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토미입니다...

조회 수 5209 2004.03.10 03:01:57
토미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 법정의 <오두막 편지>중에서 -

  우연히 만나 우연으로 끝나면, 그것은 마주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처럼 만났으나 필연으로 이어져야만, 만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필연이라는 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이 가져다 줄 수도 없듯이... 오랜 자기 준비와 기다림 끝에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좋은 만남은 필연이며,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는 위대한 창조의 순간이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 곳에 와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은 마주침일까요... 만남일까요...

  여기에 들어오는 것도 햇수로는 2년이 다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저도 그동안 꽤 바쁘게 지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은 ‘지우’님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있는 동안 공부를 더해 볼 생각으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느라 낮에는 사무실에서, 밤에는 일본에 유학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과외를 받느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아닌 모양입니다. ‘지우’님에 대한 一去手一投足일거수일투족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리고 못 보던 ID를 쓰시는 분도 많아지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아무튼 좋은 일이죠.

  지난주에 일이 있어 강남에 갔다가 근처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몇 권 골랐습니다.
  그 중에 몇 구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입는다.
     어떤 이는 한 번의 상처로도 생애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또 어떤 이는 거듭되는 상처에도 다시 일어서고
     또 어떤 이는 상처를 즐기기도 한다.
     - 하창수의 ‘죽음과 사랑’중에서 -

  상처를 두려워 말라는 메시지가 담긴 글귀입니다. 요즈음 주위에 너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상처는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인생의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상처를 즐기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처받는 것을 걱정해 장미꽃을 따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글을 적다 보니 또 생각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요즈음 사무실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를 보면 이런 심정이 됩니다.

     궁금합니다.
     언젠가 윗옷의 단추가 덜렁거릴 때 바늘로 정성껏 꿰매주던 그대,
     찢겨진 내 마음은 왜 이대로 내버려두는지.
     그다지 슬프지 않은 영화에도 눈물짓던 그대,
     사랑을 잃어버린 슬픔에 싸인 날 위해선 왜 울어주지 않는지.
     자신보다 남을 더 챙겨줄 줄 알던 그대,
     그대를 그리워하다 지쳐
     하루를 마감하는 나는 왜 외면하며 모른 척하는지.

  헤르만 헤세의 ‘사랑’중에서 나오는 시구詩句입니다. 예전에 ‘가을연가’에 대한 글을 적을 때 전 ‘준상’보다는 ‘상혁’이 편을 더 들었죠. 아마 드라마에서 ‘상혁’이 ‘유진’을 보는 심정이 이렇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수필 <행복한 여행자>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여행담을 듣는 일은 즐겁다.
     그것도 언제 어디에 가서 무엇을 구경하고
     무슨 물건을 사가지고 돌아왔다는 그런 이야기 말고,
     여행길에서 뜻하지 않게 얻은 생의 단 한번뿐인 소중한 기억들과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끝에 떠나는 마지막 여행,
     불치의 병을 딛고 일어나 떠나는 여행,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뒤 다시 찾은
     그 시간 그 장소의 영원함, 결코 끝이 아닌 시작으로
     재창조하는 사람들의 용기,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통해
     얻게 되는 소박하지만 진실한 삶의 본질 한 조각,
     여행을 통해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그 순간들의 반짝임, 그렇게 빛나는
     섬광들을 보고 듣는 것은 즐겁다.

  다른 사람의 여행담을 듣는 것은 벌꿀의 맛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아카시아 나무만 오고간 벌꿀 맛은 그저 아카시아 냄새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부지런한 꿀벌이 긴 품을 팔아 산 너머 강 건너 이 꽃 저 꽃에 입맞춤한 꿀은 그 맛과 향기가 신묘합니다. 그 꿀 한 숟갈을 입에 떠 넣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십리 밖 백리 밖 들꽃들의 춤을 그려보는 것 또한 행복한 인생의 아름다운 여유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날이 춥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글을 올리려니 잘 적어지지 않습니다,
  자주 적다보면 좀 나아지겠죠.

  목사 최일도의 수필 <참으로 소중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천국은
     우리가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돌려 다가오게 만드는 곳이다.
     죽은 뒤에 펼쳐지는 낙원이 아니라
     바로 지금, 바로 여기, 내 마음에서부터
     천국이 시작된다.

  내가 머물러 선 바로 지금, 바로 여기가 천국일 수도 있고 지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국과 지옥은 다 자기 마음 안에서 창조되는 것이니, 사랑과 기쁨, 감사, 희망의 재료들로 자기 안에 지옥이 아닌 천국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맞이하세요.


댓글 '12'

지우팬

2004.03.10 03:30:19

오랜만에 뵙네요..^^*
늘 이곳에 들어오면 볼수있었던 님의 좋은 글을 또다시 접할수 있어
고맙습니다..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글..부탁드릴께요..^^
뜻하는 일들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코스

2004.03.10 06:50:34

토미님~ 정말 오랜만입니다....너무너무 반갑습니다.*^^*
토미님~~건강하신거죠?? ^^
그동안 안보이셔서 무척 아쉬워하면서 잘지내시는지 궁금해었답니다.
오늘 토미님 글을 읽으면서 천국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네요..
자신이 있는 곳에서 행복을 누리는 지금이 곧...나에겐 천국이겠지요.
살아가면서...늘 한쪽만을 바라보려던 나의 심성을 곧 비워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토미님....저희 가족들의 크고 작은 모임을 가지면
늘... 토미님의 좋은 글을 보지 못해 무척 아쉽다는 말을 많이 나누곤 했답니다.
이렇게 다시 님의 좋은 글을 볼수있었서 너무 기쁩니다.
기분 좋은 아침을 선물해주신 고마운 토미님께...사랑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바래요.^^

옛친구

2004.03.10 08:47:49

토미님..오랫만이에요. 오늘도 새벽 3시경에 글을 쓰셨네요. 일찍 일어나셨나..아님 늦게까지 잠 못이루셨나...님이 이곳을 잊고있는 동안 저도 왠지 이 집에 발이 뜸해서.. 가끔씩 들락거렸답니다. 그러다보니 옛이름도 잊었네요.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컴 켜고 음악시디 하나 넣은 후 즐겨찾기에서 젤 먼저 클릭한 곳이 여기네요. 뜻밖에 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어찌나 반가운지...

귀여운 조카는 잘 자라지요? 지난 겨울에는 감기로 고생하진않으셨는지? 그동안 토미님의 옆자리를 차지한 아리따운 아가씨가 생기진 않았을까? 별게 다 궁금하네요. ㅎㅎ 지금 내가 젤 좋아하는 성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가 흐르고 반가운 토미님의 글을 읽고 오늘도 내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건강과 직장이 있으니 지금 이 시간 제가 머무는 시공이 천국인가봅니다.^^

참, 토미님 가을연가가 아니고 '겨울연가'죠. 그동안 우리 지우씨 잊고있은것 정말인가봐. 이제부터 토미님의 여행담 기다릴까요? 토미님의 글을 통하여 십리밖 백리밖 세상소식을 듣는 즐거움을 다시 누리고싶네요.

오늘도 행복하셔요.^^

깜찍토끼

2004.03.10 08:53:34

토미님 정말 오랜만이네요,,,항상 님 글 기다리고 있었거든요,,^^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토미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좋은글 자주~~^^올려 주세요

눈팅이

2004.03.10 09:31:15

토미님의 이름을 보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불쑥 고개내밀어 봅니다.
님의 정다운 이야기는 항상 우리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것 같아요.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좋은이야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흠냐~

2004.03.10 10:44:59

우왓..토미님..넘넘 방가워요~
영영 떠나신줄 알았습니다.
항상 스타지우에 오면 토미님의 좋은글을 만날수 있어서 좋았는데..^^
오늘 들어와서 또 님의 귀한글을 보게되어 무지 기쁘네요..
앞으로도 종종 모습을 내비춰주셨음..ㅎㅎㅎ
하시는일 잘 되시구,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여기 계신 모든분들 좋은하루 보내세요~

혜경

2004.03.10 11:34:48

네 기억하구 말구요 오랜만에 뵙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글 올려주세요

달맞이꽃

2004.03.10 12:50:11

잊다니요?
안녕하세요 ..정말 님말대로 2년만이네요 ..후후후~
정말 뵙고 싶었는데 잊지 않고 오셨네요 .
그동안 지우님을 잊었다고 하신거요 ..히이~참말인가요?
정말 대단하셔요
저는 아무리 잊으려 해도 안되든데 님은 의지에 한국인가 봅니다 ㅋㅋ
누구를 마음에 담고 산다는건 쉬운일이 아니지요 ~후후~
정말 영영 떠나신줄 알았습니다
떠나실때는 말 없이 그거 별로 잼잇는 인사 아닌거 아시죠?
진솔한 토미님에 글 다시 보고싶군요 .
그리 해주실거죠?
영원한 애독자...............달맞이로부터~~ㅎㅎ

앨피네~★

2004.03.10 13:22:35

토미님~ 우와~ 정말 방가와여..
오늘 스타지우 들어와서 가장 눈에 확 띄었던 아이디가 토미님이시네요..
너무너무 방가와서.. 너무 기쁘네여...
절대 안잊습니다... 스타지우에서 만난 분들중에 소중한 분들 중 한분인데.. 잊다니요.. 글을 보니 많이 바쁘셨나봐여..
오랫만에 스타지우 오시니깐 어떻셨는지 궁금하네요..
암튼... 오늘도 역시. 토미님의 해박함에 다시 경의를 표하면서...
쓰신글을 한자한자 놓치지 않고 읽었답니다..
제 욕심으로는 계속 오셔서 예전과 같은 좋은 글을 써주셨으면 하는데요..
아무튼..... 토미님의 글을 다시 봐서 너무 기쁜 하루가 될꺼 같구요..
토미님도 좋은 행복한 하루되세요........... ^^

sunny지우

2004.03.10 15:42:40

책 읽어 주는 남자 그 이름 토미님...
저희가 잊을리가 있겠습니까?
그동안 공부하시면서 바쁘게 지내셨군요.
할일과 목표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자의 특권인 것 같습니다.
이번 겨울은 기침으로 고생하지 않으셨는지요?
부모님과 가족들은 평안하신거죠? 귀여운 조카도 많이 컷을 것 같아요.
천국을 자신의 삶속에 만들어가는 능력 ...
범사에 감사하며 , 자족하는 삶이 아닐런지요...
님께 방해가 되지않는다면 자주 님의 글을 읽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환절기에 감기유의 하세요..

꿈꾸는요셉

2004.03.10 22:55:09

가끔은 편안하게 살고 싶은 내 심연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혼란으로 밀어넣어
넘어가지 않는 생각을 붙잡고 힘들어하던 그 시절...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소리내지 않아도 가슴 한켠에 토미님에 대한 궁금함과
님의 글에 대한 그리움....과 기쁨... 그리고 설레임... 또한 간직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참 반갑습니다.
님의 글에 내가 아는 제목들이 섞어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ㅋㅋㅋ

앨리럽지우

2004.03.11 10:40:50

토미님, 반가워요~ 그동안, 바쁘게 지내셨었네요~ㅎㅎ
스타지우의 게시판에 님의 글로 인해, 잠깐씩 쉬어가던,,
그 순간이~ 조금은 그리웠었습니당..
그래서 가끔,, 토미님이 어떻게 지내시는 지~ 궁금했었는데..
토미님 글을 다시 읽게 되니~ 좋네요..
토미님, 자주 또 뵙게 되길,, 소망하며~ -앨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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