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조회 수 3164 2002.04.24 01:41:20
토미
  시간이 많이 늦은 지금 《스타지우》에 들어와 여러 님들이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님들이 쓰신 여러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CNN의 선임 부사장으로 있는 게일 에반스가 쓴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원제 : Play Like A Man, Win Like A Woman>입니다.

  먼저 책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금성여자, 화성 여행시 주의사항!"

  일찍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작가 존 그레이는 남자와 여자는 판이하게 다른 종(種)이므로, 연애를 할 때 서로를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으로 취급하라고 충고한 바 있습니다. 게일 에반스의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는 이와 유사한 주제를 비즈니스의 측면에 적용시킨 책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우선 존 그레이와 마찬가지로 남녀가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성장했으며 상이한 정서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어릴 때부터 남성은 오로지 승리를 위해 게임을 하지만 여성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조화와 화해를 위해서이다. 남성은 NO라는 말이 한정적인 의미의 부정이라는 걸 일찌감치 터득한 데 반해, 여성은 NO라는 말을 전면적인 패배나 거부로 받아들인다. 여성은 마음에 드는 부서나 동료들 사이에 머물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데(관계지향적), 남성은 그 사람이 누구건 상관을 안하고 또한 계속해서 게임의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 싶어한다(목적지향적). 남성은 대강의 방향만 설정되면 그것을 안다고 자신하지만, 여성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내는 경향이 있다 등등....

  이러한 이유로 비즈니스의 세계로 들어오면 여성은 몹시 불리해집니다. 비록 남성들이 의식적으로 여성을 차별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지금까지의 직장문화는 남성들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으며 또한 여전히 남성적인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즉, 직장여성들이 겪고 있는 트러블 중 상당수는 자신들과 다른 이질적인 남성문화와 그 게임의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 저자 게일 에반스의 분석입니다. 또한 미국 전체 노동력의 47%를 차지하고 있지만 기업 상위 연봉자의 3.3%만이 여성이며,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496개 기업의 CEO가 남성이라는 통계는 오늘날 비즈니스계의 아픈 현실일 뿐 아니라, 여성들이 직장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들이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씨는 비즈니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겸손이나 자기 불신은 곤란합니다.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직장생활을 개인화하는 수치가 심해져도 위험합니다.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일처리를 잘 할 수 있다면 좋은 동료라는 것을 인정하고, 개인적인 고민을 주절주절 밖으로 털어놓지 말고 조용히 처신하는 법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파리 주재원 자리를 얻기 위해 '요즘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어요.'라고 암시하면 남자 상사는 과연 나의 의도를 알아차릴까? 또한 현재 마음에 드는 일거리를 맡고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새로운 프로젝트의 착수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여성들이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처럼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입 밖으로 말을 꺼내고, 자기를 적극적으로 PR하고, 모험을 감수하고, 때로는 사기꾼이 되어야 하며, 고민을 내색하지 말고, 유머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적인 특성들까지 던져버리라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저자는 관계를 맺을 줄 아는 기술은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비결이 되기도 하며 또한 여성의 뛰어난 육감(六感)과 본능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남성의 규칙을 따르는 것은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또는 살벌하고 경쟁적인 게임 따위는 아예 참여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인 게일 에반스는 설사 그 게임에 참석하지 않거나, 스스로 룰을 만들어 가려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경기장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옳은 얘기입니다. 존 그레이 식으로 표현하면, 비즈니스에 있어서 여자는 화성이라는 남자들의 행성을 탐험하는 금성인인 셈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 중 기억나는 부분을 적어보겠습니다.

     남성은 할 수 있지만 여성은 할 수 없는 행동 다섯 가지.

  ▶남자는 울 수 있지만 여자는 그럴 수 없다. -남자가 울면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여자가 울면 눈물을 무기로 내세운다고 여긴다.

  ▶남자는 성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여성은 그럴 수 없다. -남자에게 스캔들은 별 거 아니지만 여자의 경우 해고당하거나 한직으로 내몰리는 데 연애사건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남자는 안절부절못할 수 있지만 여자는 그럴 수 없다. -손가락으로 계속 탁자를 치는 등 남자의 안절부절한 행동은 '이쯤에서 끝냅시다'는 소리 없는 메시지로 여겨지지만 여자의 그런 행동은 짜증스런 작은 습관으로 보인다.

  ▶남자는 소리칠 수 있지만 여자는 그럴 수 없다. -남자가 소리 지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여자의 분노는 자제력을 잃은 것으로 여겨진다.

  ▶남자는 추해도 되지만 여성은 그럴 수 없다. -남자의 과체중은 사회적 성공의 증표로 여겨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여자는 날씬하지 않으면 자기 절제력이 부족해 일 진행에도 문제 있는 인물로 치부된다.

  이 글을 읽는 님들의 느낌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모르고 넘어가고 묵인하는 것이 많았으니까 말입니다.
  요즘은 병원에서 일하는 제 여동생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합니다.
  남자인 제 입장으로 볼 때도 이 땅의 여성들은 참 어려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본문의 일부를 적어보겠습니다.

     여성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성공하기 위한 14가지 법칙 중에서...

  요구하라
  상황: 파리 주재원 자리가 비어있다.
  남성의 태도: 상관에게 그 자리를 자기에게 달라고 요구한다
  여성의 태도: 상관에게 요즘 불어를 배우고 있다고 암시를 한다
  해결법: 속으로만 끙끙 앓거나 암시만 해서는 아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오직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뿐이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라
  상황: 상관을 포함해서 직원 여러 명과의 회의 중
  남성의 태도: 최신 정보를 완전히 소화하고 있지 못하면서도 어떤 내용을 지적할 때마다 잘 아는 듯이 말한다.
  여성의 태도: 내용을 95퍼센트만 확신하기 때문에, 어떤 참석자보다 많이 알면서도 발표하길 계속 망설인다.
  해결법: 의견을 입 속에만 담아두면 승리는 말을 먼저 꺼낸 남자 직원에게로 돌아간다. 자신감을 가지고 발언하라.

  큰 소리로 말하라
  상황: 상관은 두 가지 짧은 프리젠테이션을 듣는 데 10분밖에 할애하지 못한다
  남성의 태도: 5분 내에 큰소리로 분명하게 보고한다
  여성의 태도: 들리지 않는 소리로 거의 15분에 걸쳐 보고한다
  해결법: 내가 말한 안건을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면 커리어는 쌓이지 않는다. 자신감 있는 태도로 말하라.

  자기를 PR하라
  상황: 사장이 월례 사무실 순회를 하고있다
  남성의 태도: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자기 소개를 하고, 최근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한다
  여성의 태도: 내가 일을 뛰어나게 처리하고 있으므로, 사장이 내가 누군지 알 거라고 믿고 사무실에 그대로 앉아 있는다.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고 생각하면서.
  해결법: 내가 얼마나 능력 있는 사람인지 PR하지 않는다면 내가 뛰어난 사람이란 걸 상관은 절대 알지 못한다. 상관에게, 새로 부임한 사장에게, 회사 회식 때 만난 다른 부서 사람에게, 사보 기자에게 나를 알려라

  고민을 내색하지 마라
  상황: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이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남성의 태도: 걱정하는 마음을 내색하지 않는다
  여성의 태도: 이러다간 준비를 못 마치겠다고 동료들에게 하소연한다
  해결법: 업무로 인한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안 된다. 꼭 고민을 털어놓아야겠거든 그 고민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지 않을 사람에게 하라.

  위임권이 없는 책임은 떠맡지 말라
  상황: 핵심부서의 실적이 나빠서 사장이 당황하고 있다
  남성의 태도: 도움을 요청 받으면, 자기에게 문제를 해결할 위임권을 주는지 사장에게 확인한다
  여성의 태도: 돕겠다고 당장 자원한다. 사장이 자기를 믿어준 것이 기쁜 나머지, 일 진행에 필요한 위임권은 요구하지 않는다.
  해결법: 그 일을 맡음으로써 이력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할 때만 나서라.

  다섯 번째 법칙인 '고민을 내색하지 마라'를 적으면서 생각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성공을 위해 밑줄 긋고 싶은 말들>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신중한 사람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과거나 현재의 자신의 불행을 토로하지 않는다.
     운명이란 원래 가장 아픈 상처만을 건드려 조롱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무관심에 화를 내어서도 안 된다.
     주변에서는 당신의 불행에 점점 쾌감을 느낄 뿐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악의는
     경쟁 상대의 약점을 폭로하고
     남의 급소를 찾아내려고 집요하게 매달린다.
     결국 치명상을 줄 때까지 결코 내버려두는 법이 없다.
     현명한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불행이나 고충을
     털어놓는다든지 동정을 구걸하지 않는다.
     남몰래 참아내면
     언젠가 고통도 사라지고
     도움의 손길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글이 길어지니 자꾸 조급해집니다.
  아무래도 이번 글은 여기에서 줄여야겠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댓글 '3'

밥통

2002.04.24 01:56:36

토미님,,글 잘 읽었고요,,요즘 책 읽을 시긴이 없어 좀 그랬는데 님 덕분에 좋은 글을 매번 읽게 되어 정말 고맙습니다..좋은 밤 되세요~^^*

우리지우

2002.04.24 08:42:25

토미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여자인지라.. 그렇구나.. 그런것을 나는 무심코 넘겼던 것을 기억합니다...스스로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는 일에 참 게을렀는데...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나는 군요... 고맙습니다..

세실

2002.04.24 08:46:42

토미님 몸은 좀 괜찮나요? 오늘 소개하신 책은 전통적인 여성관에 기초한 사고의 산물 같아요. 사실 부인할 수 없는 면들이 있긴 하지만 의례 여성은 이렇다..이래야한다..는 관념을 좀 깰 수 있었으면하고 생각합니다. 이 글 중 여성이 할 수 없는 행동 두번째 문장을 읽으니 우리 지우님이 걱정됩니다. 부디 슬기롭게 헤쳐나가야될텐데..^^ 노파심으로 거치길 바라면서...토미님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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