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현주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 日관광단 동행취재

[한국일보] 2004년 02월 26일 (목) 19:47

중국,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 곳곳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열풍’에 한동안 시큰둥했던 일본인들이 최근 마음의 빗장을 풀고 태도를 바꿨다. 드라마 ‘겨울연가(일본제목 Winter Sonata)’가 지난해 4월 일본 NHK 위성채널로 방송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NHK측은 지난 해 12월 같은 채널로 이 드라마를 재방송한데 이어 올 4월부터는 공중파를 통해 재차 재방송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가을동화’ 등도 일본에서 동반히트하며 이병헌, 원빈 등 주연배우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등 봄바람을 타고 본격적인 한류열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한 현상에 집중하고 열광하는 이른바‘마니아’가 유독 일본에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때문에 이들의 뒤늦게 한류열풍은 단순한 ‘드라마따라잡기’를 넘어서 드라마촬영지 방문과 주인공 패션 연구로 이어지고있다. 또 한국어와 한국음식 배우기 열풍이 불면서‘한국을 다시 보고 알자’는 분위기까지 생겨나는 등 이들이 일으키는 현상은 엄청난 후폭풍을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겨울연가’ 촬영지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을 따라 그들의 한류열기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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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1시30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20명의 일본인들이 입국수속을끝내자마자 곧바로 입국장 한켠에 마련된 광고판 앞으로 몰려가더니 이내아쉬운 탄식을 자아낸다.
일본 도쿄에서 온 관광객 다카코(38ㆍ여)씨는 “지난 해 12월에 한국을 찾았을 때만 해도 휴대폰 광고모델인 배용준의 사진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모델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며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팬들이라면 배용준의 일거수일투족 정도는 기본적으로 꿰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배용준 팬사인회에 참석하면서 친해진 네그미(40ㆍ여)씨와 동행했다.

이들은 최근 만들어진 배용준 팬클럽 ‘Hot & Cool’ 회원이기도 하다.

이날 여행에 참가한 사람 중 20편짜리 겨울연가 비디오를 가장 적게 본 횟수가 15번이란다. 30번 이상 본 관광객도 5명이 넘는다. 한가지 특징은 일행 대부분이 30~60대 아주머니들이라는 점. 20대 후반의 여자들이 일부 있지만 모두 겨울연가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온 딸들이다.

유일한 남자이면서 가장 나이가 많은 미츠모토(78)씨는 이번 한국 방문이71번째. 그는 “이전에는 그냥 한국이 좋아서 왔는데 이번에는 최지우의숨결을 느끼고 싶어서 왔다”며 허허 웃는다. 빡빡한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것도 ‘겨울연가’의 감동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란다.

한국인 가이드와 만난 이들은 공항밖에 준비해둔 버스를 타고 서울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이용, 가평까지 간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한다. 섬에 도착한 이들은 연신 탄성을 질러댄다. TV화면을 통해 본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의 감동, 바로 그 것이다.

곳곳에 남아있는 드라마 주인공 준상(배용준)과 유진(최지우)의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주인공들이 사랑을 키운 주무대인 메타세콰이어길에 들어서자 이내 숨이 멎는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프란시스 레이의 ‘하얀 연인들’도 들리지 않고, 산책로 가득 쌓였던 흰 눈도 사라졌지만 이들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 온갖 포즈를 취한다. 얼굴에 살랑대는 봄바람은 그저 조연일 뿐이다.

왜 겨울연가에 열광하냐는 질문에 그들은 한결같이‘순수함’때문이라고답한다.“최근 일본 드라마는 10~20대 위주로 만들어져 정신이 없을 정도로 스토리 전개가 빠른데다 불륜관계가 과도하게 설정돼 보기 민망하다”는 야마시타(60ㆍ여)씨는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들은 이해가 쉬운데다, 해맑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너무도 순수해 중ㆍ장년층 일본인정서에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은 올해로 4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접고 정년퇴직하는 그에게 딸(30)이 은퇴 기념 선물로 동반여행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짧고도 아쉬운 남이섬 여행을 마치고 이들은 춘천으로 향한다. 춘천 역시겨울연가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중도유원지는 준상과 유진이 자주 데이트하던 곳이고, 춘천역은 이들의 만남이 어긋나면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곳이다. 특히 명동은 준상이 유진을 만나기 위해 가다가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 운명의 장소. 사랑하는 사람이 병원에 실려간 사실도 모른 채 하염없이 기다림에 빠져있던 유진을 떠올리며 이들은드라마속으로 빠져들었다.

춘천에서 1박을 한 이들의 다음 여행지는 강원 평창군 도암면 용평리조트. 남이섬과 함께 이미 대표적인 겨울연가 관광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유진과 준상이 자주 들른 카페 ‘처음’에서 차 한잔을 한 뒤 곤돌라를 타고발왕산 정상에 올라 완연한 봄 기운속에 사라져가는 눈구경에 취해본다.

용평에서 하루를 묵은 뒤 다음 목적지는 서울. 동대문시장과 면세점 쇼핑으로 간단하게 하루를 마치고 아쉬운 마지막 날을 맞았다.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가 마지막 일정. 학교건물이 아름다워 사적 281호로 등록돼있는 이 곳은 준상과 유진의 고교시절을 촬영한 곳이다. 학교 강당과 교정을 둘러본 이들은 학교앞 유진의 집에서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명동의 한 음반매장에서 쇼핑으로 마무리했다.

관광객 아케미(59)씨는 “배용준이 너무 좋아 그가 나온 모든 영화와 드라마 DVD를 구입했다”며“자막이나 더빙이 되지 않은 한국판 겨울연가를 보기 위해 최근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죽는 날만 기다리던 70대 할머니가 ‘겨울연가를보고 생활의 활력을 찾고 한국을 방문했다’는 말을 듣고 눈시울을 적신적이 있다”는 가이드 민인숙씨는 “일본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에 부는 한류는 긍정적인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6'

uchicago

2004.02.26 22:01:03

감동적입니다.
지우님, 한국인 4천7백만이 못하던 일이 지우님이 하신것입니다. 일본을 감동시켰다 이말입니다.

쥴리엣

2004.02.26 22:37:18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부르면 어떡하죠?"...
가슴에 지워지지않는 추억속에 떠오르는 첫사랑을 그리워하게 했던 불후의 명작!!!
겨울연가는 순수하면서도 아름답고 슬픈사랑 이야기였지요...
우리에게도 잊지못할 드라마 입니다.
우리는 천계로인해 겨울연가를 서서히 잊고 있지만 좋은드라마는 10년이 지나도 회자되기 마련이죠...
앞으로 천계도 일본에 방영되면 분명 크게 히트하리라 믿어집니다.
이미 겨울연가와 아름다운날들이 인기리에 방영된 상태에서 101번째와
천계까지 방영된다면 히트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지우씨니만큼
일본인들이 최지우라는 한국 여배우에대해 더욱더궁금증이 증폭될것이고
그녀의 매력속으로 빠져 들것입니다.
겨울연가의 일본 인기는 누누히 들어 왔지만 들을때마다 기분이 좋네요...
앞으로 지우씨의 일본팬 창단식과 NHK 다큐멘터리도 제작되므로
일본에서 지우씨의 주가가 껑충 뛰리라 믿어집니다.
현주씨 좋은소식 고마워요...편안한 밤 되시길~~^^*

지우공쥬☆

2004.02.26 22:41:02

현주님 ^^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행운클로버

2004.02.27 00:25:55

역시 현주누나 십니다
이런 감동적인 일본에서도 인기는 식을 줄모르네여^^

삐노

2004.02.27 00:49:54

^-----------------------------------^
저 이렇게 입 찢어지라 웃고있슴당.....
국적을 초월한 감동...계속 이어지기를...

달맞이꽃

2004.02.27 09:08:59

지우씨에 숨결을 느끼고 싶어서.......와~
대단하네요 지우님 열풍이 ~
하긴 ..여자인 우리들도 지우님 숨결을 느끼고 잡은데 ㅋㅋㅋ남자들은 오죽 하겠어요 ..허허~참~
이래저래 연가 히로인들이 애국자네요 .
새침하고 이성적인 일본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짚였스니~~~~~~ㅎㅎ
현주씨 ..기사 잘보고가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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