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을 막 읽기 시작했을 무렵....
나의 첫 사랑은 인어공주였습니다.
인어공주와 함께라면 두려운 물 속에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런 느낌이 그때는 사랑인 줄 알았나 봅니다.
하지만....
삼일 후 동화책 속의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후에 해피엔딩으로 재구성되어 나온 인어공주을 읽었지만
그건 이미 나에게 인어공주가 아니었습니다.
그 후로도 지금까지 난 수백 종류의 인어공주를 봤습니다.
그러나 처음과 같은 인어공주는 없었습니다.
2003년 1월... 제 기억속의 인어공주를 찾아
인어공주의 나라..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동화의 나라 덴마크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에는
어릴 적 추억을 찾아온 많은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 곳은...
동화의 주인공을 만들어 낸 도시답게
온 도시가 동화와도 같습니다.
작고 아담한 집들
꼬불 꼬불한 골목길...
사람의 냄새가 나는 활기찬 시장...
그 속에서 저 또한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봅니다.
안데르센을 만나고 인어공주를 찾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우연히 얘기 나누게 된 덴마크인이 말해주더군요.
너무나 작고 초라한 인어공주 동상에 실망할꺼라구..
하지만....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물거품이 되었던 소녀를 기억합니다.
동경과 눈물뿐인 날들조차
행복했던 소녀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내 모든 것을 잃어도 아깝지 않은
당신의 인어공주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희생했던
소녀를 닮은 당신에게...
기억해 주세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던말...
나는 당신을 위한...
또 하나의 동화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