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치솟는 스크린 몸값 “억…”

조회 수 3724 2004.04.20 23:20:07
화이또~
[영화]치솟는 스크린 몸값 “억…”

돈은 몰린다. 하지만 배우가 없다.


요즘 충무로의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3년 영화산업 매출은 3조7780억 원. 97년 1조2572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로 이어지는 ‘1000만 관객 바람’은 자본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정작 ‘A급 배우’를 캐스팅하기란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배우 개런티는 치솟고 제작사는 “남는 게 없다”며 볼멘 소리를 한다. 스타들의 개런티 상승 추세와 그 이면을 짚어본다.


○영화산업 매출 3조7780억원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은 현재 최고의 개런티를 보장받는 여배우로 꼽힌다. 6월 개봉 예정인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그가 받는 개런티는 4억원 안팎.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 HQ’의 자회사 ‘아이 필름’이 제작하지 않았다면 개런티는 훨씬 더 올라갔으리라는 게 영화계의 후문이다.


‘싸이더스 HQ’의 정훈탁 대표는 “10억 원을 주겠다는 신생 제작사도 있었지만 전지현이 돈만으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의 신뢰도나 감독의 연출능력 등이 배우의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이유이고, 영화 규모를 감안해 소속 배우의 개런티는 4억원을 넘지 않도록 정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어공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투자, 제작사인 ‘유니코리아’ 최성민 대표는 “돈이 늘었지만 과거처럼 ‘묻지마’ 투자 형태로 뛰어드는 ‘눈 먼 돈’은 사라졌다”며 “시나리오와 감독이 좋아도 ‘스타 파워’가 없으면 투자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작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신생 제작사가 거액을 제시하며 배우에게 매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男 송강호 女 전도연 특급대우


현재 가장 많은 개런티를 받는 배우는 송강호. 그는 곧 촬영에 들어갈 ‘남극일기’로 고정 개런티 5억 원과 흥행성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 러닝 개런티인 ‘플러스 α’를 보장받았다. ‘꽃피는 봄이 오면’의 최민식과 ‘역도산’의 설경구도 각각 ‘4억7000만 원+α’와 4억 원을 기록했다.


한때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며 지난해 최초로 5억 원의 개런티를 받았던 한석규도 신작 ‘주홍글씨’를 통해 고정 개런티 3억 원 등 총 5억 원의 대우를 받았다.


티켓 파워와 연기력을 두루 갖춘 이들 ‘특 A급’을 중심으로 박중훈 장동건 권상우 배용준 이정재 배용준 유오성 등이 3억5000만∼4억 원대의 A급 배우 군을 형성하고 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성공으로 캐스팅 표적이 됐던 권상우는 ‘신부수업’에서 ‘4억원+α’로 ‘가볍게’ 4억 원 대를 넘어섰다. ‘말죽거리…’의 출연료가 2억7000만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 상승세다.


‘태극기…’ 바람을 등에 업은 장동건 원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영화계에 데뷔한 배용준도 전작 흥행성공과 동남아와 일본에서 상품성이 높다는 이유로 장래 특 A급의 개런티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이름 석자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남자 배우층이 두터워졌고, 그들의 몸값도 1억 원 이상씩 상승했다는 점이다.


여배우로는 전도연 전지현 장진영이 3억 원 대의 개런티로 선두 군을 형성하고 있다. 전도연은 ‘인어공주’에서 ‘3억3000만원+α’, 장진영은 ‘청연’으로 3억원을 기록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선물’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도 드라마 ‘대장금’의 여세를 몰아 영화에 출연하면 A급 대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하지원 손예진 김하늘 김정은 이미연 이미숙 이은주 염정아 문근영이 뒤를 잇고 있다.


○러닝 개런티 몸값상승 부채질


배우들의 개런티 상승에는 러닝 개런티가 한몫 한다. 러닝 개런티는 97년 한석규가 ‘쉬리’에 출연하면서 도입된 뒤 이제는 주연은 물론 조연 배우에까지 일반화됐다.


하지만 ‘LJ필름’ 이승재 대표는 “초기 투자 위험을 나누는 대신 흥행에 성공하면 그 열매를 나누자는 게 러닝 개런티의 취지인데 악용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상황은 배우들이 고액의 개런티는 그대로 챙기고 러닝 개런티는 ‘덤’으로 받는 기형적 형태”라고 말했다.


이문식 성지루 이원종 등 이른바 ‘주연급 조연’의 개런티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1년 ‘달마야 놀자’에서 1000만 원을 받았던 이문식은 속편 격인 ‘달마야 서울 가자’에서는 10배인 1억원을 받았다. 두 작품의 출연자 수는 비슷하지만 배우 개런티는 6억 원대에서 13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강우석 감독의 가이드라인?


배우들의 개런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개런티가 ‘짜고’ 러닝 개런티 계약을 하지 않는 ‘시네마서비스’의 계약 원칙이 앞으로 계속 지켜질지도 관심거리다. 사실상 이 회사의 배급, 제작 능력을 앞세운 ‘강우석 감독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한 작품의 출연자 중 최고의 대우를 받은 배우는 ‘실미도’의 설경구로 3억5000만 원. 설경구와 최근 ‘귀신이 산다’의 차승원(3억 원)은 4억 원대의 출연료가 가능하지만 시네마서비스의 작품을 선택하면서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한 케이스. 개런티 논쟁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보이지만 참고할 만한 실마리도 있다. 장동건은 2002년 순제작비 7억원의 저예산 영화 ‘해안선’(김기덕 감독)에 출연하면서 고정 개런티 5000만 원에 서울 관객 50만 명이 넘으면 관객 1인당 500 원씩을 받는 러닝 개런티 계약을 했다. 6월 개봉 예정인 ‘거미 숲’(송일곤 감독)의 순제작비는 14억5000만 원. 서정은 개런티 8000만 원 가운데 4000만 원만 받고 나머지는 수익이 나면 받기로 했다. ‘좋은 영화’ 김미희 대표는 “배우 개런티는 작품의 규모와 예산에 따라 연계되는 것이 해법”이라며 “배우 개런티가 순제작비 30%에 이르는 현재의 제작여건으로는 영화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댓글 '1'

뜬구름

2004.04.21 16:20:25

인기의 척도이자 배우의 지명도를 과시하는 몸값을 바라보는 서민의 마음은 씁슬하기 그지없습니다.
거리에서 리어커를 놓고 팔리지 않는 물건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젊은이의 얼굴이 문득 떠오릅니다.(인기배우와 거리의 행상인 ,모두가 한 시대를 공존하고 있는 한국의 국민일진데....)
언젠가 국민배우 안성기씨가 일정액 이상의 개런티를 사양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그가 존경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출연료가 한 배우에 공생하고 있는 많은 식구들을 포함하고 있음도 잘 알고 있으나 이렇게 살기 어려운 때 저들의 출연료는 정말 실감나지 않는 우울한 액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 스타들은 한푼이라도 출연료를 올리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대하게 되기라도 하면 더욱 슬퍼지기까지 합니다.
목숨을 건 스턴트맨들에게 오히려 더 지급해야 마땅하며 스텝들의 그늘진 노력에 대한 댓가에 배분함이 옳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과연 무엇이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

저의 의견은 스타지우의 본질과는 무관한 내용이나 올려진 기사를 보고 뜬금없이 한마디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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