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도 면도하는 남자...

조회 수 3004 2002.04.23 02:21:11
토미
  일요일과 월요일을 소비하여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한 권은 지금 제가 적을 콘라트 로렌츠(Konrad Z. Lorenz)의 <솔로몬의 반지>이고, 또 한 권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입니다.

  그러면 로렌츠의 <솔로몬의 반지>를 적어보겠습니다.

  동물이 등장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시는 분이 우리 주위에는 꽤 많습니다.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제가 TV에 눈을 고정시키고 넋을 놓은 채 그런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는 것은 단순히 재롱떠는 동물들의 모습이 귀여워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등장하는 수많은 픽션들이 제아무리 재능 있는 작가가 뼈를 깎는 고통으로 빚어낸 창조물이라 할지라도, 수백·수천만 년의 시간 속에 다듬어져 정교해진 생명의 드라마와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콘라트 로렌츠(Konrad Z. Lorenz)의 <솔로몬의 반지>를 읽으면서 저는 또 다시 경이로운 자연의 드라마에 푹 빠져 웃다가 감탄하다 코끝이 찡해지곤 했습니다. 비교행동학의 창시자이며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에 빛나는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천부적인 과학적 재능만큼이나 뛰어난 글솜씨로 은밀하게 그들끼리 소통해온 동물의 세계에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안에 있는 내용을 보며 감탄을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풀어내는 동물 이야기가 너무나도 인간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콘라트가 가장 아꼈던 동물 중의 하나인 갈가마귀의 세계는 그야말로 인간의 그것과 가깝습니다. 오직 생존과 종족의 번식만을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동물의 삶이 이렇게 다채롭고 흥미진진할 줄이야! 이들 세계에서 벌어지는 몇 가지 사건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 보겠습니다.

  사랑... 단체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조류는 자기와 같은 종(種)의 이성(異性)과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단지 예민한 성장기에 가장 친근했던 존재를 연정의 대상으로 택하고 평생을 쫓아다닙니다. 어떤 갈가마귀는 모이를 주던 가정부와 사랑에 빠져 수 킬로나 떨어진 그녀의 집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동물원에서 거북이와 한 방을 쓰게 된 숫공작은 평생 동안 그 거북이 앞에서만 자신의 휘황찬란한 날개를 활짝 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암공작과 함께 있어도 그는 절대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연대... 하루는 동물학자가 물에 젖은 검은 수영복을 손에 들고 있다가 갈가마귀의 집단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색깔이 검더라도 카메라와 같은 딱딱한 물건을 들고 있으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즉, 갈가마귀는 자신의 종족과 비슷하게 생긴 물체가 침략자의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하고는 모두 달려들어 '깍깍' 소리를 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반응은 맹수나 맹금에게 공격당한 동료를 공동으로 방어하고, 가능하면 구출하고, 구출하지 못하면 약탈물을 먹고 즐기는 것을 방해하여 다음부터는 갈가마귀를 사냥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불륜... 갈가마귀는 세상에 나온 첫해에 약혼자를 정하고, 이듬해에 교미를 하여 이후 수십 년에 이르는 생존기간동안 서로 붙어 다니는 금슬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미 배우자가 정해진 갈가마귀가 파트너를 바꾸는 경우가 동물학자에 의해 딱 한번 목격되었습니다. 그것은 한 마리의 암갈가마귀가 집요하게 한 커플을 방해하고 수컷 짝을 유혹한 결과였습니다. 원래 파트너였던 암컷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기세를 잃어갔고, 수컷은 점점 새로운 암컷에게 정을 주는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불륜으로 맺어진 새로운 갈가마귀 한 쌍은 어느 날 밤 집단을 이탈하여 도주해버렸습니다. 두 가지 감정의 충돌로 인한 정신적 갈등이란 인간에게도 그렇지만 갈가마귀에게도 괴로운 일이었던 것입니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애정과 질투, 유희와 모험, 정복과 굴욕, 충성과 배반 등 인간사에나 등장할 법한 극적인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저자는 경쾌한 문체와 직접 그린 펜화, 그리고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 모든 것들을 매력적으로 버무려 놓았습니다. 그의 이야기에 취해 정신 없이 책을 읽다보면 한 가지 의문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싸우고, 정복하고, 서열을 매기고, 이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동물들에게도 그러하듯) 본능이고 순리인가? 아니면 '인간'이기 때문에 버려야 할 동물적인 습성이 아직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뿐인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본문의 일부를 적어보겠습니다... 되도록 쉽고 이해하기 편한 부분을 골랐는데 또 모르겠습니다. 님들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지도.

     솔로몬의 반지 -본문 123p ∼ 129p

  솔로몬 왕은 짐승, 새, 물고기, 벌레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도 역시 그렇게 할 수 있다. 솔로몬처럼 모든 동물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내가 잘 아는 몇몇 동물과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모든 동물과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나는 솔로몬보다 못하지만, 솔로몬처럼 마법의 반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낫다.

  솔로몬은 반지 없이는 가장 친한 동물의 말도 결코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반지를 버리고 난 후부터 동물 세계에 대한 그의 마음은 딱딱해지기까지 했던 것이다. 솔로몬은 나이팅게일이 그에게 그의 999명의 아니 가운데 한 사람이 젊은 사내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사실을 밀고했을 때 분노하여 마법의 반지를 집어 던져 버렸던 것이다. 이렇게 비트만은 <성자와 동물들>이라는 멋진 전설 작품 속에서 솔로몬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솔로몬은 대단히 현명했거나 아니면 대단히 우둔했을 것이다. 나 개인으로서는 동물과 사귀는 데 마법의 반지를 사용했다는 것을 어쨌든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살아 있는 존재는 마술이나 요술이 없이도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즉 진실의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진짜 마술사는 시인이다. 그런데 자연에 있어서의 진실은 시인이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더 아름답다.

  몇몇 동물의 '어휘'를 이해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은 못 된다. 우리들의 육체적 능력으로 동물적 표현이 가능하고, 그리고 동물이 우리와 접촉을 가질 용의가 있는 한 우리가 동물에게 말을 거는 것은 가능하다. 그럴 때에 우리는 내 친구 알프레트 자이츠가 한 것처럼 말을 혼동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어느 여름날, 도나우 강변에서 회색기러기에 대한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다. 물과 버드나무와 갈대로 이루어진 처녀지(處女地)를 우리들은 아주 천천히 움직여 가고 있었다. 우리는 열세 마리의 어린 청둥오리와 아홉 마리의 어린 회색기러기의 전진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그들은 길게 일렬로 종대를 이루어 우리 뒤에서 헤엄쳐 오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에 도달했다. 그 곳은 알프레트가 촬영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그는 즉시 촬영을 위한 준비에 몰두했다. 전체 작업을 학술적인 입장에서 지휘하는 것이 내 임무였지만 이 순간에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나는 물 가운데 있는 조그만 섬의 풀 위에 앉아 있었다. 알프레트는 배에까지 차 오르는 물 속에 들어가 카메라를 가지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햇볕은 따뜻하고 잠자리는 윙윙거리고, 개구리들은 개굴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만 잠이 들었고 알프레트가 오리를 향해 욕지거리를 퍼붓는 소리를 먼 꿈나라에서 듣고 있었다.

  그 오리들은 자꾸만 시야 속으로 들어와 촬영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일어나서 오리들을 딴 곳으로 끌어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잠을 뿌리치려고 애쓰는 동안에 나는 알프레트가 갑자기 흥분된 음성으로 소리지르는 것을 들었다. "랑랑랑랑 랑...... 아, 그게 아니지...... 꽥꽥, 꽥꽥, 꽥꽥......" 그는 처음 오리에게 말을 하면서 회색 기러기의 말투를 쓰는 실수를 범했다. 그 때문에 말을 바꿀 때 쓴 '아, 그게 아니지?'란 말이 어찌나 우습게 들렸는지 모른다.

  우리 인간이 '언어'라고 부르는 그런 성격의 '언어'를 동물들은 가지고 있지 않다. 사회적인 생활을 하는 비교적 고등의 동물인 갈가마귀나 회색기러기 같은 동물의 개체는 표현 동작과 소리로 된 의사 표시의 전체 신호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 의사 표시의 신호를 보내는 능력과, 이 신호를 바르게 이해하고 대답하는 능력도 다 선천적인 것이다. 많은 관찰과 실험의 결과로 확인된 이런 사실은, 외견상 사람의 언어와 비슷한 동물의 '의사 소통 수단'이 실제 사람의 것과는 상당히 다름을 인식하게 해준다.

  그리고 동물이 소리나 기타 온갖 표현을 통해 동료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의식적 의도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는 사람의 언어와는 더욱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게 된다. 또한 혼자 떨어져 자란 회색기러기, 청둥오리, 갈가마귀도 기분에 따라 스스로 온갖 신호들을 보낸다. 그런 동작은 아주 자동적으로 그리고 기계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인간의 언어와는 분명 닮은 점이 없는 것이다.

  인간에게도 자동적으로 어떤 기분을 전달하는 몸짓이 있다. 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 다른 사람도 하품을 하게 된다. 물론 하품과 같은 몸짓은 쉽사리 눈에 띄고 비교적 강한 자극이라, 그것이 가져오는 효과는 우리가 쉽게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어떤 기분을 전달하기 위해서 하품처럼 그렇게 거칠고 분명한 몸짓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와 정반대다. 의도적인 관찰에서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극히 섬세하고 미미한 표현 동작을 통해 인간은 타인에게 자기의 기분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감정과 정서를 무의식적으로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의 감관(感官)은 인간의 발달사만큼 오래되었다. 인간의 언어가 발달하는 데 반비례하여 그 감관은 퇴화하여 왔음에 틀림없다. 인간은 지금 그때 그때의 기분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표정이나 동작을 반드시 취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말로써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가마귀나 개들은 상대가 무엇을 하려는지 '표정을 읽어서' 알아차린다. 그러므로 사회 생활을 하는 비교적 고등의 동물에 있어서는 기분 전달의 기관이 인간에 있어서보다 훨씬 더 발달되고 특수화되어 있다. 동물이 내는 모든 소리, 예컨대 갈가마귀의 '캬'나 '큐우' 같은 소리, 또는 회색기러기의 여러 음절과 소수 음절로 된 기분 표현의 소리 같은 것은 인간의 언어와는 사뭇 다르고, 결국 하품이나 이마를 찡그리는 것 또는 미소 등과 같은 기분 표현의 수단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므로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선천적으로 표현되고 이해되는 내용이라 하겠다. '동물 언어'의 '말'이란 이를테면 감탄사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이 무의식적인 몸짓에 수많은 뉘앙스를 부여할 수는 있지만, 어떠한 명배우도 몸짓만으로는 회색기러기가 표현하는 것처럼 걸어가겠다든가 날아가겠다는 뜻을 표현할 수 없고, 갈가마귀가 표현하는 것처럼 집에 돌아가자거나 더 날아보자는 뜻을 표현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동물의 송신 장치는 인간의 것보다 훨씬 능률적이고 수신 장치도 마찬가지다. 이 장치는 상당수의 각각 다른 신호를 구별해서 보낼 수 있고, 서로 비슷한 신호를 혼동시키지 않는 데에 인간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인간에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미미한 신호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동물의 능력은 대단하다 하겠다.

  땅바닥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갈가마귀 무리 중의 한 마리가 옆에 있는 나뭇가지에 올라가 털을 다듬으려고 날아오르는 경우에, 그 무리 중의 누구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제법 먼 거리를 날아가기 위하여 날아오르면, 그가 '캬' 같은 소리 하나 내지 않았는데도, 그의 '권위'의 정도에 따라 그의 배우자 또는 그 무리의 상당수가 따라서 날아오른다.

  이런 경우에 대단히 훌륭한 까마귀 전문가는 미세한 신호의 뜻을 까마귀에 가까울 정도로 잘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 동물의 신호를 이해하는 데는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 개의 수신 장치는 성능에 있어서 우리들의 것을 훨씬 능가한다. 충성스러운 개가 주인이 열망하던 산책에 자기를 데리고 가려는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에겐 흥미 없는 목적을 가지고 방을 떠나려 하는지를 무섭도록 정확하게 알아낸다는 사실은 개를 전문적으로 길러 본 사람이면 다 알 것이다. 상당수의 개는 이보다 더한 일을 할 수 있다.

  내가 지금 기르고 있는 개의 몇 대 조모가 되는 셰퍼드 '티토'는 텔레파시적인 방법으로 누가 언제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가 그런 사람들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그러나 확고하게 무는 것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권위주의적인 연장자들이 나와의 토론에서 '도대체, 넌 아직 애송이야'하는 식의 자세를 취할 때는 특히 위험했다. 낯선 사람이 그런 자세를 취했다 하면 그의 손은 놀라서 금방 엉덩이께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 곳은 물론 티토가 벌을 내린 곳이었다. 그 개가 테이블 아래 앉아 있을 때도 그런 일이 어김없이 일어나는 것은 나에게도 아주 불가사의한 것이었다. 그런 경우에 티토는 사람들의 얼굴과 태도를 전혀 볼 수 없다. 누가 누구와 이야기하며, 누가 나의 의견대립자인지를 그 개는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가끔, 저녁 무렵에도 면도를 한다.
     예를 들면 저녁 콘서트에 간다든가
     좀 중요한 사람과 식사를 한다든가 하는 경우다.

     저녁 무렵의 면도는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어서
     "자, 지금부터 외출이다"하는 마음가짐이 새로워진다.
     적어도 아침 면도 같은 그저 의무적이고
     습관적인 행위는 아니다. 거기에는
     하나의 살아있는 실감같은 것이 있다.

  아침 면도는 출근을 위하여!
  오후 면도는 또 다른 외출을 위하여!
  진짜 멋쟁이는 오후에도 면도하는 남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를 두 번 사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남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지금 자야겠습니다.
  부모님이 흔들어 깨우는 다섯 시에 일어나려면 말입니다.
  그럼... 푹 쉬세요.


댓글 '1'

밥통

2002.04.23 07:07:37

토미님,이렇게 긴글을,,정말 잘 읽었고요,,정말 여기오니 좋은 글도 읽고 참 좋습니다,,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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