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조회 수 3211 2002.05.07 17:17:07
앨피네
비가 오는 오늘, 책장에 꽂아 있는 '무소유'를 폈습니다..
오랫만에 다시 읽어보는 글귀 글귀 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그 글귀 중에 법정스님이 어린왕자를 읽고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4통(?)을 모은 단락이 있습니다.그 중 3번째 글을 적어드릴께요..
어수선한 분위기의 스타지우에서 계시는 스타지우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몇자 적어드립니다..

************
영혼의 모음
-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3

어린왕자!
너는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꽃인 줄 알았다가,
그 꽃과 같은 많은 장미를 보고 실망한 나머지 풀밭에 엎드려 울었었지?
그때에 여우가 나타나 '길들인다'는 말을 가르쳐 주었어.
그건 너무 잊혀진 말이라고 하면서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라고.
길들이기 전에는 서로가 아직은 몇 천 몇 만의 흔해빠진 비슷한 존재에 불과하여 아쉽거나 그립지도 않지만, 길을 들이게 되면 이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고 만다는 거야.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돋은 것 처럼 환해질 거야.
난 어느 발소리하고도 다른 발소리를 알게 될 거다.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이 되어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거야."

그리고 이 여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밀밭이, 어린왕자의 머리가 금빛이라는 이 한가지 사실때문에,
황금빛이 감도는 밀을 보면 그리워지고 밀받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토록 절절한 '관계'가 오늘의 인간 촌락에서는 퇴색해 버렸다.
서로를 이해와 타산으로 이용하려 들거든. 정말 각박한 세상이다.
나와 너의 관계가 없어지고 만거야. '나'는 나고 '너'는 너로 끊어지고 말았어.
이와 같이 뿔뿔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에 나와 너는 더욱 외로워질 수 밖에 없는거야.
인간관계가 회복되려면, '나','너' 사이에 '와'가 개재되어야 해. 그래야만 '우리'가 될 수 있어.
다시 네 동무인 여우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 시간조차 없어지고 말았어. 다 만들어 놓은 물건을 가게에서 사면되니까.
하지만 친구를 팔아주는 장사꾼이란 없으므로 사람들은 친구가 없게 됐단다.
친구가 갖고 싶거든 날 길들여!"

길들인다는 뜻을 알아차린 어린 왕자 너는 네가 그 장미 꽃을 위해 보낸 시간때문에 네 장미 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임을 알고 이렇게 말한다.

"내 장미 꽃 하나만으로 수천 수만의 장미 꽃을 당하고도 남아.
그건 내가 물을 준 꽃이니까. 내가 고깔을 씌어주고 병풍으로 바람을 막아준 꽃이니까.
내가 벌레를 잡아준 것이 그 장미꽃이었으니까.
그리고 원망하는 소리나 자랑하는 말이나 혹은 점잖게 있는 것까지도
다 들어준 것이 그 꽃이었으니까. 그건 내 장미 꽃이니까."

그러면서 자기를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자기가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너는 네 장미꽃에 대해서 책임이 있어!"
"사람들은 특급 열차를 잡아타지만, 무얼 찾아가는지를 몰라."

그렇다. 현대인은 바쁘게 살고 있다. 시간에

댓글 '2'

하얀사랑

2002.05.07 19:16:46

앨피네언니 ~~ 노래두 내가 넘 좋아하는 거고...글도..어쩜...비내리는 이 저녁..이 글 읽고 왜 눈물이나지... 수많은 사람중에 우리가 사랑이에요~ 하고 첨으로 그 마음을 준 이 곳 과 지우언니 그리고 스타지우 가족들....길들여진다는 말이 전 참 좋아요~~~ 가끔은,,,,아주 가끔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너에게 길들여졌어,,,,라는 말이 듣고싶다~

jwsarang

2002.05.08 04:16:28

앨피네님 좋은 글 감사해요. 절절한 관계..... 자랑도 원망도 다 들어준 그대에 대한 책임이라... 그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만 길들이려하지는 않았나요... 그리고는 내게 기대려고할때는 슬쩍 피하려고 하지는 않았는 지 ... 길들인다는 것 간단한 것이 아닌데도 쉅게 생각하고 서로 상처주는 일 없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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