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속속 돌아오는 스타들

조회 수 3014 2003.11.04 21:39:38
깜찍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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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속속 돌아오는 스타들.
<배국남의 연예문화탐험기>11

먼저 한국을 방문한 적 있는 프랑스 한 영화 감독의 말부터 하겠습니다. “한국 연기자들은 영화와 드라마를 명백히 구분하고 영화 연기를 하는 것을 드라마 연기하는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군요. 그것이 참 이상했어요. 저는 드라마와 영화의 본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봐요.”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일본 국민 배우라는 야쿠쇼 코오지(‘우나기’ ‘실락원’ ‘쉘 위 댄스’ 주연) 말을 더 해보겠습니다. 연극과 드라마, 영화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는 야쿠쇼 코오지는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카메라 워크나 관객,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르지만 연기라는 작업은 똑같아서 어떤 분야에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나름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서설을 길게 이야기하느냐고 말할 분이 계실 줄 압니다. 하지만 일부 배우들과 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웃기지도 않는 편견 때문입니다.

상당수 배우들이 영화를 상위매체로, 드라마를 하위매체로 여기면서 “나는 영화배우이지 탤런트는 아니라”고 우기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봅니다. 또한 드라마 비평이 학문적 성격이 떨어진데 비해 영화 비평은 학문적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기자들과 학자들도 있습니다. 영화 비평가는 있어도 드라마 비평가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 보기가 힘든 것은 이 때문인가 봅니다.

전북대 강준만교수는 이 점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미디어의 중요성과 영향력은 대중에게 도달되는 범위와 빈도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점에선 국내의 경우 드라마와 영화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드라마의 파워가 강하지요.

최근 브라운관에서 데뷔를 하고 인기를 얻어 스크린에 진출해 장시간 충무로에 머물던 톱스타들이 속속 드라마에 복귀하고 있거나 복귀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물론 연신 회당 최고액 출연료 기록을 갱신하면서요. 이와 같은 현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왜 이들이 영화의 우월성을 주장하면서 하위매체쯤으로 여기는 드라마에 속속 복귀할까라는 의구심도 함께요.

브라운관의 복귀 첫 주자는 지난해 12월 회당 600만원이라는 최고 출연료를 받고 5년만에 SBS 드라마 ‘별을 쏘다’ 에 나온 전도연이었고, 곧 바로 회당 625만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100부작 대하사극 KBS ‘장희빈’ 에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수가 뒤를 이었지요. 김혜수의 드라마 출연은 ‘황금시대’ 이후 2년만 이었습니다.

후속 주자는 ‘방송 사상 첫 회당 출연료 1,000만원 돌파’ 라는 눈길 갈만한 제목의 기사와 함께 SBS ‘요조숙녀’에 주연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희선입니다. 이어 수많은 영화사에서 캐스팅 제의를 침묵으로 일관하다 연예 담당 기자들로부터 광고에만 출연한다는 비아냥거림을 받은 이영애도 9월 15일 첫방송 예정인 MBC 50부작 사극 ‘대장금’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자 스타들도 브라운관에 속속 모습을 보이거나 보일 예정입니다.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 코믹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차승원이 KBS주말극 ‘보디가드’에 출연하고 있고 터프가이의 대명사인 최민수도 8월 30일부터 방송되는 SBS ‘태양의 남쪽’ 에서 최명길과 호흡을 맞추조.

또한 ‘아이언 팜’ 등 두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현재 촬영중인 ‘목포는 항구다’ 까지 세편의 영화 작업을 한 차인표 역시 김수현 극본의 ‘완전한 사랑’에 남자 주연입니다. 또한 심은하, 고소영 등도 방송사의 집중적인 캐스팅 제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크린 스타들이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극장을 찾지 않는 상당수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이들 스타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드라마의 영역과 내용을 풍부히 할 수 있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브라운관에 복귀한 스타들이 반갑지만은 않더군요. 전도연과 김혜수는 캐릭터 소화의 역부족으로 실망감을 안겼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던 그들의 노련한 연기력은 오간 데 없고 정형화된 캐릭터를 표출하는데 그쳤습니다.

‘요조숙녀’에 나오고 있는 김희선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김희선은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연기자로 데뷔했으니 연기경력 10년입니다. 하지만 ‘요조숙녀’에서 보이는 그녀의 연기력은 조금도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일부 시청자들의 입에서 너무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연기력 부재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디가드’의 남자 주연 차승원 역시 영화에서 보여줬던 코믹 연기를 간간이 드러내 보이지만 그의 연기는 일상성을 자연스럽게 표출해야하는 드라마에서 아직은 역부족인 듯 보입니다.

그리고 일부 스타들이 영화에서 흥행에 실패해 인기를 만회하는 수단으로 자신들이 평소에 무시했던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불순한(?) 의도의 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스크린 스타들의 브라운관 복귀를 마냥 반길 수 없게 만듭니다.

이 순간 영화든 드라마든 연극이든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다는 야쿠쇼 코오지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웬일일까요.

실베스터 스탤론, 브루스 윌리스, 브레드 피트 등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고 연기력을 연마했습니다. 또한 한 시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스타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요즘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지요. 일본의 경우에는 영화배우나 텔레비전 연기자 구분 없이 양쪽을 오가며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는 말할 나위 없이 영상산업 시장의 협소함과 연예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드라마나 영화 한 분야만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로 활동하기가 힘듭니다. 물론 안성기, 송강호, 설경구 등 영화만을 고집하는 배우도 있지만요.

브라운관에 속속 복귀하는 스크린 스타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연기라는 것이 가장 큰 본질입니다. 스타 연기자중에 영화가 상위매체이고 드라마는 하위매체라는 인식으로 연기자의 성공의 표시는 영화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상한 편견을 갖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얼른 버리십시오. 그리고 영화 관객의 수와 비교가 안돼는 엄청난 시청자의 냉정한 시선을 의식하셔서 연기에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만약 불성실로 드라마에 임한다면 대중은 언제든지 스타 여러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을 거두고 대신 싸늘한 무관심으로 응수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스타 여러분들은 스타라는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내려와야 합니다. 아셨지요.

배국남(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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