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없이 쓰는 두 번째 글...

조회 수 3276 2002.10.21 05:23:50
토미
     사랑하는가
     사랑한다면
     천 번 고백하고
     천 번 기도하라

  '채바다'의 <그래도 그대는 행복하다>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천 번 고백하라는 것은 끝없이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말로, 몸으로, 마음으로, 행동으로 말입니다.
  천 번 기도하라는 것은 끝없이 씻어주고 덮어주라는 뜻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와 허물을 말입니다.

  가을이 되니 더 생각이 나는 詩가 있습니다.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 김기만 -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 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어제 저녁에 어머니와 동생과 같이 할인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들른 비디오 대여점에서 대여한 '미술관 옆 동물원'의 대사가 자꾸 귀에서 울립니다.

     철수 : 넌 사랑을 언제나 머리 속으로만 해.
     그게 다라고 여기고 자기 생각에만 빠져 있으니까
     언제나 그 모양인 거야.

     철수 : 넌 너 이외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살아가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춘희 : 그럼! 요즘 사람들 사랑은 같은 음악을 듣더라도
     각자 이어폰을 끼고 듣는 꼴 같아.
     조금은 이기적이고 또 조금은 개인적이고
     왠지 뭔가 자기가 갖고 있는 걸 다 내주지 않는 ...

     춘희 : 사랑이란 게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건 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버릴 수 있는 건 줄 몰랐어.

  시일이 많이 지나서 다시 빌려보는 비디오지만 언제 봐도 새롭습니다.
  특히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느 여배우의 모습이 인상깊게 다가오고 말입니다.

  새벽공기가 무척 차갑습니다.
  부모님과 기관지가 약한 남동생, 그리고 어린 두 조카가 감기에나 걸리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이 앞서는 새벽입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힘찬 월요일 아침이 되세요.


댓글 '7'

달맞이꽃

2002.10.21 06:40:31

정말 힘찬 월요일 입니다 ,토미님 ,, 바람이 차군요 ,감기 조심하시고 ,,한주도 열심히 각자 자리에서 홧팅 하자구요 ,,자주 보게 되니 무척 기뻐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

바다보물

2002.10.21 07:25:12

토미님 말씀대로 바람이 차네요 그래서 우린 겨울연가를 그리워 하겠지요.....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지연

2002.10.21 09:50:34

요즘 자주뵈니 참 좋네요.... 겨울같은 가을이라 더 스산한것도 같고... 군고구마가 생각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세실

2002.10.21 12:30:14

사랑은 생활속에서 학습해야하는데..때로 느낌 보다 표현이 부족해서 상대방을 외롭게하나봅니다. 토미님도 건강하게 지내길^^

찔레꽃

2002.10.21 13:13:32

저두... 미술관 옆 동물원 나오는 춘희와 철수의 대사가 잊혀지지 않는답니다...심은하를 위한 심은하의 의한 영화였죠...

운영자 미혜

2002.10.21 17:13:41

토미님이 돌아오셨구나..ㅎㅎ 저번에 글읽고 인사 할려 했눈데 기회를 놓쳤지 뭐예용..그동안 잘 지내셨져?? 자주뵈니 좋으네요..저의 텅빈 마음에 하나하나 차곡히 쌓여가게 해주는 글들...고맙습니다^^ 토미님도 건강한 한주 보내세요...

코스

2002.10.21 17:41:34

깊어가는 가을이라서 그런지 우리 모두 사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돼는 것 같애요.토미님 글을 읽으며 기억나는 글이 있어요.[캐런 킹스턴--아무것도 못버리는 사람]에서 사랑과 두려움은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다.두려움 때문에 집착하는 것은 사랑이 스며들 공간을 막아서고 있다.그것을 버려야 더 많은 사랑이 햇살처럼 쏟아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린 사랑을 하면 두려움에 마음을 조금은 빼앗기는거 같애요.토미님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글 잘읽었어요.오늘도 내일도 내내..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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