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조회 수 2999 2002.04.03 01:59:05
토미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는지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는지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히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의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제목의 시詩입니다.
  낮에 산책하다가 공원에 있는 꽃을 보면서 생각이 났습니다.

  '스티븐 코비·로저 메릴·레베카 메릴'의 <제 4세대 시간 경영-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전 '횃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의 진정한 기쁨은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적을 위해
     자신이 쓰이는 것이다.
     세상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배아파하고, 열병을 앓는 이기적인 고깃덩어리는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없다.
     나는 나의 인생이 전체 사회에 속해 있으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죽을 때 내 자신이 완전하게 소진된 상태이기를 원한다.
     내가 더 열심히 봉사할수록
     나는 더 오래 살아 남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인생을 즐긴다.
     나에게 인생은 곧 꺼져 버릴 촛불이 아니라
     일종의 찬란한 횃불이다.
     이 횃불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기 앞서
     내가 들고 있는 동안은
     되도록 환히 타오르게 만들고 싶다.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재인용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음미하며 높은 목표, 높은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높은 목표를 설정해 놓고 그 목적을 위해 자기의 인생 전체를 완전히 연소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매력적인 삶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지난 세월, 나는 내 자신을 완전히 연소시켜 살았는가. 아니, 어제와 오늘 나는 내 삶을 소진시켰는가. 그래서 나 자신에게는 진정한 기쁨을 주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도 한몫을 제대로 했는가... 하는 자문자답自問自答도 해 보게 됩니다.
  요즘 제가 좀 헷갈립니다.
  자꾸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니 법정 스님처럼 산골 오지에다 오두막 한 채 지어놓고 세상 인연 모두 끊고 혼자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사는 것은 어떠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앨빈 토플러'가 쓴 <미래 쇼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 동안 대인 관계를 증가시키는 데는
     관계를 맺을 뿐 아니라 끊을 줄 아는 능력,
     단체에 가입할 뿐 아니라
     탈퇴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토플러'는 이 책冊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옛친구나 기존 조직 사람들을 점차적으로 떼어버리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커피모임이나 회식에 불참하는 적당한 구실을 찾아내라는 충고도 하고 있습니다. 부서별 볼링 시합이나 카드놀이에는 처음에는 가끔씩 빠지다가 나중에는 자주 불참하라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야 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고 보다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물이 그 물인 데서 오래 놀지 말라는 충고이기도 합니다.
  요즘 제 심경으로는 맞는 말인 거 같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좋아하는 책만 보며 살고 싶습니다.
  아직 배가 많이 불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인슈타인'의 <인생론>에 보면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원자탄이 사용되는 전쟁에 있어서도 문명이 전멸되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원자탄이 사용되면 아마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살육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과 책이 남게 되므로
     충분히 새 출발을 할 것이며 문명은 다시 복구되고 말 것이다.

  책만 있으면 원자탄이 터져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고 문명이 복구될 것이라는 말에 희망을 갖게 해주는 말입니다. 책은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생산해내는 정신의 집적체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정신만 살아 있으면 물질 분야에 문제가 있더라도 얼마든지 재생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원자탄 이제는 중성자탄인가... 하여튼 무엇이든간에 터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죽어 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으니깐요.
  물론 제가 죽을 수도 있겠지만...

  새벽입니다. 이제 좀 쉬어야겠습니다.
  지친 제 몸에 이제 그만 휴식을 주어야겠습니다.
  편한 밤 되시고, 아침이 밝았을 때 기분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쉬세요.


댓글 '2'

정아^^

2002.04.03 02:57:19

토미님~ 언제나 좋은글 잘 보고 있어요... 마음에 양식이 되는 느낌이랍니다. 평안한밤 되세여~~

순수지우

2002.04.03 09:30:25

'정현종'의 님의 시..참 맘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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