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피하다...

조회 수 3025 2009.06.13 03:48:19
아휴...
망설이다가 몇 자 적습니다.

흐...
저 정말 소심한 것 같습니다...
팬 미팅이라는 자리에, TV나 영화로만 보던 지우님을 보기 위해, 닉네임으로만 알던 분들을 직접 만나보는 자리에 용기를 내어 나갔습니다. 얼굴 아는 분이라고는 네아이아빠님뿐이라서 귀찮게 전화질하여 장소를 찾아 갔습니다.(네아님께 죄송하고 감사~) 다행스럽게도 코스님이 정말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분 같지 않게 편안함을 지닌 분이십니다.) 그리고 코스님께서는 그 바쁜 와중에도 스타지우님들께 인사시켜 주시는 배려를 해 주셨답니다. ^^

행사 시작을 기다리면서 저도 일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지우님 예쁜 사진을 벽에 붙이는 작업을 하는 동안 옆에서 알짱거렸습니다. (사실 키가 작아서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습니다...)

한강을 바라보며, 배가 지나가는 물결에 몸이 흔들리는 느낌을 만끽하며 먹는 저녁도 맛있었습니다. (그 건물이 선착장 위에 세워진 것이라더군요.) 아 참!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와 시푸드였는데 피클을 주지 않더군요... 주문에 없어서 안 준다고... (허 참!) 약간의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서빙하는 이에게 피클을 줄 수 없다하니 버터를 더 달라고 했습니다. 버터를 많이 가져다주시더군요... 스테이크를 다 먹은 후 버터를 잔뜩 발라서 남은 빵을 먹었습니다. 하핫, 피클 대신 버터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드디어 지우님이 나타나심!
일부러 무대에서 먼~ 자리에 앉았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고개를 못 들 것 같아서. 멀리 있어야 마음껏 그녀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팬들이 보낸 질문지를 뽑는 시간.
‘작품을 할 때마다 상대 배우와 사랑에 빠져야 할 텐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그 허전함은 어떻게 달래시는지?’  
제가 쓴 질문이었습니다. (오오홋! 지우님이 내 질문지를 뽑을 줄 알았어!)
사실 이 질문을 쓰고 나서 많이 후회 했었습니다.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다니! 여기에 답을 하려면 상대 배우와 사랑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잖아? 아, 내 참! 난 바보다!

하지만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고, 지우님께서 무척 재치 있는 대답을 해 주시더군요!
'작품을 하는 동안 상대 배우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한다. 많이 챙겨주고 신경 써주고...
  작품이 끝난 후에는 상대 배우의 단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이 부분에서 살짝 웃음~)
  물론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아, 이렇게 사랑스러운 답이 있을 수 있나요!
이렇게 현명하고 재치 있는 대답을 해주시다니!

‘스타의 연인’을 보면서 마리라는 캐릭터는 최지우라는 배우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으며, 마리는 '상처의 치유자'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지난겨울 동안은 '마리'만 눈에 보였는데 계절을 넘기면서 이제는 '최지우'라는 배우가 눈에 보입니다.  

팬 미팅 끝날 때쯤, 무대 아래로 훌쩍 내려와 환한 웃음으로 팬들과 손을 마주치며 즐거워하시던 지우님!
모두들 지우님을 껴안기도 하고 함께 웃고 즐거워 하셨지만... 지우님이 제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혼자 당황하여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사람들 뒤로 숨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지우님 지나가시는 뒷모습만 보면서...나이는 많이 먹었건만 그런 자리는 처음이라 그런지 지우님 얼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소심한 나.
그녀를 피하다니! 흑! (니가 철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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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님 데뷔 15주년.
‘스타의 연인’ 외에 지우님이 나온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지우님과의 인연이 짧지는 않다는 생각에 묘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오래전, 김형곤(지금은 고인이 되신) 씨와 함께 하셨던 연극 ‘병사와 수녀’(투비오나투비)에서 호리호리하고 아름답던 수녀님이 떠오릅니다.(당시 가까이 앉아있던 남자애들이 ‘진짜 이쁘다.’라고 감탄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 그 수녀를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목을 뺐던 기억이 납니다. ^^) ‘박봉곤 가출 사건’도 개봉관에서 봤었더랬죠.  그 영화의 내용은 너무 오래되어 생각나지 않지만, 까만 머리에 까만 눈동자로 강렬하게 쳐다보던 그 처녀, 무뚝뚝하게 큰 칼을 내려치던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당시엔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인상에 남는 배우가 있다고 해도 이름이 무엇인지, 무슨 작품을 했는지 지금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죠...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했군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동시에 현명하신 지우님!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늘 당신을 응원합니다.  

댓글 '7'

써니윤

2009.06.13 06:05:35

주님~ 박봉곤가출사건에서 아무말없이 고기..씬 정말 강렬한 포스.눈빛... 저도 넘 좋아해여~

송태종

2009.06.13 18:24:37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거죠^^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대 스타를 그것도 여성님 이신데 뒤로 숨고자 하는 생각이 들죠^^저도 작년에 최지우씨 오실까 해서 마음 졸인적이 있었는대 벌써 1년이 순식간에
지나 쳐 왔군요^^몇번 실제로 보고 인사도 하고 그러면 그런 마음은 감소된다고 봅니다^^최지우씨가 이 글을 볼텐대 미소가 활짝 번지시겠네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최지우씨라 그런겁니다^^*

코스(W.M)

2009.06.14 08:38:44

준님~~만나뵐 수 있어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없어 매우 아쉬웠답니다.
지우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15주년 파티장소였는데..
지우님 가까이에 갈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땐 뒤로 숨지 마시구...
제가 스타지우 준이랍니다!!!!! 말해주시면..지우님 역시 사이트에서만 뵙던 님들의
아디를 기억하기때문에..분명 반가웠을텐데..준님..아쉬워요~^^
다음 기회에는 꼭!!! 준님과 지우님에게 반가운 시간 놓치지 마세염~~!! 넹!!!!
그럼...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감사하겠슴다~!!!^^

네아이아빠

2009.06.14 16:25:03

준님은 참 독특하신 것 같아요!
어떤 때는 누구보다도 당당하신 것 같다가도... 이런 글을 읽다보면 누구보다도 소심하신 것 같고... 그런 면에서는 저랑도 많이 닮으신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얼굴아는 분이 저밖에 없었군요! 너무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셔서, 사이트에서는 상당히 잘 알려지신 분인데... 앞으로는 좀 더 당당하게 앞에 나서시기 바랍니다.

daisy

2009.06.14 19:12:10

준님의 후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지우님을 피해서 뒤로 숨었다는 대목에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준님의 마음속에선 얼마나 지우님 앞에 서고 싶었을까요?

★벼리★

2009.06.15 00:17:19

아~ 그 질문이 준님 질문이셨구나~~^^
전 첨에 절 알아보시는데 누구신가 참 궁금했었눈데~ㅎㅎ

지우언니 피하신거..
저 그거 어떤 맘인지 이해가요~
다른 분들도 아마 첨엔 다 그러시지 않을까 싶은데욤ㅋㅋㅋ
아마 다음번에 만나실 때는 안그러실꺼예요ㅋㅋ

2009.06.15 01:27:22

네~!
스타별 별지기 님들의 격려를 먹으면서(냠냠~) 다음엔 좀 더 당당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기를!
그리고 봉사활동 시간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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