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사랑
무엇이 <겨울연가>를 띄웠나?

. 전략적인 마케팅
“버스나 지하철에서 드라마 광고를 보는 거, 인상적이던걸요” -김지영(27, 직장인)



<겨울연가>는 단순히 히트상품에 그치지 않고 한국방송 최초의 ‘종합 콘텐츠 상품’이라는 훈장을 달았다. 드라마 제작과 함께 다양한 방송 콘텐츠가 함께 기획되어 방송 콘텐츠가 제 값을 해낼 수 있는 발판을 확실히 닦았다는 것이 방송가의 견해다. KBS는 <겨울연가>의 성공을 거울삼아 콘텐츠 전담부서인 콘텐츠 전담팀을 신설해 정책 입안에서부터 집행, 사업승인, 해외수출 전략 개발 등의 일괄적인 진행을 추진하고 있다.

<겨울연가>의 첫 번째 성공 비결로는 ‘전략적인 마케팅’이 꼽힌다. <겨울연가>는 예당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외주프로덕션 팬엔터테인먼트의 작품. 팬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총제작비에서 마케팅 비용을 따로 책정해 스포츠지 지면 광고, 버스 및 지하철의 포스터, 전광판을 비롯한 <겨울연가>의 이름 알리기에 썼다. 총제작비 40억원 중 3억원이라면 웬만한 한국영화 마케팅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능동적인 온라인 마케팅 전략도 <겨울연가>의 흥행 공신이다. 드라마 방영 전 네티즌 팬클럽을 결성한 데 이어 ‘미리 보기’ ‘대본 보기’ 등의 기본 서비스, 자세한 극중 상황이 첨부된 다채로운 갤러리, 네티즌이 그리는 등장인물 캐릭터 공모 등의 이벤트를 마련해 N세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접속 폭주로 인한 연이은 서버다운은 뉴스가 되기에 충분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의상 코디네이션 역시 마케팅팀과의 사전 조율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니 팬엔터테인먼트의 꼼꼼함을 짐작할 만하다.

현재 팬엔터테인먼트에는 다른 외주 제작업체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이 밀려들고 있다. 다름아닌 <겨울연가>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한 수 알려달라는 것이다.

2. 첫사랑의 아릿한 여운
“교복 보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잊고 지냈던 첫사랑 생각하면 기분도 묘해지고 그러데요” - 박정화(33, 주부)
첫사랑에 대한 가슴 떨리는 기억. 이만큼 온 국민이 공감할 만한 정서가 또 있을까?
“…하지만 제 첫사랑이 저를 다시 부르면 어떡하죠?”

<겨울연가>의 극중 대사이자 메인 카피로 쓰이고 있는 이 문장은 참 많은 사람들이 센티멘털해진다. 누구에게나 있다는 첫사랑, 이루어지지 않는다기에 더 절실한 첫사랑의 추억을 새록새록 끄집어내는 <겨울연가>의 대사는 TV 브라운관을 향한 놀라운 집중력을 이끌어낸다.

‘뽀샤시’하게 처리된 첫 키스 장면, 준상의 계략(?)에 휘말려 얼떨결에 첫 키스를 하고난 유진의 멍한 표정. 오직 최지우만이 가능할 듯한 이 표정은 아름다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민망하리만치 유치했던 첫사랑 그 시절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못 이뤘지만, 브라운관 속 그들은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 시청률에 지대한 공헌을 했을 듯. 30~40대 주부 시청자들이 아이들 일찍 재우고 브라운관 앞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3. 절묘한 캐스팅
“여자 탤런트보다 배용준 씨가 훨씬 예뻐요. 나이 들수록 근사해지는거 같지 않아요?” - 이경민(21, 학생)
1998년 방송된 <첫사랑>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첫사랑>의 배용준과 최지우 커플이 다시 만나 또 한 번 첫사랑을 나눈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토닥토닥 그림 같은 외모의 선남선녀가 동반 캐스팅된 것으로도 모자라 기막힌 우연까지 뒤따르니, 이런 것을 금상첨화라고 하겠다.

<호텔리어>로 주춤했던 배용준은 <겨울연가>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동통신 광고에 이어 새롭게 ‘별들의 전쟁터’로 각광받고 있는 카드업계 광고모델로 등극한 배용준은 탄탄한 연기력에 30대의 여유로움까지 겸비해 파릇파릇한 신예 연기자들에게 느낄 수 없는 안정감을 드라마에 실어주고 있다.


<첫사랑> 촬영 당시 신인이었던 최지우는 특히 구경꾼이 모여드는 야외촬영에서 NG를 많이 내기로 유명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 역전. 안방극장 흥행불패의 주인공이란 타이틀의 주인공이 그녀다.

4. 윤석호 PD의 네임밸류
“<가을동화>를 재방송까지 꼬박꼬박 챙겨봤는데, 역시 <겨울연가>네요” - 민병희(29, 직장인)

연기자 이름은 줄줄이 읊어도 PD 이름 하나 기억해내기 어려운 시청자도 많은 국내에서 윤석호 PD는 팬클럽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스타 PD다. 윤석호 PD의 이름 하나로 <겨울연가>를 본다는 시청자가 있으니 말이다.

<칼라> <스타> 등 트렌디 드라마의 대가로 자리하던 윤석호 PD는 <가을동화>를 계기로 브라운관의 음유시인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그림 같은 영상과 더불어 아릿한 여운을 남기는 윤석호표 감성 드라마는 대만 시청자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

윤석호 감독이 영상에 기울이는 애정은 50분 분량 미니시리즈 1회분 촬영 테이프가 여타 PD들의 2배 이상인 것으로도 확인된다. 치밀한 사전 헌팅을 통해 드라마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장소를 찾아내고야 마는 근성이 그 두 번째 증거.

이런 얘기가 있다. “아무리 ‘닭살 돋는’ 상황이라도 윤석호 PD가 찍어내면 정말 그럴싸한 장면으로 거듭난다”는. 10대용 감각영상과 20~30대용 감성스토리를 아는 그의 연출 감각은 단연 업계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최종 편집: 2002년 03월 27일 16:06:36



댓글 '1'

순수지우

2002.03.29 14:07:36

저두 지하철에서 한번 맨 위에 사진으루 한칸을 전부 광고한걸 본적있는데 tv가 아닌 다른곳에서 결연가를 보니까 새롭더라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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