동을 주는 드라마다운 드라마라는 호평을 쏟아내는 작품이 있다.KBS 2TV의 수목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노희경 극본 ).

‘거짓말’,‘화려한 시절’ 등 일련의 문제작을 집필했던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감칠맛 나는 대사가 빛을 발하고,고두심·배종옥·주현 등 중견 연기자와 김흥수·한고은 등 젊은 연기자들의 완벽한 조화,담백하고 깔끔한 연출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하지만 평균 시청률은 고작 7%대.지난주 막을 내린 ‘천국의 계단’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천생연분’의 틈바구니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

이 드라마,도대체 왜 안 뜨는 걸까?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우선 ‘꽃보다…’에는 팬터지가 없다.꿈을 꿀 수 없을 정도로 현실감이 뛰어나다는 것이 오히려 흠.미천한 여주인공이 재벌 2세의 맹목적 사랑을 얻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잘 생긴 검사를 잡아 보란듯이 신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환상과 대리만족의 희열은 애초에 글렀다.

되레 현실의 모순들만 환기시켜 줄 뿐이다.딴살림 차린 남편 앞에서 바보같이 순종적인 엄마의 모습은 맞바람으로 ‘복수의 칼’을 빼든 요즘 여성 캐릭터와 달리 답답함을 준다.총각 영민의 사랑을 받는 이혼녀 미옥은 영민의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난 뒤 “내가 대단하지.”라는 울음 섞인 자조를 토해내고,여대생을 좋아하는 전과자 재수에게 돌아오는 것은 “넌 대학생도 아니고 돈도 없어.집안도 별로고 인물도 안 좋아.그런데 쟤가 뭐하러 널 좋아하냐?”라는 냉소 뿐이다.

김종식 KBS 드라마 제작국장은 “시청률보다는 진실된 드라마를 추구한다.”며 “공영방송 K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그러나 굳이 TV를 켜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신물나도록 낯익은 진실에서 시청자들은 구질구질한 현실만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는 그간 재벌,불륜,복수,삼각관계 등 온갖 자극적 양념을 뿌려온 방송사의 책임도 크다.‘꽃보다…’의 시청률 저조의 외적요인으로 경쟁 드라마의 선정성을 꼽은 한 관계자는 “사회도 어려운데 드라마가 너무 무겁고 어둡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빈약한 볼거리

서민 드라마 ‘꽃보다…’에는 화려한 의상,미끈한 외제차 등 눈요깃거리가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시청률 공식에서 한참 비켜서 있는 드라마다.스토리가 황당하거나 허술하다는 비판도 이른바 신세대 ‘몸짱·얼짱’스타가 뜨면 다 용서되는 게 현실.‘천국의 계단’이 과분한 인기를 누렸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권상우라는 ‘흥행수표’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제작진은 ‘천국의 계단’ 종영으로 당초 목표 시청률(15%)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그러나 SBS가 이번 주부터 내보낸 ‘햇빛 쏟아지다’ 역시 송혜교·류승범·조현재라는 스타시스템을 가동,‘꽃보다…’가 선발 주자로서의 이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욕할 인간이 없군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드라마 속의 극명한 선악갈등은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어느 드라마나 착하고 예쁜 주인공을 못살게 구는 밉살맞은 캐릭터들이 상존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거나 마음속으로 돌을 던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러나 ‘꽃보다…’를 보다 보면 누구 하나를 꼬집어 욕할 수 없다.처자식 버린 아버지가 몸아픈 젊은 부인에게 쏟는 애틋한 마음을 보면 한편으론 측은함을 느끼게 된다.사고뭉치 막내아들도 엄마에게는 더 없이 싹싹한 효자라 미워할 수만도 없고,미옥을 거절하는 영민 가족들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한마디로 이 드라마에는 ‘욕먹어도 싼’ 인물이 없다.

이렇게 모호한 선악개념은 가뜩이나 복잡한 머리를 더욱 싸매게 만든다.사는 것이 고달프고 스트레스 강도가 심해질수록 그저 때리고 부수는 액션 영화만을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꽃보다…’와 같은 `고품질’ 드라마가 외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
<서울신문 제공> 2004/02/14 07:27 입력  





댓글 '9'

청아한 지우

2004.02.15 00:23:43

천계끝나고 14%나오던데...이젠 당초 기대치는 나오네요^^ 수목은 천계끝나고 시청률 춘추전국시대인듯...

lll728

2004.02.15 00:28:32

청아한 지우^^
잠자리 안드셨군요.

이미정

2004.02.15 00:29:36

잘못 입력이 되었네요.
청아한 지우님 저 이미정입니다.

청아한 지우

2004.02.15 00:37:43

네^^
게시판에서 개인글 남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오후 넘 많은 얘기해서 넘 즐거웠구 이것도 인연인데 연락드릴게요^^ 굳나잇~~~

열받네

2004.02.15 09:09:28

박상숙기자도 역시 편견에 사로잡힌 기자네요. 선악이 극명해서 ....흥행수표 권상우 때문에 천계가 인기 있었을까요? 그럼 김희선, 안재욱의 드라마는 왜 뜨지않았을까? 천계를 시청한 40%가 넘는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자의 편견의잣대로 터무니없이 무시하네요. 우리가 천계를 선택하여 시청한건 드라마의 헛점에도 불구하도 어떤 드라마의 배우들에게도 찾아볼 수없는 주인공들의 배역에 대한 몰입이 아닐까요? 나역시 천계로 인하여 상우씨 팬이 되기도했지만 상우가 배역에 몰입하지않고 겉멋만 표현했더라도 우리가 송주에게 빠져들었을까? 기자라면 자신이 보기에 헛점투성이인 드라마에 왜 40%가 넘는 시청자들이 선택하는가를 편견을 벗어나서 똑 바로 볼수있는 시선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눈팅

2004.02.15 09:47:00

열받네님 말씀에 올인!!!!!
즐건하루 되세요

...

2004.02.15 10:12:50

상우때문에 시청률이 높다구요...? 에허~
그럼 태양속으론 어떻게 설명하냐구요~
시청률 높지않은걸루 알고 있는데...

dbstp861

2004.02.15 14:00:03


도 열받네님 말씀에동감 합니다

fan

2004.02.17 07:42:57

I totally agree with you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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