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작품 (동화같은 글 펌)

조회 수 3022 2002.09.12 00:10:15
토토로

  
  
모든 진흙덩이가 그렇듯이 질그릇으로 최고의 작품이 되어서
  
왕궁의 식탁이나 부잣집의 장식장에 올라가는 것이 최고의 꿈이었다
  
  



다행인것은 우리들의 토기장이가 이나라 최고의 장인이란 것이었다  
  
그가 만든 그릇들은 거의다 왕궁이나 부잣집으로 팔려나갔다  
  
  
  
  
어느날.. 토기장이가 내앞에 앉아서 나를 반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품으로 태어날 내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토기장이가 빚는 나의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둥이에 유난히도 넓은 손잡이..  



  
나를 지켜보는 다른 진흙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나를 이런 흉칙한 모습으로 빚은 토기장이의 손길이 밉고 또 미웠다
  

  
  
마지막으로 불가마에서 나온 내 모습은 정말 절망적이었다
  
  
토기장이가 날 왜 이런 모습으로 빚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토기장이는 내가 완성되자마자 나를 품에안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가난한 농부의 집이었다
  

  
  
아무리 나를 이렇게 가난한 농부에게 팔려고 했어도  
  
이런 모양으로 만든 토기장이가 나는 생각할수록 미웠다
  
차라리 바닥에 떨어져 내가 깨져 없어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농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난 너무 놀라고 말았다.
  
  
  
  
그 농부는 농사일을 하다가 두손이 잘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평범하게 생긴 그릇을 사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토기장이는 이사실을 알고 농부를 위해 손이 아닌 팔로 사용할 수 있는
  
나처럼 생긴 그릇을 만들었던 것이다.
  
  
  
  
나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농부에게 토기장이가 말했다.  
  
"더 고마운 것은 오히려 나요. 내가 질그릇을 만들면서 이렇게 기뻤던 적은 처음이요.  
  
이 그릇은 나의 최고의 작품이요"
  
  
  
  
토기장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빚던 토기장이의 그 따스한 손길을 그제야 느낄 수가 있었다.
  
  
  
사람에게 있어서도 중요한건 결코 겉모양인 아닌 자기자신의 역할같네요.
  
남보다 조금 초라해 보여도 실망하지 않고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보다 멋진작품이 있을까요??
  


댓글 '6'

drjc

2002.09.12 00:50:55

순간, 자신을 조용한 침묵으로 적시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운2 현주

2002.09.12 02:50:33

어머.....저도 뭉클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어요.. 우리 딸에게 들려주면 좋을 만한 글인데..울딸이 이해할수 있을까요? 그래두 내일 한번 읽어줘봐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봄비

2002.09.12 06:59:42

그렇죠!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지금 이순간 저는 열심히 댓글다는 것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내용과 너무다른가...ㅎㅎ 잘봤어요

이영진

2002.09.12 13:02:05

안녕하세요 토토로님, 언젠가 읽었던 글 같은데 다시보아도 마음에 와 닿는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해나

2002.09.12 17:57:50

마음에닿는 이야기네요...잘읽었습니다 토토로언니..^^

박혜경

2002.09.12 22:43:37

제가 올리고 싶었던 글이었는데. 정말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토토로님 꼭 뵙고 싶어요 우리 잘 통할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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