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는 이유.

조회 수 3123 2004.03.16 21:55:24
토미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병은 조급증이다.
     사람들은 서서히 성장하는 것보다
     급성장을 좋아한다.
     급성장을 자랑거리로 삼는다.

     어떤 버섯은 6시간이면 자란다.
     호박은 6개월이면 자란다.
     그러나 참나무는 6년이 걸리고, 건실한 참나무로
     자태를 드러내려면 100년이 걸린다.

  ‘강 준민’의 <뿌리 깊은 영성>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100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는 따뜻한 햇볕과 솜털과도 같은 바람의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천둥, 번개에 사나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고통과 불행의 시간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조급함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시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시간을 받아들인다는 뜻은 기다릴 줄도 알고, 견딜 줄도 안다는 뜻일 것입니다.

  제가 위에 있는 구절을 올린 이유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백상예술대상>때문에 몇몇 분들이 좀 흥분을 하신 거 같아서 말입니다.
  스포츠 신문에 실린 기사에 흥분하고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여러분이 아는 ‘지우’씨는 방송에 등장해서 지금까지 스포츠 신문에 실리는 수많은 화젯거리 속에서도 ‘100년 된 소나무’처럼 인내해 온 사람이니까 말입니다.

  ‘김 흥숙’의 <그대를 부르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에도
     나쁜 일 한 가지가 따라오고

     아무리 나쁜 일에도
     좋은 일 한 가지가 따라오니까

  하다못해 강물도 굽이굽이 돌아 바다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물며 사람의 일에, 사람이 가는 길에 굽이굽이 고비가 없을 수 없습니다.
  좋은 일(상을 타건)이든 나쁜 일(상을 타지 못하건)이든 그건 그저 인생의 한 굽이, 한 고비일 뿐입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은 ‘지우’라는 이름을 사랑하는 우리가 취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어느 학생이 방금 지하철에 탄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그 날 테레사는 길거리에서 넘어졌다.
     그녀의 걸음걸이가 휘청거렸다.
     거의 매일 넘어지고 부딪치고
     그렇지 않으면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렸다.
     넘어지는 사람은 “날 좀 일으켜줘요!”라고 말한다.
     토마스는 변함없이 그녀를 일으켜주었다.

  약하고 약한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아닌 척을 해도 너나없이 연약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자주자주 넘어지고, 무너지고, 주저앉곤 합니다.
  바로 그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존재가 필요합니다.
  나도 약하지만,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이 넘어져 “날 좀 일으켜줘요!”라고 말할 때, 그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내민 손을 붙잡고 함께 걷는 것이 따뜻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거셉니다.
  창문이 많이 흔들립니다.
  요즘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너무 커서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그럼.

     이것은 별로 소비되는 것은 없으나, 건설하는 것은 많으며,
     주는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으나, 받는 사람에게는 넘친다.
     이것은 짧은 인생으로부터 생겨나나, 그 기억은 길이 남으며,
     이것이 없이 참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으며,
     이것을 가지고 정말 가난한 사람도 없다.
     이것은 가정에 행복을 더하고, 사업에 활력을 주며,
     친구사이를 더욱 가깝게 한다.
     이것은 피곤한 자에게 휴식이 되고,
     우는 자에게 위로가 되고,
     인간의 모든 독을 제거하는 해독제이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살 수도 없고, 꿀 수도 없고,
     도둑질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미소이다. - 데일 카네기

댓글 '4'

.....

2004.03.16 22:59:31

겨울연가 이후 이곳을 눈팅하면서 님의 글을 읽으며 많이 감탄했던 한 사람입니다. 엄청난 독서량과 거의 오타가 없는 글에 감탄을 마지않았었지요. 다시 돌아와 항상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그렇죠.^^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여유로움을 길러야겠네요.

Flora

2004.03.17 01:27:30

님 좋은 글 감사해요.
글을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데요...
오늘은 왠만큼 해석이 되었어요^^
님 말씀대로 조급하게 결정내리지 않고 좀 기다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애요.
님 좋은 하루 되세요!

달맞이꽃

2004.03.17 10:09:07

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전 언제부턴가 지우님을 알고 부터 조급증이란게 생겼답니다 .
백회무익 이란걸 알면서도 마음 추스리지 못할때가 참 많았거든요 .
그런데 돌아오는건 참을 인자 더라구요 .
순리데로 그래.. 거역하지말자.. 순리대로 살자 ..후후~
약하고 약한것이 인간인지라 뜻데로 안될때는 조급증에 나를 혹사시키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때가 참 많거든요 ..알면서도 그래요 ..후후~
여유 .....이 한마디 속에 많은 풍요로움이 있지요
세상도 한발자국 천천히 때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며 산다면 더...바랄게 없는
우리네 인생인데 ..휴~~~~~ㅎㅎ
언제난 님에 글에 답글은 아니지만 낯익은 님에 아이디만 있어도
하루 즐겁고 풍요롭습니다 ..진짜루~ㅎㅎ

흠냐~

2004.03.17 19:06:01

토미님..요즘 자주 뵐 수 있어서 넘 좋네요..
오랜만의 등장으로 이리 자주 글 올려주시니..^^
어쩜그리 생각이 깊으시고 박학다식하신지..님 글 읽을때마다 감탄입니다.
오늘도 좋은글 읽고 저의 생활에 대해 반성도 하고..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님의 글로인해 힘을얻고 갑니다.
좋은하루 보내시고..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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