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연인] 이마리 찬가...

조회 수 3042 2009.01.09 16:54:49
지우사랑


1.이게 얼마만에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갑자기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은 기분.
그리고 누군가에게 드라마에 대해 마구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
정말 오랜만이다.

새해 벽두부터 이러지는 말자… 했는데,
결국 참지 못하고 측근에게 전화를 했다.

측근은 “새해 복 많이 받아라”라는 인사부터 시작했고,
난 측근에게 “너 요즘 보는 드라마 있냐?”라는 의문문으로 시작했다.
측근이 “드라마는 안보고, 스펀지는 본다”라고 대답했을 때,

“왜 무한도전 안 봐!”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
그 말을 간신히 억누르고, 가장 급한 말부터 꺼냈다.

“스타의 연인, 닥본사 해!”

2.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잡을줄은 몰랐다.
그냥, 편안하게 드라마 한편 보려고 생각했다.
달달한 사랑 이야기 하나 보면서, 기분도 달래고, 팍팍한 일상에 위안도 받고 싶었다.

그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어찌 보면, 지극히 뻔한 사랑 이야기가, 사람을 잡을 줄이야.

4회에서부터 조짐이 이상하더니만,
5, 6회에서 슬슬 발동을 걸기 시작하더니,
7, 8회에서 드디어 터져 버렸다.

3.이 드라마의 일등 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이마리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은 정말 처음이다.
아니, 그 전에도 분명히 존재하긴 했겠지만, 지금 내 머리속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하겠다.

이마리, 지금 내 머리속에, 당신만큼 사랑스러운 여자 캐릭터는 처음입니다.

4. 7회에서, 철수의 여동생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몰래 따라온 이마리가,
철수에게 자신의 모습을 들킨 후, 하는 대사가 걸작이다.

“오늘… 들어와요?”

이게, 철수의 상황을 뻔히 다 목격한 사람이 할 소리인가?
보통의 경우, 이런 상황이라면, 이마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돟생분이 어서 쾌차하시길 바랄께요~”

내지는, “제가 입원비라도 대신 결제하고 싶은데…” =.=

그런데… 우리들의 이마리 여사는, 이런 예측 가능한 대답 대신에,
기겁할 소리를 한다. =.=
“오늘 들어와요?”

다른 여자가 이런 대사를 날렸다면, 예를 들어, 은영이 같은 여자가 이런 대사를 날렸다면,
“저거… 미쳤네…” 했을 것이다.
철수를 대신해, 멱살이라도 잡았을지 모를 노릇이다.

하지만, 이마리니까 용서가 된다. =.=

이마리처럼 이쁜 여자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용서가 된다는 건 아니다.
이마리처럼 세상 사는 법에 익숙해진 여자가,
무심결에, 자신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거다.

이마리처럼, 자신의 매력을 잘 아는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매력을 전략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심을 계속해서 “들켜버린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스럽다.

5.물론, 정우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마리의 숨겨진 모습 중 일부를 알고 있다.

그는 마리의 불행했던 과거도 기억하고 있고,
현재 마리의 불편한 고충 또한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마리의 사랑스러움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우진의 눈에 비치는 이마리의 사랑스러움보다,
김철수의 눈을 통해 보게 되는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이
더 큰 것이 문제다.

김철수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만 보이는 마리의 표정을 보았다.
김철수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만 보이는 마리의 행동을 보았다.
김철수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적극적이면서 동시에 소극적인,
사랑에 당당하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치를 끊임없이 보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냥 너그럽고 무방비적인,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알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마리를 보았다.
비록, 김철수는 그런 마리의 의도를 처음부터 제대로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김철수가 본 이마리의 모습은,
정우진이 볼 수 있는 것 이상이었으며,.
정우진이 결코 볼 수 없는, 이마리의 모습이다.
동시에,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이마리의 모습이다.

6. 결국, 이쯤 되면, 김철수의 주요 역할 중의 하나가,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을
시청자들에게 일깨워주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철수만이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을 가장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동시에, 이 모든 상황들은, 시청자들이 이마리와 김철수의 사랑을
반드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얘네들이 잘되야,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을 계속해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김철수에게는 다른 중요한 과제들도 갖고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김철수는 사랑하는 법에 대해, 그리고 그를 통해 성장하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요 과제 뿐만 아니라,
김철수가 떠안고 있는, 숨겨진 비밀 임무는…
바로, 그가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을 밝혀내는 것이다.

7. 글을 쓰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내가 지금 이마리에게 심하게 빠졌구나…
하지만, 좋다.

같은 여자로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도, 같은 인간으로서,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톡톡 튀면서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무방비 상태가 되는,
수줍어 하면서도, 한발 내딛어야 할 때에는, 주저않고 발을 내딛는,
사랑 앞에서는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앞서는,
닮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인생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덧글 1)
이마리는 내 머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인간과는 거리가 있지만,
내 마음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이 아닐까 싶다.

(덧글 2)

철수의 여친이 나쁜 여자는 아니다. 좋은 여자이고, 괜찮은 여자다.
그런데, 이마리에게 푹 빠져 있는 지금, 그녀는 나의 적이다. =.=
(이 유아틱한 이분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덧글 3) 8회 엔딩, 철수가 드디어 넘어오다.
태극기라도 휘날리면서, 대한독립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리야, 고생했다!

(덧글 4)위의 캡쳐 사진은, 마리가 철수 여동생 병원에서 철수에게 "오늘 들어와요?"라고 뜬금없이 묻는 씬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씬은 걸작이다.

요즘 여러사이트 블로그에서 스타의연인에 대한 좋은글들이
정말 많이 올라와서 방송과는 별도로 하나하나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염^^
다들 어쩜 그렇게 글들을 잘 쓰시는지 부럽기도 하고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넘~아까워서
스타의연인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펌..........해왔어염^*^
물론 검색해서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못보시는 분들을 위해 글모음을 오늘부터 가져올께염!!
앞으로 많이 즐감 해주세염^^(염염~~남용하게 되지만 입에 착착 붙어염^^)

댓글 '2'

★벼리★

2009.01.09 20:57:06

이마리는 현재 우리 시대의 여성상을 많이 반영한 캐릭터 라고 생각해요
이전의 참고 참았던 과거의 한국 여성상과는 다르게 감정을표출하는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그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것 같아요
우결의 서인영처럼 좋게 혹은 밉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반면,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캐릭터처럼 솔직해서 다수의 호감을 사는 방법도 있는거죠. 이마리는 당연히 후자예요.
이러한 저의 논리에 따르면, 이마리는 대한민국의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거든요??
(남자인 철수도 마찬가지구요. 오작가님 분석 많이 하시고 드라마 쓰신듯 ^^)
시청률은 보통 어머니, 아버지들이 많이 쥐고 계시지만
사회적 이펙트나 이슈를 만들어내고 소비의 핵심은 젊은이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으니, 스연이 끝날때 쯤이면, 이마리는 정말 모두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되어 있을 거예요 (라고 믿습니다 ^^;;;)

코스(W.M)

2009.01.09 22:53:02

"정우진의 눈에 비치는 이마리의 사랑스러움보다,
김철수의 눈을 통해 보게 되는 이마리의 사랑스러움이 더 큰 것이 문제다."
절대공감하는 부분입니다...마리철수의 사랑의 힘인거죠!!!!!!!!!!
요즘은 이곳저곳에서 윗글과 같은 글을 찾아 읽는재미가 쏠쏠하니..살맛납니다.^^
벼리님 믿음에....든든함에 어깨 힘줘봅니다~~!! 글 쓰신분 좋은글 모음을
시작 해 주신 지우사랑님..복 받으실꺼예염~~!!^^ 감사해요..지우시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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