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지기
이른 저녁을 먹고 보다만 천계DVD를 틀고  앉았다.
포장마차 씬을 보고 있다가,지우씨가 닭X집을 이야기 하는 순간
스치는 아주 오래전에 일.......

20여년전 남편과의 연애 시절..우리들의 데이트 장소는 근사한DJ가 있는
음악다방도 아니고,분위기 있는 카페도 아닌 빵집과 언니와 살던 아파트 길목의
포장마차 였다.그 시절 난 아마도  소심녀 내지는 젊음의 멋을 모르는 여자 였을것이다.
아버지께서 가야될곳과 가지 말아야 될곳을 정해 놓으셨고,그에 무조건 따랐으니.....
언제나 빵집에서 만나 집으로 오는 길에 들리는 포장마차.....일주일에 못가도 세 번
이상은 들렀다.그러나 그 곳에서 먹는 메뉴는 항상 대합구이,꼼장어,오뎅,해삼,멍게등
해산물 이었다.바닷가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다른것은 먹을 생각도 안해봤던 것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포장마차 아저씨는왜 내게 닭X집,닭발등 다른메뉴를 권하지도 않았는지....
이런 나와 결혼한 남편 그렇게 좋아하던 닭을 못먹게되었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닭요리를 한번도 해주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가끔씩 아이들 틈에서 얻어 먹는 남편....무심코 한마디 씩 던지는 말...
"닭 하고 무슨 원수진 일 있냐?"
원수진 일도 없고,특별히 안 좋은 기억도 없는데 왜 닭을 좋아 하지 않는가는 저도 모르겠네요.
이렇듯 닭X집은 나와는 인연이 아닌듯 했다.


남편 친구 중 럭비공 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어요.
말과 행동이 언제 어디로 튈지몰라 남편과 제가 붙여준 별명.....
남편의 고등 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그 분은 시대를 앞서도 한참을 앞서 나갔던 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 알았던 5년 연상의 여자와 대학 졸업도 하기전에 결혼 했으니....
내가 본 그분은 좋게 말하면 예술가기질과 방랑 기질과 약간의 선비기질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백수 기질이 다분한 사람 이었다.
시장에서 큰 건어물 가게를 하신 부모님 덕으로 하고싶은것은 다하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로
안하는 사람....결혼 생활역시 본인은 집에서 아이 키우며 살림하고,가끔씩 들어오는 일 하고
부인 되는 사람이 직장 생활한 ..그당시에는 보기 드문 사람...
한동안 연락이 없던 사람이 아이들 4살,5살 이 되던 해, 12년 전쯤 되었네요.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놀러 오라고 뜬금없는 연락을 해 왔더군요.
그리 높지 않은 산 위에 그림 같은 집은 아니지만, 꽤나 운치 있게 집을 지어 놓고
재밌게 살고 있더라구요.직접 만든 가구들이며 ,텃 밭의 채소,집 앞은 바다가
보이는 집 ,그 당시는 많이 부러웠어요.그 날,
점심으로 먹은 것이 돼지고기와 닭X집...드럼통 반 으로 잘라 나무 숯을 채우고,
그 위에 철망을 얹어 구워 먹은 닭X집과 옛날 기왓장 위에서 구워 먹은 돼지고기 맛은
말로 표현 할수 없는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텃밭에서 키운 쌈채와 너무 맛있게 먹었던 ,
왕의 만찬이 부럽지 않은 특별한 점심......

그러나 그날 밤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한 저의 위와 장 때문에
밤새도록 화장실 들락거리는 바람에 남편 역시 잠을 설쳐 뒷 날 회사에서
졸다가 앞으로 넘어져 얼굴 다친 사건이 있었지요.ㅎㅎㅎㅎㅎ
그 대단한 친구분은 5년전에 또 한번의 초대로 다시한번 저에게 감동을
주었지요.그때는 싱싱한 회와 직접 삶은 찰 옥수수로.....
옥수수 역시 아주~~~~특별한 맛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로 연락이 안되어 못보고 있는데 올 해는 볼 수 있었으면......


스타쥬 가족분들 좋은 주말 보내시고
추억 많이 만드세요.......

댓글 '3'

sunny지우

2004.05.08 09:56:46

이제 다시 들어왔다, 어버이날 이미지만 올리고 아침이라 바빠서 ...
`천계'속의 추억의 닭이야기구나,
`천계'는 여러가지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드라마구나,
사랑지기는 감성이 풍부하다눈 ...글발도 좋고
스타지우의 막강한 글솜씨의 가족이 탄생했구나...
앞으로 기대할께요..
그 친구와의 맛난 식사 추억담을 들으니
언니도 속세를 떠나 텃밭 한 귀퉁이 일구고 시골에 들어가 살았으면 ...
멋진 주말 어버이와 가족들과 지내기를 ...
사랑지기 ...사랑한데이~~~

달맞이꽃

2004.05.08 10:28:12

사랑지기님 ..
저는 한 십여년을 넘게 아주 깊은 산골에서 살았지요 .
님이 텃밭을 일구고 사는 촌이 부러웠듯이 시골처녀는
도시를 동경하며 살았드랬지요 .
어서 빨리 촌구석을 벗어 나는 것 만이 살길이다 ..
이럴때도 있었는걸요 ..ㅎㅎ
넓은 바다는 없지만 병풍 같은 아름담이 있는 소박한 촌이였는데
지금은 콘도가 생기고 6차선이 들어서는 그런 촌도시로 바뀌었어요 ..후후~
글구 ..다음부턴 옥수수를 드실때는 꼭~ 꼭 씹어서 드시와요 .ㅋㅋ
그 이유 아시죠 ..그 다음날 ..ㅋㅋㅋ
울딸이 지금도 옥수수를 꺼려 한답니다
울딸 왈 즉슨 ..엄마!! 응아에 옥수수가 그 냥있대나 어쨌대네 ..후후후~
에고..또 쓰잘때기 없는 말을 했군요 ㅋㅋ
글구 이렇게 글도 잘쓰시는 분이 여태까지 숨죽이고 있느라
어티 참고 있었데요 ..허허허~
이제는 사랑지기님이 게시판 접수 해야 되겠당 ㅋㅋ
알지요?

Flora

2004.05.09 18:11:23

님~ 잘 읽고가요...
근데 해석하는데 좀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아직도 장문은 힘들군요...
하지만 글 잘 쓰시는건 알 수 있어요!!! 글 잘쓰셔서 너무 부럽네요.
우리 스타지우가족분들은 왜이리 잘하시는 것이 많으신지..
글이며 능력에 미모에 착한 마음에 등등...
앞으로 글 자주 올려주시고요 요즘따라 천국의 계단이 그리워지는
Flora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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