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장가는 크게 3시즌으로 나뉘어 흥행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슈렉2’ ‘스파이더맨2’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 전편의 명성에 기댄 할리우드 속편들이 초여름 스크린을 강타한 데 이어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 초부터는 ‘분신사바’ ‘알포인트’ 등 납량특집 격인 공포물들이 줄줄이 개봉을 예고하고 있다.

장대비와 따가운 햇살이 오락가락하는 7월 말의 극장가는 미녀 스타들의 차지다. SBS ‘파리의 연인’으로 상한가를 올리고 있는 김정은이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옥고(옥탑방 고양이) 신드롬’의 헤로인 정다빈이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로 안방극장에 이은 스크린 접수에 나선다. 이어 관록의 톱스타 김혜수-최지우가 각각 ‘얼굴없는 미녀’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들고 나와 한치의 양보 없는 흥행 레이스를 펼친다.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단 하나. 짜증나는 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것이다.



#.냉방모드 첫 번째-코미디 격돌

시원하게 웃기기로 작정한 코미디의 여제들은 김정은과 정다빈이다. 김정은은 16일 영화배우 김상경과 손잡고 로맨틱코미디 ‘내 남자의 로맨스’(감독 박제현·제작 메이필름)로 4명의 여배우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통산 다섯 번째 출연 영화로 기록되는 이 작품의 흥행예보는 일단 ‘맑음’. 브라운관에서 형성된 ‘파리의 연인’ 고기압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다빈의 기세도 만만찮다. 신세대 꽃미남 배우의 대표주자 송승헌을 파트너로 삼고 인터넷 소설의 대표작인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감독 이환경·제작 BM픽쳐스·23일 개봉)를 스크린에 옮긴 것. MBC ‘옥탑방 고양이’에서 보여줬던 그녀의 엽기발랄함은 ‘날개’를 단 듯 이 영화에서 더 큰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중평이다. TV에서의 약발(?)이 스크린에서도 과연 통할 수 있을 지 또 얼마나 더 포복절도케 할 수 있을지가 김정은-정다빈표 코미디의 관전 포인트다.



#.냉방모드 두 번째-섹시미 격돌

이 여름,청춘남녀들은 섹시해 질 수밖에 없다. 최대한 간소하게 입으니까. 저마다 훌륭한 작품성을 담보한 영화에 출연하고 있지만 그렇다.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에 앞서 당대 최고의 별들이 ‘깜짝 놀랄만한 노출을 불사했다’는 데 귀가 더 솔깃해진다. 김혜수와 최지우가 두번 다시 볼 수 없을 지 모를 깊은 속살을 스크린을 통해 드러낸다. 김혜수는 미스터리란 장르로 양념을 친 기대작 ‘얼굴없는 미녀’(감독 김인식·아이필름·30일 개봉)로 관객 유혹에 나선다. 본편의 진지함을 가려버릴 정도로 화제만발인 그녀의 노출 수위가 얼마나 될지는 극장에 가야만 확인할 수 있다. 7월의 끝자락인 30일,최지우도 이에 질세라 야심작 ‘누구나 비밀은 있다’(감독 장현수·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를 내놓는다. 한 남자가 세 자매와 사랑을 나눈다는 파격적 소재에 걸맞게 최지우 역시 ‘파격을 넘어선 도발’을 스크린 가득 뿜어낼 계획이다. 관객들은 두 섹시스타 김혜수와 최지우의 아슬아슬한 숨결 앞에 혹시 숨이 멎어 얼어버리지 않을까.

/허민녕 tedd@sportstoday.co.kr

[스포츠투데이 2004-07-14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