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학특강] 떼돈 벌어들이는 한류 열풍

[조선일보 2004-09-29 17:19]    


"수출, 한류 도움 받았다" 76％ 응답

‘한류(韓流) 열풍의 주역’ 윤석호 감독이 지난 금요일 정부로부터 대통령 상을 받았는데 어디서, 왜 받았는지가 화제였다. 드라마 감독이 ‘관광의 날 기념식장’에서 ‘관광 관련 외화를 벌어들인 공로’로 상을 받은 것이다.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윤 감독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 촬영 무대인 남이섬, 춘천, 용평 등에 해외관광객 30여만명을 유치, 4290여억원(30만명×1300달러×1100원)에 이르는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한류 드라마 ‘1편’의 관광 관련 수입만 이 정도인데 그럼 모든 한류 드라마들이 벌어들일 경제적 이득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지난 22일 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류가 수출에 얼마나 도움을 줬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76%의 응답자가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직접적인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가 10%, “국가 이미지 상승으로 간접적으로 도움이 됐다”가 66%였는데 ‘직접 도움’ 부문만 문화관광부식으로 환산하면 약 27조5000억원(올 수출 예상액 2500억달러×10%×1100원)이 된다. ‘국가 이미지 상승으로 간접적 도움’ 부문을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조5000여억원을 기업 이미지와 제품을 알리기 위한 홍보비용으로 지출했다. 한류로 인한 ‘코리아 브랜드’의 홍보가치는 적게 잡아도 삼성전자 홍보비용보다 10배는 되지 않을까.

지난 일요일 밤 MBC 뉴스 데스크에서는 한류 특집을 내보냈는데 “약 1억명의 중국인들이 매일 밤 우리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다음 날 아침 뉴스에서도 “ ‘겨울연가’로 인한 DVD 등 관련 제품 매출만 1300억원”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총리가 우리 여배우와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해 예정된 스케줄을 취소하고, 남자 주인공을 보기 위해 매달 1000명이 호화 크루즈를 전세 내 우리나라에 온단다. 우리 드라마가 이집트에서까지 히트를 치고 유럽 안방에만 들어가면 세계를 모두 접수한다는 사실이 필자조차 실감 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연예산업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속도로 대한민국의 해외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송작가 백현락)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