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조회 수 3085 2002.02.21 18:19:38
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

멀쩡한 남편과 자식을 둔 딸 프리다가 무일푼 대학생, 그것도 6살 아래 DH 로렌스와
줄행랑을 치려고 하자 아버지는 탄식한다.

얘야 이게 무슨 일이냐? 넌 분별 있는 내 딸인데… 딸은 반문한다.

아버지는 단 한번도 최고의 순간을 느낀 적이 없지요?…
사랑합니다 유진(최지우)은 사랑해야 하는 남자인 약혼자 상혁(박용하)을 뒤로하고,
첫 사랑 준상(배용준)을 꼭 닮은 민형(배용준)에게 고백하고야 만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것은 사랑의 출발이 아니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는 시인의 외로움으로
평생을 견디는 일이다.

영화의 대박조건이 스타출연, 서울지역 스크린수 확보, 입소문이라면 드라마는
대본.

시청률 높이기에 기여하는 비율은 작가 40%, 스타 30%, 연출 20%, 촬영 등이 10%다.
이유는 텔레비전은 비익명적인 일상 환경에서 수용되고, 시청의 유동성이 허용되어
시청자의 몰입이 근본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효과적인 서스펜스가 넘치는 플롯, 고도의 액션, 호화찬란한
스펙터클이 드라마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일상의 평범하고 친근한 이야기들이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다.

스타들이 일일 드라마를 기피하는 이유도 그렇다.
제작기간이 긴 탓에 시청자의 집중력이 떨어져 반짝 인기를 기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청률 30%만 되면 예상되는 5억이 넘는 광고수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KBS 20부작 미니시리즈 겨울연가가 30, 40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드라마 부문 시청률 1위에 올랐다.

겨울연가의 작가 김은희는 "원래 10대 후반이나 20대를 겨냥한 드라마인데 30대
이후가 즐겨 본다"며 "환상처럼 나타난 첫사랑이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이유는 첫 사랑에 대한 집착이
아닌가 싶다.

그와의 사랑이 최고 고수와의 사랑일거라는 환상 때문인 듯 하다.
그런 환상적인 첫사랑이, 죽었다는 첫 사랑이 어느 날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겨울연가의 갈등은 이렇게 시작된다.

웃음소리가 해맑은 미혼인 서른살의 작가는 "처음 쓰는 대본이고 대학동기와 함께
하는 작업이다"며 "결말에는 준상과 유진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일상을 함께 하는 내 아내는 사랑하는 사람일까.
사랑해야 하는 사람일까.

드라마를 보면서 숨 죽여 묻는다.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댓글 '2'

순수지우

2002.02.21 18:22:46

작가의 마지막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내겠다는 말이겠져?^^

아린

2002.02.21 18:26:13

결말에 둘이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글을 읽는 순간 넘 기뻐 소름이 쫙 돋은것 같네요...제발 부탁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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