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지메
워킹 타이틀의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아담>을 리메이크한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마침내 <보그>와의 촬영 하루 전에 크랭크 업 했다. 한 남자와 세 자매의 비밀스러운 연애를 연기한
      4명의 배우 이병헌, 최지우, 추상미, 김효진… 그 말 많고 탈 많은 욕망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진 이 시대의 쿨한 아담과 이브를
      만나보자. photographed by Ahn Sung Jin



      이병헌의 의상은 모두 프라다 옴므, 로퍼는 토즈. 최지우는 알베르타 페레티의

      니트 톱에 마크 제이콥스의 풀스커트를 입고 비아 스피가의 샌들과 미위의 목걸이를 스타일링했다.

      추상미의 의상은 모두 루이 비통. 김효진은 마크 제이콥스의 니트

      톱과 무이의 스커트를 입고 나인 웨스트의 샌들과 디르베르 케른의 목걸이를 했다.

  

  
      
  

       추상미가 암사자 모양의 극적인 웨이브 헤어를 하고 도착했다. “아시겠죠? 제가 얼마나 달라지려고 노력했는지?” 며칠 전 나와
      촬영한 ‘여배우 특집’의 스위트한 분위기와 다르게 가려고 헤어를 부풀렸다는 뜻이다. “전 상미 언니의 얼굴이 좋아요. 저런 얼굴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죠. 특히 저 눈, 너무 섹시하죠? 청순하면서도 동시에 섹스 어필하잖아요”라고 김효진이 부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언니는 제겐 크고 환한 여성이에요. 배울 게 많은 여장부죠.” 추상미가 김효진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팔짱을 낀다. “이
      스물 한 살짜리 아이가 읽는 책이 뭐냐면,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이에요. 진지하고 언더그라운드적인 면이 나와 닮았어요. 그저 그런
      하이틴 스타가 아니라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하죠.”
여름을 설레게 하는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보그>와
        촬영이 있기 하루 전, 크랭크 업을 했다. 그날은 최지우의 생일이라 조촐한 생일 파티도 있었다. “어제 마지막 결혼식 신을 촬영했어요”라고
        최지우가 촬영장을 그리워하는 얼굴로 말한다. 그런데 그건 대체 누구의 결혼식이었을까? 원래 약혼자였던 도발적인 연애지상주의자
        미영(김효진)? 엉뚱한 쑥맥이었다가 집에 인사하러 온 동생의 애인에게 불이 붙어버린 선영(최지우)?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 속에서
        불륜의 활력을 찾은 진영(추상미)? 미영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진영과 선영에게서 갑자기 쏟아지는 사랑의 눈길을 거부하지 않는
        남자는, 바로 이병헌. 물론 나는 그 결혼식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아마도 발설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분명한 건 ‘세 자매와
        한 남자의 은밀한 속사정!’이라는 카피를 단 이 ‘방탕한’ 영화는 윤리적 ‘면죄부’의 장치를 가지고 간다는 것. 로맨틱 코미디는
        완벽하지 않으면 완전히 실패한다. 형편없는 로맨틱 코미디보다 더 끔찍한 건 없다. 거기에선 액션도, 스케일도, 웃음도, 가슴
        찡한 교훈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재미있는 애인이고 싶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발한 상상력을 지닌 그런 여자. 끝없는 농담으로 애인을 즐겁게 해주는
        그런 여자. 신혼 여행을 남극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여자.” 추상미는 자신이 로맨틱한 면이 많다고 설명한다. “상미는 정말 나만큼이나
        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죠. 너무 진지한 이미지니까. 그런데 그녀는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셋 중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선사하죠” 이병헌의 목소리엔 진한 애정이 느껴진다.

        사실, 제2의 IMF 운운하는 경기 불황에 대한 시름은 낙천주의를 갈망한다. 로맨틱 코미디는 낙천주의 빼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확장된 영화 시장으로 모든 장르가 수용 가능해졌고, 영화 <바람난 가족>과 <싱글즈><스캔들>
        이후 쿨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재능 있는 시나리오 작가, 감독, 제작자 거기에 관객도 함께 의기투합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병헌이 청순한 최지우와 지적인 추상미와 어리고 섹시한 김효진과 베드 신까지 보여주는 <누구나 비밀을 있다>는 분명
        구태의연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지금이야말로 제가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할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라고 이병헌은 말한다. 내가
        이번 촬영이 어땠냐고 물어보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완전히 새로운 표현 방식을 배우는 작업이었고,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표현의 어려움을 느꼈어요.”


      
물론 관객들이 갈구하는 것,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가 대변하는 것은 낙천주의만은 아니다. 그것은 보다 자유롭고 원초적인 욕망의
        시대에 대한 향수. 이것은 어쩌면 몽상가인 여자들을 위한 영화고, 여러분은 끝없이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게 될 것이다. “전
        어렸을 때 에로틱한 상상을 많이 했어요. 열 몇 살 때인가 ‘타잔’과 사랑에 빠졌죠. 그와 밀림 속에서 키스를 나누고 싶었거든요.”
        추상미의 말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더 원초적이에요. 자기 욕망에 충실하죠. 영화에서 저는 끝까지 바람둥이와 내 언니들의 관계를
        몰라요. 하지만 그 남자가 ‘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했어’라고 말했을 때 그게 전혀 지저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랑은 잘
        모른다지만, ‘욕망에 대해선 뭔가 좀 아는’ 김효진의 말이다. “우리는 뱀이 유혹하던 시절로 돌아갔어요. 그때는 나뭇잎으로 가릴
        데만 가리고 가식도 부끄러움도 없던 시절이죠. 다만 내가 원하는 건 이브 한 명에 아담이 한 세 명쯤 됐으면 좋겠다는 거죠.
        하하!” 최지우의 꾸밈없는 순수함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이 원초적인 이브들에 대한 아담(이병헌)의 답변은? “남자의 본능은
        씨를 퍼뜨리고 싶다는 겁니다. 인류의 역사 중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의 상황을 그리워하죠.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섹스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원하는 건 아닙니다. 순간의 쾌락이 나중에 가슴에 칼을 꽂듯이 큰 희생과 상처를 만들어낸다면 문제가 있죠. 서로
        클리어할 수 있다면 나쁘진 않겠지만요.” 그렇다면 세 자매는 과연 클리어했을까? 누구나 궁금해하는 그 베드 신에 대해 얘기해보자.
        “계속해서 와인을 마시고 얼굴은 발개진 상태에서… ‘저 한번도 안 해봤거든요’ 아무도 믿지 않는 농담을 해대면서… 한 방에 끝냈지요.”-추상미.
        “사랑은 쇼핑이야! 좋은 물건을 찾으려면 골라야지. 비교해 보기도 하고 써보기도 하고… 이 분방한 대사가 제가 연기한 캐릭터예요.
        반대로 전 온천에서 찍은 목욕 신조차 부담스러웠어요. 언니들처럼 대담하지 못했죠.” 사진 촬영 중에도 계속해서 풍만한 양감의
        가슴을 테이프로 가리던 김효진은 그러나 카메라 앞에 서자 가장 도발적인 포즈를 취했다. “처음으로 베드 신이란 걸 해봤어요.
        뭐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요.”-최지우. 세 여성이 익숙했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했던 건 분명한 것 같다.

        

댓글 '3'

rosa

2004.06.26 03:14:02

누.비.다 쿨하게 다가 오네요^^...
부산아지메님,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하루가 평안하세요.

이미정

2004.06.26 07:26:49

부산아지메님 오랜만이시군요.
기사 올려 주셔서 감사하고, 자주 자주 글 봤으면 합니다.
부산에서 이미정입니다.

달맞이꽃

2004.06.26 10:35:14

부산아지매님 ..근데요..아시는지 몰러요 ㅎㅎ
세자매는 병헌씨를 가운데 두고 정녕 클리어 같은 사랑을 했을까요?
많이 궁굼해집니당 .....코코~
달맞이 같으면 우리 언냐 머리털 우리동생 머리털 하나도 안남았을거예용 ㅋㅋ
부산아지매님 ..요즘 울집 뜸하셨지요?
자주 봅시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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