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유산' 상속받기...

조회 수 3035 2002.05.21 21:21:38
토미
     내가 살면서 저지른 커다란 실수 가운데 하나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방패막이가 돼 줬다는 것이다.
     거기엔 물론 너도 포함되고...
     너를 위한답시고, 내가 나서서 문제와 고난을 해결해 주는 바람에
     너는 인생의 고난을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원히 고난이 전혀 없는 진공상태에서 사는 인간은 없다.
     ('고난'이란 유산 중에서)

  최근에 읽은 冊중에 '짐 스토벌(Jim Stovall)'이 쓴 <'최고의 유산' 상속받기 -The Ultimate Gift>라는 에세이가 있는데... 의미가 있는 글이라 생각되어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책을 소개하자면...

     "12개의 관문을 통과하라! 삶의 진정한 부자가 되는 길이 거기에 있다!"

  "12달 동안 너는 매달 초에 과제를 받고 그 달 말에 그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나의 대리인 해밀턴 변호사에게 보고하도록 해라. 만약 평소의 네 성질대로 문제를 일으키는 날엔 내가 남긴 '최고의 유산'은 코빼기도 볼 수 없을 줄 알아라!"

  세계적인 석유회사와 대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대부호 레드는 유언장을 통해 그의 손자에게 일생일대의 프로젝트 '최고의 유산'을 상속합니다. 그것은 매달 1개씩 비디오를 통해 주어진 12개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저 짠돌이 영감탱이는 미쳤어요! 그냥 다른 친척들처럼 돈만 주면 될텐데 왜 나한테는…."

  24년 간 돈을 숨쉬는 공기 마시듯 쓰며 감사나 부족함 따위는 전혀 모르고 살아온 손자 제이슨은 할아버지가 미치지 않고는 비디오로 이런 유언을 남길 수 없다고 길길이 날뜁니다. 그러나 '최고의 유산'을 손에 거머쥐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그리고 이것이 제이슨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레드는 평생 자기 자신밖에 모르고 살아온 손자에게 유산상속을 빌미로라도 기본적이지만 소중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려고 합니다. 제이슨은 할아버지가 주신 과제를 풀어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여러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경험하게 되는 작지만 소중한 삶의 진면목들을 통해 삶의 12가지 지혜를 서서히 깨달아갑니다.

  돈이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고들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삶의 기본이 그 토대가 되어주지 않으면 돈은 행복한 삶은 커녕, 자기 자신까지 다치게 하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제이슨의 과제 수행과정은 간단하지만 잊고 살기 쉬운 이 사실을 흐뭇하고도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유와 재치 그리고 대단한 수완을 지닌 할아버지와 세상에 무섭고 아쉬울 것 없는 망나니 손자의 재산 상속을 위한 12과제 수행과정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또한 책을 덮을 무렵이면 죽어서까지도 절절하게 손자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깊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 책의 본문 중에서 일부를 적자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삶을 지금 현재의 모습으로만 보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특별한 유산들을 어떻게든 만들어 내지."

  레드는 잠시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제이슨, 네가 꿈에 대해서 알려면 꿈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아는 게 가장 좋다. 나는 사는 동안 그런 사람들을 참 많이 알고 지냈지. 꿈이 있는 사람과의 우정은 정말 소중한 보물이란다.

  그 중의 한 친구는 다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들을 만드는 데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평생 그 열정으로 살았다. 물론 이 친구도 실패한 경험이 있고, 비난을 받기도 했어, 하지만 그런 일로 꿈을 포기하거나 남에게 자기 꿈을 보여 주기를 멈추는 법은 없었다.

  이 친구 취미가 꿈의 벽이란 걸 만들어 놓고, 늘 그 벽에 앞으로 할 프로젝트의 계획표를 걸어 놓는 것이었다. 죽을 때에도 앞으로 해야 할 계획표를 병원 천장에 붙여 달라고 했던 친구지. 죽는 병상에서도 자기 마음속에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던 거야.

  한번은 기자가 병실에 찾아왔는데, 이 친구는 몸이 너무 약해져서 말할 기운도 없었어. 대신 기자를 자기 옆에 눕게 해서 자신의 계획표를 보여 주면서 자기 꿈을 함께 나눴지.

  그 기자는 어떻게 그렇게 아픈 사람이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감동해서 병원 문을 나섰어.

  그리고 그 다음 날, 그 친구는 죽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꿈을 위해 불타는 열정을 가지고 살면서 죽는 날까지 다른 사람에게 그 꿈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행운아라는 것이야.

  그 친구는 사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꿈을 가지고 있었고, 한 꿈이 이뤄지면 또 다른 꿈을 꾸며 살았어. 그 친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꿈이란 어떻게 꾸는 것인지, 더 멋진 세상은 어떻게 상상해야 하는 건지 알게 됐어. 그 친구 이름이 바로 월트 디즈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꼭 명심해라. 네 꿈은 반드시 네 꿈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꿈이 네 것이 될 수는 없어. 그리고 꿈이란 가만히 두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키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또 한 친구는 네가 이름을 모르는 친구일 거야. 그 친구는 열심히 일해서 50살에 은퇴하는 게 꿈이었지. 그래서 정말로 열심히 일해서 성공을 했어. 하지만 너무 은퇴하는 꿈만 꾼 나머지, 그 다음 일에 대한 열정이 없었어.

  그 친구의 50번째 생일날, 나랑 친구들이 모여서 생일과 은퇴를 축하해 줬지. 그런데 꿈이 실현됐으니 가장 행복해야 할 날에 그 친구는 그렇지 못했어.

  불행히도 그 친구의 한창 시절은 그가 직업을 갖고 일을 할 때였던 것이야. 직업을 갖고 일을 할 때는 자부심도 있었고, 자긍심도 강했어.

  그런데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해버리자, 갑자기 은퇴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져 버린 것이지. 은퇴는 항상 자신이 원하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은퇴하고 보니 자신을 지탱해 줄 열정이 사라져 버린 것이야. 결국 한 달 뒤, 그 친구는 자살을 하고 말았다.

  죽는 날까지 열정을 갖고 꿈을 키워가던 친구와 한 목표만을 위해 애쓰다가 자살을 하고 만 친구 사이의 차이는 너도 잘 알 것이다.

  제이슨, 네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꿈이 딱 한가지로 굳어 있어서는 안 된다. 꿈은 네가 살아가는 동안 함께 성장하고 자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네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내뿜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너뿐이다."

     <디즈니랜드>는 월트 디즈니의 꿈이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했습니다.
     달나라로 가는 꿈이 있었기에 아폴로도 나왔습니다.
     꿈이 먼저입니다. 실현은 다음입니다. 꿈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집니다.
     작은 꿈이 자라 큰 꿈이 되듯이 말입니다.

  수잔 폴리스 슐츠Susan Polis Schutz의 시집 <사랑을 두려워하지 마세요>中에 나오는 구절이 지금 이 밤에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지난 밤 꿈속에서
     나는 한 사람을 만났어요.

     지적이고
     잘 생기고
     감성이 넘치고
     재치가 있고
     창조적이고
     재능이 있고
     강인한 체력에
     아주 현명해서
     사랑으로 나를
     완전히 압도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을....

  그런 사람 만나는 꿈,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겠습니까.
  지난 밤 꿈속에 못 만났으면, 오늘 밤 꿈에 나타나기를 기다려 보아야겠습니다.
  그 기대만으로 오늘 하루의 제 삶이 좀 더 즐거울 수도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런 사람(제 경우에는 한 여인이 되겠죠...)이 현실의 제 곁에 이미 가까이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해 봅니다.

  조금 전에 잉글랜드와의 시합에서 1:1로 비겼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보니 월드컵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며칠 뒤에 1박2일로 다시 일본에 가야 하는데, 공항에서의 그들 일본인들의 검문이 걱정이 됩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웃어도 속마음은 또 다르거든요.
  뭐 그네들도 좀 달라지겠죠.
  시대가 변하는 만큼 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해인 수녀님이 근래에 내신 새로운 책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5년 만에 내신 산문집散文集이라고 하는데, 지난 토요일에 사 놓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읽던 책이 있어서요.

  그럼... 꿈속에서 그런 사람 만나는 좋은 밤 되세요.


댓글 '4'

하얀사랑

2002.05.21 23:31:12

아항,,,토미님 좋은 글 넘 감사해요...오늘 좀 생각할게 많은 우울한 날이엇는데,,꿈속에서 그런 사람 저두 만나고 싶네요,,,,편안한 밤 되세요^^

sunny지우

2002.05.22 05:57:01

토미님 그 감사해요. 손자는 12가지 관문을 통과 하면서 삶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게 되었겠군요. 그분 유태인 아닌가요? 자녀에게 과잉보호는 무능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이라는 말 .... 꿈과 열정 , 꿈을 이루기 위해 꿈을 보여주고 , 꿈을 가진 사람들가의 우정을 만들고, 배우고, 결국 댓가를 치룬후에 꿈을 이루게 되겠지요. 토미님의 꿈은 무엇인지 갑자기 궁굼해 지는 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세실

2002.05.22 08:50:20

진정한 꿈을 꾸면서 살아야하는데.... 백일몽에 젖어있는 제자신이 몹시 한심스럽네요. 토미님

세실

2002.05.22 08:59:51

은 꿈 꾸고 또 꿈을 실현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분 같아 보기가 참 좋습니다. 좀 더 건강하시길 바라며 좋은 하루 되세요. (키를 잘못눌러 글이 제 맘대로 올라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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