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특집] 여성 스크린스타, 로맨틱코미디 여왕대결


‘한국의 멕 라이언은 나!’ 로맨틱코미디는 사랑얘기는 좋지만 무겁고 우울해지는 것은 질색인 젊은여성관객들에게 ‘딱’인 장르다.멕 라이언이나 줄리아 로버츠,샌드라 불록등의 높은 인기도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의 힘이 크다.

어떤 이유든 관객이외면하면 존재가치를 상실하는 게 영화라는 점에서 로맨틱코미디는 팬에게성큼 다가가고 싶은 배우들에게는 유혹일 수 밖에 없다.상쾌하고 유쾌한 ‘코미디 상자’에 담긴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를 모른 체하기란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을 외면하기보다 더 어려우니까 말이다.

조폭 소재의 액션영화에 밀리던 로맨틱 코미디가 올들어 활기를 띄면서 스크린 여성스타들이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자리를 놓고 뜨거운 연기경쟁을 펼친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신은경,‘서프라이즈’의 이요원 김민희,‘피아노치는 대통령’의 최지우,‘휘파람 공주’의 김현수 등이 먼저 출사표를 내밀었다.또 현재 시나리오 작업중인 ‘신데렐라’(가제)나 ‘미녀는 괴로워’,‘영어 완전정복’ 등이 곧 또다른 ‘여왕’찾기에 나선다.그런가하면 전작인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액션연기에 도전했던 전도연,패러디영화 ‘재밌는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CF스타 김정은,‘울랄라 씨스터즈’에서 주저앉고 망가지는 변신에 성공한 김민 등도 로맨틱코미디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특히 김정은은 “목표가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이라고 할만큼데뷔 때부터 이 장르에 관심을 보여왔다.

신은경의 변신은 단연 주목거리다.지난해 500만 관객을 동원한 ‘조폭마누라’에서 가위를 휘두르던 조폭이 ‘좋은 사람있으면 소개시켜줘’(모지은감독·영화세상 제작)에서는 달콤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180도 달라진다.결혼정보업체의 커플매니저 ‘효진’역을 맡은 신은경은 터프함을 훌훌 털어내고 여성스러우면서도 덜렁거리는,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한다.결혼정보업체 고객인 현수(정준호)의 짝을 찾아주는 게 효진의 임무지만 큐피드의 화살은 엉뚱하게도 효진에게 꽂힌다.헤어스타일에서 옷차림까지 차분해 진 신은경은 사랑에 빠질 준비가 충분해 보인다.

신세대스타 이요원과 김민희는 ‘서프라이즈’(김진성 감독·씨네 2000 제작)에서 신하균을 놓고 경쟁한다.12시간만에 친구의 남자친구와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에 가깝다.지난해 ‘고양이를 부탁해’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요원이 새침한 외모와 달리 ‘미술관옆 동물원’의심은하처럼 털털한 매력을 발산하고 스크린에 데뷔하는 김민희가 이에 못지않게 깜찍한 여성미를 선보인다.이요원과 김민희의 경쟁구도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줄리아 로버츠와 카메론 디아즈처럼 긴장감 넘친다.

3년만에 스크린으로 외출하는 최지우는 ‘피아노치는 대통령’(전만배 감독·씨네윌 제작)에서 선배 안성기와의 사랑에 골인한다.브라운관에서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굳혀 온 최지우가 대통령딸의 선생님으로 나와 당찬 성격으로 대통령을 마주하다 조금씩 사랑의 감정에 빠져든다.

‘울랄라 씨스터즈’의 김현수는 ‘휘파람공주’(이정황 감독·마로픽쳐스 제작)에서 상큼한 사랑을 나눈다.김정일위원장의 숨겨진 딸이 정략결혼을피해 평양예술단의 일원으로 위장해 남한을 방문했다가 소동을 겪는 줄거리로 ‘로마의 휴일’을 연상시키는 로맨틱코미디다.드라마 ‘화려한 시절’의 지성이 공주를 돕는 남한 청년으로 등장한다.

성정은기자 moir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