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억을 일깨워 준 드라마  


드라마 '스타의 연인'이 이제 마지막회 방영을 앞두고 있다. 최지우와 유지태라는 스타 커플의 출연으로 방영 전 부터 화제를 불어 모았던 드라마였지만 시청률은 기대에는 못미쳐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와 훌륭한 스타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극 전체가 보여 준 사랑에 대한 강한 추억이 이 드라마를 매니아 드라마로 포지셔닝 해 주었다.



'스타의 연인'은 수목극 드라마 부문 시청률 경쟁에서 한자리 숫자로 최하위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 1위로 올라섰고, '돌아온 일지매'가  2위를 했다. 그 뒤를 이어 '스타의 연인'이 있다. 시청률만 보아서는 그다지 흥행도 인기도 없는 드라마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팬들의 층은 예상보다 두터우며, 강한 호의를 보이고 있다.



자극적인 사랑의 소재와 표현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기억 속에 아련히 묻혀진 옛사랑의 진한 추억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이마리와 김철수의 사랑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스타의 연인'은 묘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이다. 화면의 멋스러움과 공간감의 배치도 무척이나 좋지만, 유지태와 최지우를 비롯한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탁월해서 감정이 집중되어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이 바로 그들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아무리 아프고 어려워도, 아무리 반대하고 난관에 부딪혀도, 결국은 아파서 떠나고 포기해도 끊어지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끌어 앉을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절실한 사랑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들이 아파서 울 때면 우리의 예전 실연의 아픔이 떠오르고, 두 사람이 말없이 어깨를 묻은 채 바닷가를 거닐면 첫사랑의 기억이 떠오른다. 세상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고 외치는 용기 있는 장면에서는 잊어버렸던 남편의 박력이 떠오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따라나서는 모습에 달랑 나 하나만을 믿고 같이 시작해 준 아내의 옛 용기가 새삼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들이 웃을 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나도 모르게 행복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며, 그들이 아파할 때, 눈물지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아프고 그렇다. 드라마를 시작하면 어느 새 바로 그 드라마 안으로 이입되어 이마리가 되고 김철수가 된다. 그렇기에 한번 이 매력에 빠지면 쉽게 빠져 나올수가 없다.



이제 이 드라마가 종방된다. 이 둘의 사랑이야기가 이제 끝을 맞는 것이다. 그 끝이 행복한 결말일것이란 것이 짐작이 가지만 비록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사랑했기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정말 사랑했다면 후회하지 않는 것이니까...



세상에 정말 후회없이 사랑을 하고 그런 사랑을 했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사랑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건 도박을 하고, 사랑 하나 때문에 모든 것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고, 사랑 하나 때문에 대신 죽을 수 있는 기적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우리는 이러한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에게 기대하는 지도 모른다.



'스타의 연인'이 방영되는 동안 그런 것을 생각하고 추억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불륜에 패륜, 도덕적 도발에 까까운 막장 드라마들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들에게 가슴 따듯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는 드라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스타의연인]으로 본 연인관


아름다운 동화같은 드라마 '스타의 연인'이 아쉽게도 종방을 했다.



막장 드라마들 틈새에 끼어 부진한 시청률과의  전쟁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드라마였기에 더욱 애착이 갔던것 같다.



불륜과 폭력이 난무하는 최근 드라들 가운데 유일하게도 감성에 호소하는 로맨스 멜로를 지향하는 드라마였다. 덕분에 많은 매니아층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연인관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의식 가운데 자리를 잡은 연애관에 관한 감정들이 존배하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연애와 만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김철수와 이마리는 이미 아주 오래 전 어린시절 스쳐갔던 사이였다. 철수가 다니던 학교에 선생님으로 온 마리의 아버지와 가족들. 그리고 바닷가에서의 첫 만남은 아마도 두 사람 뇌리에 오래도록 박혀 있었던 모양이다. 비록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철수에게 있어서 가장 영향력을 미친 사람은 자신의 어머니였다. 어린 시절 선을 그은 채 넘어오지 말라며 자신과 동생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과 미움이 성장하면서 더욱 크게 자리 잡고 결국 다시 만나지만 어머니에 대한 미움은 더욱 커지는듯이 보인다.



그러나 극한 미움과 극한 사랑은 같은 색깔이라고 하던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기대가 강했기에 미움 또한 크게 자리잡은 것일게다. 그런데 극중에서 그러한 철수가 사랑하는 여인인 마리가 자신의 어머니와 닮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마리가 알아낸다. 어머니와 만난 자리에서 마리는 철수의 어머니와 자신이 닮은 것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철수가 어머니에 대한 용서를 해내고 닫힌 마음을 풀어 냈을 때 결국 마리에게 청혼을 할 수 잇었다는 것 역시 철수의 무의식 속에 어머니는 가장 큰 영향력의 존재로 남아있었던 것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마리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님이 죽은 후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마리. 그리고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외할머니와 함게 살아야 했으나, 사랑받기 원했던 마리는 외할머니의 엄하고 오히려 희생을 강요하는 성격에 아파하고 힘들어 해야만 했다. 결국 고아원을 스스로 떠나 지금의 이마리가 되었지만...



그런데 결국 이마리가 선택한 남자는 외할머니가 가진 성격과 비슷한 김철수였다. 너무나 꼼꼼하고 아니 사실 자세히 보면 좀 쪼잔한 성격의 김철수. 그러나 이마리는 어저면 어린시절 자신에게 늘 구지람하고 잔소리 하던 외할머니가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김철수로 부터 그러한 느낌을 받고 그러한 그에게 끌린 것이 아닐까?



철수를 포기한다는 것이 어린 시절 비록 편하지는 않았지만 유일하게 기댈수 있었던 그리고 너무나 절실하게 그의 사랑을 간구했던 외할머니를 떠나거나 잃는 것과 같은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마리를 떠난다는 것이 또 한번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것 처럼 아픔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철수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서로의 기억 속에 멍울진 느낌들이 결국 그들의 연애관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자신의 어머니와 비슥한 여인에게 끌니는 남자들이나 자신의 아버지와 닮은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들. 이것은 그러한 반증의 하나이다. 자신을 가장 사랑해 주고 아껴주었던 사람들의 기억이 호감의 방향키가 되는 모양이다. 결국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기억 속에서 생성된 경험에 의한 판단 기준을 가지고 현재의 만남과 사람에 대해 그리고 그 관계를 통해 새로운 퍼즐을 맞추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펌] 다음 블로그..@ TVONE

댓글 '2'

네아이아빠

2009.02.16 00:18:15

좋은 글이네요~ 드라마를 여러번 반복해서 보아도 캐치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분의 글을 읽으니... 아~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닌가봐요!

따뜻한햇살

2009.02.16 10:48:37

오..콕콕 찝어서 정리를 쫙~해주셨네요..음..
정말..글 잘쓰셨어요..스연에 대한 후기나 글들을 찾다 보면..
어쩜 그리도 글 잘쓰시는 분들이 많던지요..그리고 다양한 생각들..
그저 놀랄뿐이에염..ㅎㅎ
난~그저 부러울뿐이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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