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없이 쓰는 세 번째 글...

조회 수 3031 2002.10.21 23:00:12
토미
     왠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저마다 애잔하고 누추한 기억의
     서랍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아가는 법이다.
     막상 열어 보면 으레 하찮고 대수롭지 않은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 있을 것이지만
     그 서랍의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서랍 속의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 사랑 추억의 잡동사니들까지를 함께 소중히 하고
     또 이해해주는 일 아닐까.
     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임철우'의 장편소설 <등대 아래서 휘파람>中에서 골라 본 구절인데... 가을이 되니 위의 구절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낮에 '이지연'님에게 추천할 만한 책과 이 가을에 읽을만한 책도 고를 겸해서 어린 조카와 같이 서점에 가는 길에 본 시집에 눈에 띄는 詩가 있어 옮겨 적어봅니다.

     그리움에 지치거든 - 오세영 -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모금의 물
     기다림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 아래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이지연'님께서 지난번에 제 글에 답하는 글을 달아주시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작은 책 한 권을 소개해달라고 하시기에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작가 '구효서'의 추억이 깃든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입니다.

  먼저 이 책을 소개하자면...

  '구효서'의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흑백 사진과 작가의 구수한 입담이 투박한 그릇에 밥과 갖가지 봄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잘 비벼낸 것처럼 맛깔스럽게 버무려진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화도 시골 마을 가난한 집에서 막둥이쯤으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그와 함께 했던 사물들을 징검다리 삼아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야기 중간 중간 약간은 생소한 쓰임새에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 의미를 어림잡을 수 있는 우리말을 보노라면 친한 옛 친구를 간만에 만난 듯 반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쟁통에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친정집에 풀로 만든 죽 한 그릇이라도 보내주려고 큰 딸을 시켜 물동이에 몰래 날라내던 어머니(「물동이」 중에서), 움푹한 자기에 맑은 물이 들어있고 게다가 뚜껑까지 있는 것을 보고는 시지 않도록 김치를 띄워 놓았던 가겟집 할머니(「양변기」 중에서), 텔레비전 전원을 켜려고 논에 물을 대던 발동기를 집 앞마당까지 날라 오던 동네 사람들(「텔레비전」 중에서),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되어서 대학에 입학하고도 망설이는 아들에게 말없이 입학선물을 사주시던 아버지(「시계」 중에서), 희고 깨끗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그 위에 그림을 그리다 그 허기를 채우지 못해 집을 나가 떠돌던 누나(「종이」 중에서), 김치 대신 싸온 오징어포 반찬을 뺏어먹겠다고 싸우던 친구들(「도시락」 중에서)……

  작가 '구효서'가 들려주는 오랜 기억 속 이야기들이 그 시절 누구에게나 일어났을 법한 것인데다, 이야기 속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나도 밤새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이들이어서 더욱 구수한 뒷맛을 남기게 합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늘 종이에 '허기졌던' 작가가 이제 '사이버라는 종이는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자랑하듯 얘기하는 것처럼, 기억이라는 것도 마치 인터넷과 같은 것이어서 일렬로 이어지기보다는 이것에서 저것으로 갑자기 튀어 넘어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못 위에 던진 작은 돌맹이 하나가 많은 파문을 일으키며 퍼져 가는 것처럼 '구효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책을 덮고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대학입시를 보는 추운 겨울날 시험이 끝나는 그 늦은 시간까지 시험 보는 자식의 교실 앞에서 떨며 숨죽이며 기도하시던 아버지... 늦게 깨웠다고 투정 부리느라 놓고 간 도시락을 챙겨 들고 오셔서는 교실 문 앞에서 손짓하시던 어머니... 오빠와 동생을 위해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공부를 접고 상고에 진학하여 뒤늦게 대학에 간 여동생... 성질 급한 형 때문에 항상 뒤치다꺼리하기 바빠했던 남동생...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고, 사람이 사람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득한 일인지를 느끼게 해 준 그 사람... 수업이 파한 후 뒷산에 모여 해질 때까지 구슬치기며, 딱지치기 놀이, 그리고 과수원 서리를 하던 친구들... 소풍날 수줍게 팔짱 끼고 사진을 찍는 저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주시던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

  오래된 앨범을 꺼내 정리하듯 저의 지난 인생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 무엇, 이것이 <인생은 지나간다>가 선사하는 즐거움이자 매력일 것입니다.

  책의 구절을 일부 소개하자면...

  글머리에
  다 알다시피 영화는 원래 소리가 없던, 움직이는 그림이었거나 사진이었다. 편집이 없던 시절에는 그나마도 무언극을 그림으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했다. 소리는 물론이고 장면변화와 클로즈업도 없었다. 색깔이 생기고 서라운딩 사운드가 생기고 공간비약과 세부확대가 가능해진 것이 요즘의 영화다. 장차는 바람과 구름과 비를 맞을 수 있고, 기온을 느낄 수 있으며, 냄새가지 맡게 된단다.
  기억이라는 것도 그렇다. 기억은 색깔과 소리와 냄새도 없이 깊고 어두운 두뇌 한 귀퉁이에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저장되어 있을 뿐이다. 그것을 밝은 빛 아래 꺼내어 놓아야만 비로소 색깔과 소리와 냄새가 서서히 재생되는데, 이처럼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 행위를 추억이라 한다.

  일단 추억이 발동되면 정지되었던 그림이 움직이고 거기에 천연의 숨결들이 마구 되살아나기 시작하는데, 그 속도는 시네마스코프에 걸린 1백년 이상의 시간을 단 1분으로 압축한 것만큼이나 빠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거를 추억할 때, '파노라마처럼'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표를 사서 영화관 문엘 들어서야 하듯, 과거를 추억하려 무언가를 통과해야만 한다. 책이며 거울이며 주전자들이 다 과거로 들어가는 통로인 셈이다. 똑같은 광화문일지라도 바깥 세상의 그것과 영화 속의 그것이 다르듯,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여진 시계와 펜은 기억 속의 시계와 펜과는 다르다. 현실 속의 사물들은 기억 속 사물을 헤집어 내는 도구요 계기요 통로일 뿐이다.

  우리들의 시각이라는 것. 그 밖의 오감이라는 것. 그것은 아주 작긴 해도 분명한 물적 입자이다. 몸에서 발사된 그것이 책과 재떨이와 담배에 부딪쳐 돌아올 때는 나름대로의 색깔과 냄새와 음향들을 묻혀 오게 되고, 그것은 시신경과 청신경과 후신경에 접수되면서 전기/화학적 신호로 바뀌며, 대뇌피질은 이것을 저장한다. 몸에서 생명이 다 빠져나가 뇌가 아주 죽기 전에는 기억은 이처럼 수많은 작은 알갱이들로 살아 비축되어 있다.

  그것들은 지금 이 시각, 여전히 쏘아 내는 시각입자와 기타 오감의 입자들에 자극되어 언제라도 재생하려 꿈틀거리고 있다. 동일한 크기와 모양과 기능의 현재 사물은 영락없이 과거의 유사한 사물을 환기시키기 마련이다. 이토록 현재의 사물들은 과거의 사물들과 끝없이 대조 대비되며 기억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정보를 교환/저장하는 숨가뿐 교류를 반복한다. 도처에 과거로 들어가는 문들 투성이다.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영화관들이 도처에 놓인 셈이다. 눈앞에 보이는 라디오, 젓가락, 사진 ,도시락, 의자, 물동이들은 과거로 들어가는 현재의 활성창인 셈이다.

  그것들은 또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먼 미래에, 오늘을 기억할, '백 투더 퓨쳐'인 것이다. 우리 곁에 널려있는, 많은 사소한 사물들, 그러나 그것들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중층적 정보로 가득 차 있을뿐더러, 생명과 존재가 연출하는 '삶'의 충실한 반영자며 증거물이다. 사물들에서 느껴지는 어머니의 숨결은 결코 옛것이거나 흔적으로서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의 내 삶을 여전히 충동하고 위로하며 고양하는 실재다. 모든 게 귀하고, 소중할 뿐이다.

  --- page.글머리

  그 날 나는 현관 옆에 있는 화장실이란 곳에서 양변기를 보았는데 결국 오줌을 누지 못하고 누님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꾹꾹 참았다. 누님 집에 오자마자 변소로 달려갔다 온 나를 보고 누님이 물었다.
  '왜 거기서 누지 않고?'
  '그 속에 뭔가가 있었어.'
  내가 말했다.
  '누가 물을 내리지 않았었나 보지?'
  누님이 말했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었다. 똥이 아니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나도 알지 못했다. 나중에 누님으로부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들어 알게 되었다. 누님이 웃으며 말했다.
  '가겟집 할머니가 갖다 놓은 김치였댄다. 김치가 맛있다고 했더니 그 할머니가 당신네 집 김치를 덜어 살짝 갖다 놓은 거래. 시지 말라고 물에 띄워 놓은 거지...'

  --- page.33∼34

  심지어 사랑에 빠진 사람 중에는 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 상대를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상대라고 믿고 있었던 사람은 거울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그 거울에 비친 자신마저 자신이 아닐 때 우리가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니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는 유래와 종족을 알 수 없는 숱한 왕자나 숱한 공주만을 보고 사는 건 아닌지.

  ---page.68∼69

  햇살이 천천히 천천히 방문턱 위로 숨가쁘게 내려앉으면서 장독대 주변의 자줏빛 과꽃과 맨드라미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각각의 나이를 가진 여럿의 어린 내가 방안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녔던 것처럼, 장독대 주변엔 어느새 계절과는 상관없이 어린 날 내가 보았던 모든 꽃들이 아우성치며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윽고 장독대는 빨갛고 노랗고 흰 꽃들로 가득 들어찼다. 온통 꽃천지였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숨이 막혔다. 아침볕이 내 이마와 어깨 위에 떨어져 내렸다. 눈이 부셨고 어깨가 따뜻해졌다. 순간, 어디선가 뎅, 하는 괘종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시계소리는 그치지 않고 열 번을 쳤다. 눈이 부셔선지는 몰라도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 page.114

  책
  나는 어렸을 때 교과서 이외의 책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학교에도 도서실이라는 게 따로 없었다. 복도를 막아 만든 자료실이라는 데에 동화책이 70권쯤 있었을 것이다. 읽으려고 맘만 먹었다면 그거나마 읽었겠지만 도무지 책을 읽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분위기를 탓할 것도 없이, 솔직히 말해 나는 책 읽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랬는데도 나는 책이 많은 내 아이들보다 더 많은 걸 안다. 아이들은 작약과 모란과 양귀비를 구분할 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제비꽃 중에도 서울제비꽃과 낚시제비꽃과 콩제비꽃, 아욱제비꽃, 왜주걱제비꽃, 남산제비꽃, 호접제비꽃, 동근잎제비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잘도 구분한다…

  책은 보지 않았지만 내게는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게 다 책이 아니었던가 싶다. 사실 책에 등장하는 게 다 뭐란 말인가. 세상의 것들이 책에 실리는 것 아니던가. 책을 통해 세상을 보든 세상을 통해 책의 것을 이해하든 그게 그거 아닐는지.

  ---page.117∼118

  셋째 누님은 내가 열 세살쯤 되었을 때 이미 고향집을 떠났다. 그때 누님 나이가 열여덟이었을 것이다. 큰 누님이나 둘째 누님이 열여덟이었을 때는 서울이란 게 없었을 것이다. 말로만 듣는 곳이었지 여자 혼자 '다녀올 수 있는 곳'이거나 '가서 살 곳'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도시에서 셋째 누나 정도쯤 되는 처녀들을 필요로 할 때였다. 하나둘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갔다. 서울로 간 동네 누나들은 명절 때면 두 팔 가득 뭔가를 싸들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들의 머리 모양이며 옷차림이 큰 구경거리였다.

  하지만 누나는 서울로 갔으되 공단으로 가지 않았다. '그림 그리는 집'으로 갔다. 누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다. 만화 그리는 집에 기거하며 나중엔 진짜로 누님 이름의 만화책이 나오기까지 했었다.

  그렇게 떠난 누나는 좀처럼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가 서울로 올라갔을 때는 옆집 남자와 이미 연애 중이었다. 그런데 그 옆집 남자가 갑자기 부산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누나는 부산에서 결혼해 거기서 살아야만 했다. 결혼생활이 원만치 못했다. 누나는 부산을 뛰쳐나왔지만 친정엔 오지 않고 혼자서 바람처럼 살았다.

  내 소설 <도라지꽃 누님>에도 썼지만 그 누님은 이제 저 횡성의 농가 하나를 얻어 잘 꾸며 놓고 산다. 도라지를 심고 거둔다. 이처럼 그 누나는 내게서 가장 멀고 아득한 존재였다. 그런데 어째서 언제나 가까이 있었던 것처럼 여겨지는 걸까.

  종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page.154∼155

  볼 게 많고 들을 게 많고 할 게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텔레비전도 라디오도 없었던 시절이라 하여 영 삭막하고 재미없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머리 속으로 그리는 세상이 더 아름답고 신기하고 행복했던 것은 아닌지.

  ---page.175

  밖의 공기가 차갑습니다.
  뜨거운 커피가 담겨져 있는 찻잔의 겉을 만져보지만, 한기寒氣가 가시지를 않습니다.
  아무래도 날씨가 초겨울로 접어드는 모양입니다.
  여기에 오시는 모든 이들이 이 계절에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럼... 쉬세요.


댓글 '3'

sunny지우

2002.10.21 23:17:28

토미님 ! 구효서의 `인생은 지나간다', 현실속이 사물들이 과거로 들어가는 활성창이되어 과거를 재생시키고 ,옛것의 흔적은 현재의 삶을 충동하고 위로하며 고양하는 실재라는 , 귀하고 소중하다는 말 너무 공감이 갑니다. 님도 감기조심 하세요.

이지연

2002.10.21 23:21:04

토미님 넘 감사해요..저 "구효서"님의 글 꼭 읽고 감상문 써야겠죠?.... 글재주가 없어서리 잘 쓸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토미님 근데 이 고마움 뭘로 보답해야지요?...

바다보물

2002.10.22 08:11:00

토미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맨날 컴만 붙들고 사니 큰일이에요 님글 보면서 반성도 하는데...그게 잘 안되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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