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를 기억하나요?

조회 수 3018 2002.10.15 10:34:18
아린맘
어제부터 게시판에 핑크빛이 가득하네요.....
서울정모에는 저도 꼭 함께했으면 하네요....너무 부러운거 있죠?? ㅠㅠ


어제밤엔 아린이도 조금 일찍 잠들고...저도 일찍 자려다가 갑자기 러브레터라는 비디오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케 얻은 비디오가 여러개 있거든요...그중 러브레터가 저를 마구 이끌더군요
아린이가 갓태어났을때 볼때는 중간중간 아린이 보느라..조금은 건성건성 봤었거든요
물론 그때도 가슴이 짠했지만요


어제 다시만난 러브레터는 여주인공이 유진과 너무도 닮았답니다...
울듯말듯한 표정이며......짧은 커트머리의....자꾸만 유진이와 겹쳐지는 모습에 더 맘이 아프더군요
일본이름은 왜케 외어지지가 않는지...ㅠㅠ 여배우가 일인이역으로 나오는데..
목소리도 틀리고...연기를 참 잘한다 느껴졌습니다..

처음 애인을 조난으로 잃고...그의 졸업앨범을 보던 그녀는
그가 너무도 그리워...그시절의 주소로 편지를 보냅니다..
시나리오가 정말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반엔 동명이인의 여학생이 있던거였죠
그여자가 그녀의 편지를 받게됩니다...

처음엔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였습니다...원래 너무 어두운 느낌은 별로라서요
그러나 편지를 통해......그의 중학교시절의 얘기들이 나오면서 전 몰입하게 됐습니다

후지이 이츠카.............
소년과 소녀의 이름............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만화에서나 나올법직한 이쁜소년과 이쁜소녀
화면 하나하나 참 예쁘다 하면서 봤습니다

그녀의 애인이 자신을 좋아하게 된것이 자신이 그소녀와 닮았기 때문이라 느껴
자꾸만 소년시절의 그의맘을 알아보려 편지는 오고가게 됩니다...

그러면서...꼭꼭 숨겨놓고 꺼내보지 못했던 후지이이츠카는 그시절의
기억들을 꺼내보게 됩니다...
마지막에 책한권이 나오는데....그책 제목이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입니다...
어쩜 너무 아파서 차마 꺼내볼수 없었던 잃어버린 시간들을 그녀는 찾게되는거겠죠?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에피소드처럼 편지를 통해 얘기됩니다...
대사도 많지 않지만...장면장면 소년과 소녀의 감정이 잘 전달되더군요
서로는 느끼지 못하지만...보는이로 하여금 둘의 감정이 느껴져
맘이 괜히 짠해졌습니다...물론 후지이 이츠카는 아직도 그의 죽음을 모르고 있죠
그저 여자친구가 그의 어린시절을 궁굼해하는가보다 생각할뿐이랍니다..

같은이름으로 인하여 함께 하게된 도서부장
둘은 그렇게 하교후..도서관에서 함께 있게됩니다...
커튼에 바람에 날리며...창가에 기대어 서있던 소년의 모습이
겨울연가의 자전거를 타던 황금색 장면과 오버랩되기도 했답니다
소년과 소녀의 서로를 보일듯말듯 훔쳐보는 장면들...

그소년은 도서관에서 아무도 읽지않는 책만 빌려가곤했답니다...
소녀가 이유를 물어봅니다
아무이름도 쓰여있지 않는곳에 후지이 이츠카라는 이름을 적은 카드를 보여주죠..
소녀는 소년이 바보같다 말합니다..

후지이 이츠카는 그와의 추억을 사진으로 찍어달라는 그녀의 부탁으로 학교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곤 선생님을 만나 도서반엘 들르게 되죠..
선생님이 그녀의 이름을 후배들에게 소개하자...후배들은 키득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도서반에서의 후지이이츠카라는 이름이 적힌 카드찾기가 유행이란 얘기를 합니다..
왜 그렇게 이름을 적었냐는 말에 그녀는 그건 자기가 적은게 아니라 남자애가 적은거라 말합니다..
후배중 한여학생이 말하죠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나보다구요...그렇게 이름을 적으니까요"

후지이 이츠카는 그 남자애의 이름이라는 얘기를 하려하지만 기회가 되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전...선생님이 그녀에게 소년 후지이 이츠카의 죽음에 대해 얘기를 해줍니다
감기가 걸렸던 그녀는 고열로 쓰러지게 됩니다...그의 죽음이 그녀에게 어떤아픔이었을까요?

러브레터에서 유명한 장면이 있죠?
하얀 눈이 뒤덮인 그가 있는 산에서...잘지내냐고? 자기는 잘 지냈다고 소리치던 장면이요
처음 볼때 제가 놓친 장면이었더군요..
전 애인이 소리지르던것만 떠올랐는데 말이죠
어제 보니 고열로 쓰러진 병원에서 후지이 이츠카또한 누워서 자그맣게 말하더군요...
잘지내냐고? 자기는 잘 지내고 있다고요?
아마 처음 그의 애인에게서 편지를 받고서부터..너무도 물어보고싶었던 인사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또 과거의 얘기가 나옵니다...
소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셔..학교를 쉬던날...초인종이 울립니다
나가보면 소년이 서있죠...서로 학교에 갔을거란 생각에 보고 놀랍니다
그리곤 아버지의 죽음을 뒤늦게 알고 소년 수줍게 조의를 표합니다
그때 소녀..그런소년의 모습에 환하게 웃더군요
아마...그소년은 그때의 소녀의 웃음을 오래도록 기억했을거 같았습니다..
아니...어쩜 산에서 조난을 당해 생을 마감할때 또한 그소녀가 떠오른게 아니었을까요?

소년은 그녀에게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란 책의 반납을 부탁합니다...
그게 둘의 마지막 만남이었죠
소녀가 학교에 나오던날...그의 자리엔 국화꽃이 꽃병에 꽂혀 놓여져있었습니다
소녀 놀라지만 이내 친구들의 장난이라고 말하죠..그리곤..뒤이어
소년의 전학에 대해 말해줍니다.....

소녀....놀란표정도 잠시...갑자기...꽃병을 집어 바닥에 던져버립니다..
그리곤.....교실을 나가버리죠...
결코 좋아한다는 말한마디 나오지 않고...소녀의 심정에 대한 대사하나 나오지 않았지만
그장면 하나로 소녀가 얼마나 소년을 좋아했는지 느껴지더군요
자신에게 아무말도 없이 떠난 소년에 대한 원망이 어쩜 소녀의 기억에서
소년을 잃어버리게 만들었겠죠....아니 어쩜 계속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잊을수가 없답니다....출근길에서도 자꾸만 떠올라...눈물이 날것만 같았으니까요
그렇게 애인에게 전해주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낸후...다시 후지이이츠카가 보냈던 편지는 그녀에게 다시 전해집니다..
애인의 편지와 함께요

당신의 추억이니 당신이 간직하라구요...
그리곤 추신으로 말합니다..

"그가 도서카드에 썼던 이름은 그의 이름이었을까요? 전 자꾸만 당신의 이름을 쓴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후지이이츠카...무슨뜻일까 하는생각을 합니다...

그리곤 몇일후 후지이 이츠카는 애인에게 다시 편지를 쓰고있습니다...컴퓨터를 통해서...
그리곤 그녀에게 얘기하듯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그에 대해서 너무도 중요한걸 찾았다고요
도서반의 후배여학생들이 그녀를 찾아왔다구요
후배들이 그녀에게 전해주는건 소년대신 반납했던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란 책이었습니다..
그리곤 카드를 꺼내보라 말하죠
그곳엔 역시 후지이이츠카란 이름이 적여있습니다..
후배들은 카드의 뒷면을 보라고 조릅니다

그녀가 카드의 돌려 뒷면을 봤을때..우선 여배우의 얼굴만이 보입니다...
아...뭔가를 깨달은듯한...슬프고도 행복한표정........
가슴이 툭하고 떨어지는 그런느낌...정말 잘 표현했단 생각이 듭니다
그 카드의 뒷면에 소녀의 얼굴이 그려져있습니다...
소년이 좋아했던 소녀의 얼굴말이죠.....
그녀 어쩔줄을 몰라하며...눈물을 글썽거립니다...




그리곤 마지막 대사가 나옵니다

"이편지는 보내지 못할거 같습니다....너무 가슴이 아파서요.........."


정말 안보신분들이 있다면...다시 보시라고 전해드리고 싶었답니다...
결코 눈물을 지어짜내는 그런슬픔이 아닌...색다른 슬픔이 내내 아릿하게 느껴지는 그런영화랍니다
지우가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찍었으면 좋겠네요...
하얗게 눈이 쌓인 겨울날...전 다시한번 보려구요
문득 우리나라에서 요즘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과 너무도 비교가 되더군요
이렇게 가슴을 울릴수 있는 영화에서 지우를 꼭 만나길 바래봅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러브레터의 주제곡중 A Winter Story 라는 곡입니다
이곡은 첫사랑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곡 전체에 순수함이 배어나오게 하려고 8살짜리 어린이가 연주한 것이라네요..

추신 : 영화의 감동으로 전 지금 웹서핑을 하고있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해할수 없었던 부분이 하나 있었거든요
         남자는 죽기전에 자신이 좋아하지 않던 가수의 노래를 부르면서 죽었다고 하거든요
         그 노래제목이 '푸른 산호초"랍니다
         근데..그부분의 해석이 어느홈에 올려져있네요..또..울컥 ㅠㅠ
         노래가사중 " 나의 사랑을 남풍에 실어보내리."의 그 지방은 바로 여자 후지이 이츠키가 살던
        오타르 지방으로 가는 바람이라고 합니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그는 못다이룬 사랑이 있는
        그곳의 후지이 이츠카를 떠올리며 눈을 감은거네요...



댓글 '12'

이영진

2002.10.15 11:02:57

예전에 볼때도 감동이였는데 다시 그 감동에 젖어들어 봅니다... 요즘은 영화한편 보기가 왜그리도 힘든지... 아린님, 친구라 불러주니 넘 좋네요.. 그럼 아린 친구 오늘 하루 즐거이 보내기를 바랍니다

눈팅팬

2002.10.15 11:35:37

아린님...저도 지우가 이런 마음을 울리는 영화에 출연하기를 바래봅니다..늘 지우안에서 행복하세요...

찔레곷

2002.10.15 12:14:08

눈이 오면 생각나는 명장면들이 있죠...러브레터에서두 손으로 나팔만들어서 잘 지내느냐는 장면은 다 기억하리라 생각되네요... 님의 글로인해 그 때 같이 영화를 봤던 친구가 생각나 안부전화해야겠네요. 글 잘읽구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명이

2002.10.15 13:05:20

나카야마 미호...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일본 배우입니다.. 극장에서 세번이나 봤었죠;; 저도 vcd로 소장하고 있답니다. ost도요... 한번씩 비가 오거나... 뭔가 기억 하고 싶다거나 할때 한번씩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라기 보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눈에 고이는 그 순간까지의 기분의 영화랄까요? 언니의 글을 읽으니.. 오늘 다시 한번 더 보고싶은데요~잘보았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아린맘

2002.10.15 13:38:55

명이야..맞어..눈물이 떨어지는 느낌이 아닌...눈에 고이는 그순간까지의 기분....넘 동감하다...오늘은 이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만 싶어지는 하루가 될거 같아...

소나기

2002.10.15 14:21:48

푸른산호초의 노랫말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다시 맘이 짠해지네요. ㅠ.ㅠ 이른새벽에 히로코가 그가 잠들어 있는 산을 향해 울면서 외치는 그 장면에선 저도 주인공과 함께 소리내어 울었었죠.이영화 본후 일본 영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다음으로 본 영화가 러브레터의 감독인 이와이 슈운지의 "4월의 이야기" 였었죠.여주인공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호기심 어린 수줍음으로 새로운 도시와 학교 또 그 밖에 낯선 모든 것과 만나는 잔잔한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청순한 여주인공의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네요. 바람에 휘날리는 수많은 벚꽃들도.. ㅎㅎ 아린님.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달맞이꽃

2002.10.15 15:27:07

작년인가,신라에 달밤을 극장에서 정식으로 본게 몇년만에 본 영화 였단다 ,,나두 극장 앞에서 군밤 까 먹으며 팦콘 먹으며 줄 서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언제 인지도 까마득 하구나 후후후~~간만이구나 ,잘 지냈니? 요즘 감기 무섭다고 하는데 감기 조심하고 ,,늦은 오후 편안하게 지내렴

sunny지우

2002.10.15 19:44:14

러브레터, 언니는 못 보았단다. 아린이를 통해서 지금 감상하고 있단다. 고마워 , 아린이의 훌륭한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구나, 늘 좋은 글과 작품으로 기쁨을 주기를...

페드라

2002.10.15 22:06:56

아린님, 오랜만이에요. '러브레터' DVD로 3번 봤는데 겨울연가와 너무 흡사하죠. 맑고 깨끗한 느낌이랑 1인 2역, 눈 등등... 죽은 후지이이츠키가 사랑했던 사람이 오타나베가 아니라 살아있는 후지이이츠키였었죠? '오겡끼 데스까?' 마지막 와타나베가 후지이이츠키가 죽은 산을 향해 안타깝게 외치면서 그를 마음에서 보내는 장면에서 마음에 아릿한 아픔이 느껴지더군요. 참 깨끗한 영화였지요. 아린님, 항상 행복하시길...

김문형

2002.10.15 22:16:07

아린아. 아린이는 영화를 참 좋아하는구나. 바쁜 시간 쪼개서 보고 이렇게 글도 올리고... 언니도 좋아하는데 말처럼 쉽게 영화를 볼수있는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구나. 편안한 밤 되길...

온유

2002.10.15 22:31:54

아린님 정성들여 쓴글 잘 읽었습니다..좋은꿈 꾸세요

anne

2002.10.16 00:01:44

아린님, 아린님 글을 읽고 너무너무 놀랬습니다..저도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 사진을 볼 때마다 겨울연가의 지우언니를 닮았다는 생각 정말 많이 했거든요..게다가 이 음악..A Winter Story는 제가 러브레터의 OST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거든요..특히 마지막에 달리는 듯 바이올린 소리가 커지는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같은 느낌으로 보신 분이 계시다는 거 그리고 그 분이 아린님이란 게 참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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