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별을 찾아서
이승하
취해서 귀가하는 어느 밤이 온다면
집에 당도하기 전에 꼭 한번
하늘을 보아라
별이 있느냐
별이 한두개 밖에 없는 도회지의 하늘이건
별이 지천으로 돋아난
여행지의 하늘이건
뼈아픈 별 몇이서
너를 찾고 있을 테니
그별에게 눈 맞춘 다음에야
너는 벨을 눌러야 한다
잠이 들어야 한다
아들아
천상의 별을 찾는다고 네 발 밑에서
지렁이나 개미가 죽게 하지 말기를
통증을 느끼는 것들을 가엾어 하지 않는다면
네 목숨의 값어치는 그 미물과 같지
아들아 네 등뒤로 떨어지며
무수히 죽어간 별똥별의 이름은 없어
뼈아픈 별이기에
영원히 반짝이지 않는단다
아무 소리도 없이
무슨 신호도 없이
등뒤로 철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깜짝 놀라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배를 매보는 일은
이 세상에서 참으로 드문 경험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와 닿는다
사랑은
우연히 호젓한 부둣가에 앉아 있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그리고 그 근처의 물결까지도 함께
매어 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