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붙잡아서라도...

조회 수 3019 2002.06.04 23:19:12
토미
  법륜 스님의 <금강경 이야기>中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여자의 몸에 손을 대지 말라는 계율 때문에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인 여자를
     그냥 두고 지나칠 수 있는가?
     우선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이
     중요함을 알아야지 그때
     계율의 형식이 다가와선 안된다.
     몸의 어느 부위라도 붙잡아
     뭍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계를 지킨 도리에 이른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곳을 붙잡아서라도, 어떤 것을 내어 주고서라도 사람을 일단 살려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살려내야 할 때 살려내지 않으면 잃어버린 생명은 영영 다시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중하다는 것을 느껴야 할 때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면...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도 잃게 됩니다.

     오늘 하루 종일을 쓸쓸하게 지냈다.
     쓸쓸함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무엇이 나를 그토록 쓸쓸하게 만드는 것일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 아닐까요? 우울한 날도 있고
     즐거운 날도 있게 마련이죠. 아니, 지까꼬 씨의 경우는
     곁에 연인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죠."

     오늘밤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분다.
     유리창이 흔들린다.

  이제는 고인이故人이 되어버린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의 <겨울 장미>라는 소설의 첫 구절입니다.
  쓸쓸함! 말만 들어도 추워집니다. 춥고 아팠던 순간들이 되살아나게 합니다. 그러나 그 쓸쓸함도 누군가 옆에만 있어주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마름이 물을 찾게 하듯, 쓸쓸함은 잊혀진 제 사람을 다시 찾게 합니다. 그만큼 더 귀하고 소중해진 제 사람을...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의 <겨울 장미>中에 또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가장 작은 손가락이 아프니까 엄지손가락도 아프다.
     가운데 손가락까지 아프다.
     그래서 다섯 손가락이 다 아프다."

  소설에서 인용한 일본 대중가요의 가사 일부입니다. 아픔도 전염이 되는 거 같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가슴도, 머리도, 온 몸이 아프니까 말입니다.
  반대로 기쁨, 사랑, 희망도 금방 전염이 됩니다. 맑은 물방울 하나가 천 리를 가고, 촛불 하나가 백 리 길 산야(山野)를 밝히듯 말입니다.

  낮에 수자원공사水資源公社에 다니는 친구가 찾아와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식사하는 사람들의 숟가락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숟가락을 드는데
     어제는 누가 이것을 사용했을까?
     누구의 입에 들어갔던 것일까?
     사용한 자국도 없이
     잘 씻기고 반짝반짝 닦여서
     얇은 종이에 싸여 있지만,
     어느 누구라도 입과 입을 연결시키며
     우리들 모두 한솥밥 나눠 먹는
     형제들로 만들고 싶어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아닌가!

     오늘 따라
     밥을 뜨는 내 숟가락에는
     봄 햇살 같은 훈훈한 사랑과 그 냄새가
     입맛을 돋우는 것이었다.

  박일의 <숟가락>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전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먹는 것 때문에 고생해 본 적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지금도 이 땅에는 굶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말입니다.

  김석준의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中에 나오는 글이... 지금 저에게 주의를 줍니다.
  좋은 밤 되세요.

            말의 힘

     경솔한 말 한 마디가 싸움에 불붙이고
     잔인한 말 한 마디가 인생을 파괴하고
     독설의 말 한 마디가 미움을 싹틔우고
     폭언의 말 한 마디가 때려서 죽게 한다.

     온유한 말 한 마디가 장애를 제거하고
     즐거운 말 한 마디가 하루를 밝게 하고
     때맞춘 말 한 마디가 고민을 줄여주고
     사랑의 말 한 마디가 화해와 축복 준다.

  p.s. 본선 첫 게임에서 한국이 폴란드를 2골 차이로 이겼습니다.
  이제 앞으로 한국에게 몇 게임이 남아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큰 부상 없이 잘 해나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이 땅의 사람들을... 이 땅의 문화를... 개고기를 먹는 음식문화까지도 세계인들에게 바로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왜곡되지도, 더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의 이 땅의 느낌을 그들에게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이번에 골을 넣은 황선홍도, 유상철도 그리고 종료되기 전에 게임에 나와 경고를 받은 차두리도... 무엇보다도 지켜보는 저를 울컥 눈물짓게 한 드라마를 연출한 모두가 참 자랑스럽네요.


댓글 '3'

김문형

2002.06.04 23:22:14

토미니. 저도 너무 열심히 해서 부상당할까 얼마나 조바심 났는지 몰라요. 오늘 밤은 정말이지 흥분되서 잠이오지 않을것 같아요. 토미님도 건강하시죠?

아린

2002.06.04 23:26:40

맞아요..골을 넣은사람뿐만 아니라 모든선수들에게 똑같이 박수를 짝짝짝~~~~~

세실

2002.06.04 23:44:10

미우라아야꼬 오랫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옛날에 빙점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요오꼬 역을 울 지우님이 하면 참 어울릴것같아요. 토미님도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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