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김태희, 연기공부부터 해라

조회 수 3028 2003.12.28 19:24:33
동감
김태희, 연기공부부터 해라  
배국남의 연예문화탐험기

*김태희여, 그대는 연기력에 대한 공부와 노력을 먼저 하라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이나 신인들이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그리고 대중에게 연기자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지망생이나 신인들은 출연의 기회조차 잡지 못하거나 대중의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연예계를 떠난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SBS 일일 드라마 '흥부네 박 터졌네' 와 미니 시리즈'천국의 계단'에서 주연으로 나서는 김태희는 대단한 행운(?)이다. 그녀가 드라마 '스크린' 으로 연기자로서 대중과 처음 만났을 때 언론은 인터뷰 기사에 한결같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아무튼 김태희는 화려한 조명 속에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첫 출연작에 주연에 캐스팅 되는 행운 속에 데뷔해 눈길을 끌었다. 거기에 '질투' '국희' '황금시대'로 잘 알려진 이승렬PD의 작품이라는 점도 김태희에게 관심을 모으게 했다.

이 드라마에서 김태희의 대사가 서투르고 표정 연기가 농밀하지 못했으나 일부는 첫 출연하는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아 넘겼지만 상당수는 그녀의 연기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대중은 신인과 스타를 구분하지 않고 프로 연기자로서 능수 능란한 연기를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요즘 '흥부네 박 터졌네' 와 '대장금'에 이어 시청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천국의 계단'의 김태희의 연기를 보면서 이제 더 이상 신인이라고 해서 연기력 부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상황이다.

요즘 연기를 못해도, 노래를 못해도 어차피 엔터테이너 시대인데 괜찮지 않나 라는 안이한 생각과 비판의 부재가 연기 못하는 탤런트, 배우를 양산하고 가창력 부재의 가수를 쏟아내는 척박한 대중문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리 이미지 조작의 스타와 어설픈 만능 엔터테이너가 설치는 대중문화계지만 그래도 연기자에게 연기력이 생명이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먼저 미국 CBS 방송이 매년 50대 스타를 발표하면서 스타의 선정 기준으로 네 가지 요건을 제시한다. 이것을 먼저 말하면서 김태희의 연기 스타일과 연기력을 비판하고자 한다. CBS는 스타의 자질로서 가장 중요시하고 가중치를 두는 것이 연기력이다. 다음이 끼, 대중성(인기), 그리고 외모이다.

'천국의 계단'에서 김태희가 연기해 내는 유리라는 캐릭터는 드라마 기획의도에서 밝힌 대로 남들 앞에서 착하고 반듯하게 배려할 줄 아는 천사표 인냥 행세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는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승부욕의 소유자이다. 이중적인 악녀의 캐릭터인 셈이다.

하지만 김태희가 드러내는 유리는 악녀의 이중성은 찾을 수 없다. 더욱이 악녀 캐릭터는 착한 캐릭터보다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겠다는 개연성을 높여 주어야 하는데 김태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김태희가 유리를 표출하는 것은 단 세 가지 연기패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눈 치켜 뜨기, 소리 지르기, 액션 크게 하기이다. 이로 인해 살아 있는 유리가 아니라 박제된 유리가 됐다. 트렌디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등장하는 선악의 대결에서 보이는 악녀의 전형적인 연기패턴 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연기력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천국의 계단'에서 극중 상황과 극적 전개,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는데도 김태희가 드러내는 유리는 미묘한 심리 변화나 내면의 파동 없이 일관된 모습이다. 그래서 6회분의 유리나 8회분의 유리나 변화가 없어 이 때문에 건전지로 동일하게 작동되는 인형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연기자에게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철저히 극본 속의 캐릭터에 자신을 맞추는 타입과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표현하는 유형이다. 둘 다 자신의 캐릭터 분석에 대한 노력, 캐릭터와 유사한 사람들의 경험과 행태에 대한 관찰과 자신의 성격과 경험의 융합, 지속적인 대사와 표정 연기의 연습 등이 요구된다.

연기자가 결코 배역 속에서 자신을 잊어버려서는 안되며 연기를 타인의 관찰이나 전통적인 기술에 기초해야한다는 디드로의 연기론을 따르든 아니면 연기자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로 가능한 완전히 살아야하며 연기자가 내면적으로 어떻게 느끼는가에 연기를 기초해야한다는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연기론을 따르든 김태희의 현재의 연기는 부족하기만 하다.

20~30년을 연기를 해 온 많은 중견 연기자들이 새 작품을 들어가면서 새 캐릭터를 만들어 낼 때 긴장하며 수십번 극본을 읽고 또 읽는 철저함을 보인다. 이런 노력이 있기에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고 대중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다.

진부하고 상투적인 캐릭터를 드러내는 데에는 김태희의 능력과 시간의 한계도 있겠지만 결국 노력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능수 능란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나 탤런트들도 겹치기 출연을 기피한다. 한 작품의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태희는 벌써부터 일일극과 미니 시리즈의 겹치다. 대중의 인기보다 연기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한다.

김태희는 앞으로 진정한 연기자로 살아가려 한다면 현재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연기력에서의 문제점에 보완 없이는 힘들다. 그것이 당장의 대중의 환호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은 배우는 캐릭터의 내적 확신과 지식을 브라운관을 가로질러 전달하며 시청자의 의식속으로 직접 전달한다. 김태희가 그런 좋은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스타'의 저자 애드가 모랭의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다. "신인은 자신의 몸매를 보여주려 하지만 스타는 자신의 영혼을 보여주려 한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

ⓒ[자스민플래닝 12/28 08:36]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5'

눈팅

2003.12.28 19:45:54

"신인은 자신의 몸매를 보여주려 하지만 스타는 자신의 영혼을 보여주려 한다."
이 부분이 연기자들에게는 필요한거같네요..
저도 김태희님 천계 앞 프로에 나오는 걸 보고 프로정신이 없다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동감합니다.

코스

2003.12.28 23:43:46

앞으로 연기 공부를 하시겠지요..^^

바사인

2003.12.29 01:39:02

이 글에 동감하는데요. 김태희님의 스크린때의 연기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왠지 연기가 악역으로는 어설퍼보여서 좀 아쉽네요.. 이전의 악역연기자들과 비교해보면요...

달맞이꽃

2003.12.29 07:24:30

태희씨 ..
연기하면 내노라 하는 선배 연기자들과 작품을 함께 해서 많은 도움이 될줄 믿어요 .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폭 넓은 연기자가 되길 바랍니다 .

빅버드

2003.12.29 09:50:32

저도 동감이네요. 이중성격이라기보다는 큰소리치는고, 눈을 치켜뜨기만 했지 내면연기가 좀 부족하죠.
하지만 신인이니 좀 봐주게 되네요. 점점 나아지겠죠. 노력하는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네요 학벌이 아닌 진정한 연기자로, 능력있는 사람이길 태희씨 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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