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말을 해야할지....

조회 수 3038 2003.01.27 22:35:00
김문형
오늘은 그냥 주절주절 거리고 싶네요.
날씨가 제법 추워질려나 봐요.
오후에 잠깐 은행 갔다가 손 시려워서 혼났어요.
무슨 날씨가 이리도 변덕스러운지...
여기서 알게된 동생이 있어요.
첫 인상이 참 후덕해 보인다고 할까?
언니들의 수다 속에서도 은은히 미소지으며
이야기 하던 동생.
얼굴은 한번 보았지만 보지 않아도
통하는 다른 가족들처럼 제 동생이 되어 버렸어요.
그렇지만 참 한심한 언니였어요.저는...
그저 안보여도 잘 지내리라 생각하고,
전화도 한번 안하고...
여기에 보이질 않아도 그저 매일 눈팅은 하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그동생이 요즘 많이 힘들다고 하네요.
누구나 힘들때는 자기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고,
슬플때도 나만큼 슬플까 여기고....그렇죠.
저도 그랬거든요.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왜 나만 쌓이기만 하고 풀어버릴때도 없나?
어디 하소연 할때도 없고,
내 편에 서서 속 시원하게 얘기해주는 사람도 없고,
그저 온통 마음이 텅빈것 같고 캄캄하기만 할때가 많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힘들다고 얘기하면서 주위를 보면
저보다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있고,
저보다도 더 이를 악물고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더군요.
나이를 더 먹어서일까요.
전에는 다 남때문이라고 생각했던것도.
가만히 보니 내 자신에게 문제가 많을때가 더 많구요.
누구나 주부들이라면 겪을수 있는 일들...
제가 말 안해도 아실거예요.
엄마, 아내, 며느리, 딸.
한가지도 잘 하지 못하는데
네가지를 완벽하게 한다는건 힘든 일이겠죠.
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래야 내 자신에게 후회가 없을테니까.....
동생에게 얘기하고 싶네요.
너무 완벽한거 보다는 어딘가 모자란듯한게 편할때가 있고,
남을 너무 배려하다보면 내 자신이 너무 황폐해져 있다는것을....
적당히 하고 싶은말은 하고,
하고 싶은일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위해주지 않는다는거.
너무 철학적인가요?
제 결혼생활12년의 노하우에요.
언니들도 많이 계신데 12년뿐이 안된 제가 너무 아는척을하죠?
그래도 경험은 무수히 많은걸요.
사랑하는**아!
누구도 대신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하고
또 언니들 ,친구, 동생들에게 위로받으면
지금보다는 덜 위롭지 않을까?
언니는 **이의 상처가 더 심해지지 않게 과감히 털어버렸음해.
참는게 좋을때도 있지만, 요즘은 참는것만이 다가 아닐때가 많더라.
너무 아파하지말구.
너무 슬퍼하지 말구.
너무 좌절하지도 않았음 좋겠어.
빨리 순둥이 같은 모습 보고 싶고, 언니노릇 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알지?
여기있는 모든 가족들이 널 사랑하는거.....
날씨만큼이나 네 마음이 차갑지 않았음 좋겠어.
힘내!!!

댓글 '8'

박혜경

2003.01.27 22:58:01

언니! 저두 올해 13년차! 언니 맘 ! 정말 공감해요
제 몸 제가 사랑하고 아끼지 않으면 안되다는거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껴져요 이번주는 저두 오늘
내일은 집에 일찍 들어와 푹 자두고 명절을 준비하려구요 시어머님이 다하시니까 힘들거 없지만
맘은 몸보다 몇배 더 힘들답니다 .

이지연

2003.01.27 23:09:24

정말 며느리가 뭔지.. 엄마가 뭔지..
오늘은 미리 설장의 일부를 봤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하루에 장을 다못보거든요..
오늘은 스타지우안에서 행복한 밤이네요..

바다보물

2003.01.27 23:14:13

**아 힘들다고 해도 아무런 도움도 못되고 정말 미안하구나
그날 다시 전화 한다더니 무슨 일이 있는건지......
혼자서 보단 여럿이면 좀 나을거라 생각해
지금 너가 생각하는 니 어깨의 짐을 너혼자만이 아님을 언냐가 그랬지?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구.....연락 기다릴게
보고싶다 그리고 미안해

운영자 현주

2003.01.28 02:41:09

저도...문형언니 글 보면서 누굴까..생각했는데.. 다 읽고나니 누군지 알게되었네요.. 늘 누구나 내가 제일 힘들거란 생각을 하나봐요.. ** 언니..힘내세요.. 슬기롭게..잘 헤쳐나가시길... 다음엔 밝은 얼굴로 만나서 지난 얘기 웃으며 할수 있기를.....^^

drjc

2003.01.28 05:57:24

글쎄요, 무슨 말을 할까 적기 시작은 했는데..막상 쓰려던 말은 결국 맘속에서 맴도는군요,
저는 남자니까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쨌든...
사는거...힘내세요...

달맞이꽃

2003.01.28 08:15:43

문형이가 오늘 아주 신났구마 ㅎㅎ가뭄에 콩나듯 그 이쁜얼굴 안보여주며 비싸게 굴두니 게시판에서 문형이 이름이 두번씩이나 올라와있네용 ㅋㅋㅋㅋ누구나 사느넌 다아 마찬가지야 ..다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살지 ..산다는거 별거아니드라 ..아내 며느리 엄마 노릇 다 잘하고 살고 싶지만 마음대로 뜻대로 안되는게 있어 ..정말 잘 하고 싶은데 ..시간이 약이란다 .주위에 버거운사람이 있는가부네 ..순리대로 마음다스리란 말 밖에 해줄 말이 더 없구나 ...좋은날 되고 많이 추운데 감기조심하거라^*

정아^^

2003.01.28 09:35:06

저눈... 결혼을 안해서 그 고충을 모르지만.... 음음.. 조금은 알듯해여... 언니들에게 어떤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제가할수 있는거.. 한가지... 사랑한다는말... 기도하겠다는말... 행복하라는말... 이 말이 언니들의 삶속에 작은 소망이었으면 좋겠어여... 정말 사랑해여...

맑은 눈물

2003.01.28 09:58:31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제가 님의 빈의자가 되어드리고 싶네요. 아니 스타지우는 님의 빈의자라 생각되요.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와서 쉴 수 있는 곳.....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님을 알고 있는, 님을 사랑하는 이곳 식구들을 기억해 주세요. 제가 님에게 어깨를 빌려드릴께요. 사랑합니다. 평안하세요.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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