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사람보다 소중하리..

조회 수 3178 2004.12.14 20:46:41
토미
     세월이 거듭될수록
     ‘사람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잘 다듬어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귀하기 때문이리라.

  장성숙의 산문집 <무엇이 사람보다 소중하리>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어느 시인은 ‘사람만이 희망이다.’고 노래했습니다.
  문득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희망이며, 잘 다듬어진 사람은 더 큰 희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하늘이 내리지만, 잘 다듬어진 사람은 세월과 더불어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요 며칠 신문 지면과 뉴스를 보면서 위의 구절을 참 많이 떠올렸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올해 사자성어가 일본 팬들이 ‘배 용준’을 존칭하여 부르는 ‘樣樣樣樣’(욘사마)로 뽑힌 것을 보면 더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상 앞에 앉아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근 8개월 만에 인사를 드리는 거 같습니다.
  그동안 모두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기에 오지 못하고 일본에 있는 동안 여러분들을 많이 그리워하였습니다.
  밑에 적는 이정하의 詩처럼 말입니다.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네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너를
     샅샅이 찾아내겠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 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다.

  이정하의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뜻일 겁니다.
  그 간절함 만큼 사랑의 불꽃이 남아있다는 뜻일 겁니다.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도 있고 가슴을 도려내는 상처도 있지만 그 아픔과 상처 사이로 찬란했던 순간의 기억들이 구름처럼 바람처럼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외국에 아는 사람 없이.. 아니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특히 언어와 풍습이 다른 곳에서 지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막연하게 동경憧憬을 가지고 있던 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마치 나가야(여러 집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길게 잇대어 지은 집)에 저 혼자 살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며칠 전 조카의 유치원에서 열린 ‘재롱잔치’를 보고서 조카에 같이 근처 서점에 가서 고른 책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못난 자식들 잘 되라고 한 그릇의
     정한수를 떠놓고 치성을 드리며 떨구는 어머니의 눈물
     말입니다.
     잘못되고 일그러진 세상을 바로 잡으려고
     모진 고통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의
     값진 피눈물 말입니다.

  시인 ‘박 남준’의 산문집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어머니의 눈물이 아들의 아픈 마음과 지친 영혼을 씻어주고 닦아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친 역사의 광야에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흘리는 몇 사람의 피눈물이 비틀리고 일그러진 역사를 바로 잡고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눈물이 가정을, 세상을, 역사를 지켜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나이 드신 부모님의 건강이 걱정되는 계절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 같습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댓글 '5'

코스

2004.12.14 20:56:38

토미님...그동안 잘지내셨습니까??
일본 출장을 다녀오신다는 소식 뒤로 보이지 않으셔서 몹시 궁금했답니다.
너무너무 반가운 토미님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왠지...님의 글에 저절로 기분이 업 되는데요..ㅎㅎ
토미님께서도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구..건강 조심하세요.^^

흠냐~

2004.12.15 00:38:13

어맛..토미님 너무 반가워요~
그간 소식이 없으시길래 영영 가버리신거 아닌가 했어요..항상 토미님의 따뜻한 글이 그리웠는데..
스타지우 매일 눈팅하면서 토미님의 글이 기다려진적도 많았습니다..^^
낯선곳에서 여러모로 고생 많으셨군요..토미님도 항상 건강하시구 자주 뵐 수 있었음 좋겠네요..
님의 글은 항상 힘이 되는거 같네요..좋은글 감사합니다.

2004.12.15 09:26:47

토미님. 정말 반갑습니다.
여기 들어올때마다 항상 생각 났었는데 이제야 오셨군요.
님의 글을 보니 게시판이 더 풍성해진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오셔서 좋은글 많이 남겨주세요.
너무 너무 반갑습니다.

토미

2004.12.15 20:19:10

코스 님, 흠냐~ 님, 팬 님의 답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저를 기억하시는 몇 분이 계셨다니 전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자주 여러분을 뵈었으면 합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달맞이꽃

2004.12.16 11:23:18

일생을 살면서 소중한것으로 치면이야 좋은 사람을
얻고 곁에 두고 산다는것 만큼 좋은 보화가 따로 어디 있겠습니까 ..
천군만마를 얻고 사는 기분일겁니다
어디서 본듯한 글이 생각이 납니다
대화를 하고 헤어진 다음, 마음 어딘가 따스하게 느껴지면 친구라 하네요 ..
정말 마음에 담아지는 글 아닌지요 ..후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또 좁디 좁은 인간인지라 ..
에고....두번으로 올라온 토미님에 글들이 얼마나 가슴을 무겁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후후~
오늘은 쨤을 내어 뜸 하던 친구들에게 전화나 한통 넣어야겠습니다
일깨워 주시는 글 너무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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