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를 보며

영화 '봄날은 간다'를 떠올렸죠.
변해버린 사랑의 고통을 속으로 삭이며 속수무책으로 견뎌내던 시린 상우의 모습이,
너무 아파서 몸부림치는 은영에게서도 느껴지더군요.
--

마리가 선을 넘고 철수가 마리에게 키스를 퍼붓는 순간
철수에게서 선은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철수의 감정은  물흐르는듯 자유롭게 흐르기 시작하며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명백하게
깨달은 철수는 거칠것이 없죠.

이미 의미를 잃어버린 철수의 선을 넘지못했음을 한탄하는 은영에게
철수는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말하죠.
이제 그건 마음의 문제라고 말예요.

사랑은 역시 타이밍인가봐요.
그리고 이기적인 것이고요.

마리가 스타를 향한 얄팍한 꿈이고 가짜인줄 알았지만 그건 진실이었다는 철수의 말은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럴수없게 됐다는것이기도 하죠.
널 사랑하는 줄,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말.

-더이상 너를 못만날 것 같아
철수는 은영에게 너무 아픈 고백을 하고

-이마리씨 좋아해요?

은영의 물음에 철수는 침묵으로 긍정합니다.

-우린 아무것도 아냐.

'우리'란 말도 은영에게 아프지만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은영을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이제 사랑이 변해서 마리가 아니더라도 널 만날 수 없다는 말이어서
은영이 더 아플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은영은
이마리 라고요.'라며 이마리는 철수에게 허황된 사람임을
얘기하지만,
철수는 잔인하게도 마리에 대한 자신의 절절한 심정을 고백하고 맙니다.

- 나도 가짜인 줄 알았어. 근데 자꾸 넘어오잖아. 아무리 선을 그어도 자꾸 넘어와.
근데,, 밀어낼 수가 없어.그사람 힘든 거 보기싫고 걱정되고 화나.
이런 거 처음이야. 아무생각 안나는 거. 난 늘 생각만 했잖아.

자신의 마음이 온통 마리로 채워져있음을 은영에게 확인시켜주어
은영이 헛된 미련을 접게 만들려는 걸까요?
사랑이 끝났음을 사랑이 변했음을 알고 오열하는 은영에게 단지

-미안해~
한마디 뿐.

텅빈 강의실에서

돌이켜보려 애쓰는 은영의 말을 듣고 앉은 철수는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린 홀가분한 모습이죠.
은영의 긴 말에 담담한 어조로 단답형의 대답으로 자신의 식어버린 마음을 내보이는 철수의 모습이
허허롭기도하고 시리기도 하고,,, 그들의 대화는 허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듯 합니다.
마리에 대한 걱정으로 꽉찬 철수의 눈길이 자꾸 먼데로 향합니다
은영과 헤어지는 일이 마리를 만나기위함이 아니기에 마리가 떠남을 알면서도
철수는 그저 그렇게 견딥니다.

떠나려는 마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이제 손가락으로 숨길 필요도 없이
전화기를 들고서 단호하게

-갈게 미안해.
은영을 홀로 남겨놓고 가버리죠.

마리와 철수의 대화.
이장면에서 최지우와 유지태의 연기 정말 너무 좋죠.
철수집에서의 철수와 은영씬, 텅빈 강의실에서의 철수와은영씬 역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만
마리와 철수의 전화통화장면이야말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아닌가 싶네요.

-나 지금 어디 가려는 중인데
-들었어요. 외국 간다구요?
-할 말 없어?
-무슨 말요.
-뭐 잘 가라거나, 어디 가냐든가, 가서 뭐할 거냐든가, 할 말 많잖아.
아님 가지 말라든가.
-가지 말라면 가지 말거예요? 가지말아요 그럼, 그래도 가야하는 거 아녜요?
.
.
.
-다녀와서 연락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연락하지 말아요.
-그래~
-그럼,,, 마지막이니까 한마디만 해도 돼요? 그 때 실은,,, 같이 있겠다고,
원한다면 옆에 있겠다고 대답하려 했어요,,,  잘가요~

참 가슴 아픈 장면이었었는데
뒤이은
철수의 옥탑방에서 마리가

-곁에 있어준다고 했거등요. 이사람이요
뒤이은 포옹,

그래서 조금은 견디기가 수월했져...


댓글 '1'

새벽사랑

2009.01.14 09:08:38

이런 리뷰 기다렸습니다,,앞으로도 한회한회계속 이어주세요~~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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