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어제부터 읽어서 지금에야 다 읽은 책이 있습니다.
  바바라 피즈와 앨런 피즈가 지은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원제: Why Men Don't Listen & Women can't Read Maps>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처세술에 관한 책입니다.
  같이 일하는 여자 후배가 이렇게 말하면서 저에게 권한 冊이기도 합니다.

     "오빠가 진정,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해요."

  이 책을 잠깐 소개하자면...

  왜 남자는 신문이나 TV를 볼 땐 아무것도 못 들을까? 왜 여자는 평행 주차를 그렇게 못할까? 왜 남자는 여자에게 거짓말을 하면 90% 들통이 날까? 왜 여자는 수다스럽고 남자는 과묵할까? 왜 남자는 포르노를, 여자는 로맨스를 좋아할까? 왜 남자는 섹스를 원하고 여자는 사랑을 원할까?

  이 책은 남녀의 두뇌구조, 공간지각력, 언어구조, 감성체계와 논리구조가 생리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과학적 주장을 위에 나온 것처럼 생활의 실례實例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설명하고, 남녀가 이러한 서로의 차이를 이해,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과 존중, 평화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본문의 일부를 소개하자면...

  103∼109쪽

  바바라와 앨런은 칵테일 파티에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바바라는 새로 산 드레스를 입고서 그 옷이 과연 제일 예쁜지 아닌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이윽고 마음을 좀 가라앉힌 그녀는 구두 두 켤레를 집어들었다. 하나는 파란색이고 다른 하나는 황금색이다. 이어 그녀는 남자들이라면 두려워하는 질문을 앨런에게 던진다.

  "여보, 이 드레스에 어떤 구두가 어울릴 것 같아요?"
  앨런의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는 골치 아픈 문제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을 한다.
  "아....어....당신이 좋아하는 걸로 신구려."
  그가 더듬거리면서 말한다.
  "여보, 그러지 말구요. 어떤 게 더 예뻐요?? 파란색, 황금색?"
  그녀가 초조한 목소리로 묻는다
  "황금색!"
  앨런이 마침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외친다.
  "왜요. 파란색은 마음에 안 들어요? 당신은 파란색이라면 질색이었지요. 하지만 난 많은 돈을 들여 이 구두를 샀어요. 그런데 이 구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니..."
  앨런의 어깨가 축 처진다.
  "바바라, 내 의견대로 하지 않을 거라면 도대체 왜 물어본 거요?"

  그는 문제의 해결을 요청 받아 적절히 해결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전혀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조금도 고마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바바라는 전형적인 여성의 대화법을 구사한 것이었다. 여성은 생각나는 대로 그것을 크게 말해버리는 것이다. 그녀는 이미 마음 속으로 신고 갈 구두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다. 그저 예쁘게 보인다는 확인만 얻고자 했던 것이다. 이 장에서 우리는 남녀의 의사소통 방법을 살펴보고 새로운 해결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파란색 혹은 황금색 구두' 전략

  여자가 "파란색 혹은 황금색?"하고 물어왔을 때, 남자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
  "여보, 이미 마음 속으로 고르지 않았어?"
  이런 대답을 들으면 대부분의 여자는 놀래버린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남자는 그럴 때 파란색이든 황금색이든 양자택일식의 대답을 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이런 역습에 내심 놀라면서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황금색을 신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아직 확신이 서질 않는다는 어조로 말한다. 그러나 이 경우 여자는 마음 속에서 이미 황금색으로 결정을 본 것이다.
  "왜 황금색을?"
  남자가 은근하게 물어본다.
  "내가 황금색 액세서리를 했고 또 오늘 입은 드레스에 황금 무늬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때 노련한 남자라면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와우! 정말 멋진 선택이야! 당신 너무 예뻐 보여! 정말 끝내주는군! 난 당신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좋아."
  이렇게 대화를 풀어나가면 그 날 밤의 파티는 아주 유쾌한 한때가 될 것이다.

     왜 남자들은 말주변이 없을까

  지난 수천 년의 역사를 볼 때 남자들은 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특히 여자와 비교해볼 때 말솜씨가 없다고 판명되었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보다 말을 빨리 시작한다. 세 살짜리 여자아이는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보다 두 배나 많은 어휘를 습득한다. 그리고 여자아이의 말은 100퍼센트 이해가 가능하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언어치료사를 찾아가게 되는 아이는 대부분 남자아이다. 부모들의 불평은 한결같다.
  "우리 애는 도통 말을 제대로 할 줄 몰라요."

  만약 그 남자아이에게 누나가 있다면 이러한 언어 지진은 더욱 눈에 띄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누나나 엄마가 그 아이를 대신하여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에게 "어떻게 지내니?"하고 한 번 물어 보라. 그러면 십중팔구 그의 어머니나 누나가 "얘는 잘 지내요. 고마워요, 신경 써줘서!"하고 대답할 것이다.

  이건 왜 그럴까? 왜냐하면 언어는 남자의 두뇌가 선호하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어 기능은 전적으로 좌뇌左腦의 담당인데, 남자의 두뇌에는 그 위치가 특별히 지정되어 있지는 않다. 좌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언어장애는 남자의 경우, 좌뇌의 뒤쪽에서 발생하는 반면, 여자는 주로 좌뇌의 앞쪽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남자가 말하는 순간 MRI로 두뇌 상황을 찍어보면 좌뇌 전체가 활발해지긴 하지만 특별한 언어 담당 위치가 파악되지 않는다. 이처럼 언어를 집중적으로 담당해주는 두뇌의 위치가 없다보니 남자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여자에 비해 입 속으로 중얼중얼, 발음도 시원치 않다. 대화 도중에 "으음" "에"등의 간투사間投詞(=감탄사感歎詞)를 많이 사용하고 "너는 밥을 먹었어?"라고 물어야 할 자리에서 "먹었어?"라고 간단히 말해버린다. 또 여자가 5가지의 톤(음조)을 사용하는 반면, 남자들은 겨우 3가지의 톤으로 말한다. 남자들이 함께 모여서 텔레비전으로 축구 경기를 본다면 그들은 그저 묵묵히 경기만 지켜볼 따름이다.

  "감자칩 이리로 좀 줘."
  "맥주 더 있니?"

  이것이 그들이 하는 말의 전부이다. 여자의 경우,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모인다는 것은 곧 수다를 떨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따라서 그들이 함께 보는 텔레비젼 프로는 등장인물이나 구성이 친숙한 연속극일 뿐, 살인 미스테리 같은 복잡한 드라마는 절대 아니다.

  성차性差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아마도 스포츠일 것이다. 예를 들어 농구경기가 끝난 다음, 여자 선수들이 얼마나 간단명료하고 완벽하게 경기 소감을 말하는지 관찰해 보라. 그러나 남자 선수들은 사정이 판이하다. 그들이 간신히 말하는 몇 마디도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며, 또 입술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십대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성차는 아주 뚜렷하다. 십대 딸에게 그 전날 참석했던 파티에 대해서 물어보면, 파티에서 벌어진 일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누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으며,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기분은 어땠고, 사람들이 입고 온 옷은 어땠다는 등 한없이 얘기가 흘러나올 것이다. 그러나 십대 아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에...좋았어요."라고 우물거리며 대답할 것이다.

  발렌타인 데이가 돌아오면 꽃가게 주인들은 남자들에게 '꽃으로 마음을 전하라'고 권유한다. 꽃가게 사람들은 남자가 말로써 자신의 심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점을 이용하여 활발한 판촉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남자들은 카드를 사는 것은 별로 어렵게 여기지 않는다. 단지 그 카드 안에다 무엇을 써넣을까, 그것이 고민인 것이다.

  남자들은 먹이 추적자로 진화해왔을 뿐, 의사소통자와는 거리가 멀다. 사냥은 비언어적 신호로 이루어졌고 사냥꾼은 몇 시간이고 말없이 앉아서 사냥감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남자들은 말을 하면서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지는 않는다. 현대의 남성들은 낚시를 하러 가서 여러 시간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다. 그들은 동료 낚시꾼들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길 뿐, 그런 느낌을 말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들이 함께 있으면서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자가 말이 많아지는 경우가 딱 하나 있다. 그것은 단단히 구획화된 남성 두뇌의 의사소통 경계가 허물어지는 때이다. 즉 다량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이다.

  글쎄요... 읽으면서 다 수긍이 간다고 인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저처럼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분이 있다면 읽어서 손해볼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립 체스터필드의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中에 보면 우리가 쉬이 잊고 사는 사실에 대한 주의가 나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둘 사이를 파괴하고 싶지 않으면,
     그리고 오래 지속시키고 싶으면,
     어느 정도의 예의는 필요한 법이다.

  놓치기 쉬운 것 中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워질수록, 우정과 사랑이 깊어질수록 예의가 필요합니다. 매너, 말,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함부로 대하다 보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서로 주거나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나가는 길에 신문에서 일기예보를 봐야겠습니다.
  후배가 야외에서 결혼식을 한다는데...
  날이 좋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 中에서-


댓글 '4'

바다보물

2002.04.13 07:17:35

토미님 항상 감사드려요 울 식구들 위해 좋은 글 남겨주시고... 위에 글 우리아이들이랑 상황이 넘 똑같군요 둘째인 아들녀석이 말이 너무 늦어 걱정이거든요

현경이

2002.04.13 08:46:03

저도 이 책 선물받았는데.. 제가 읽은 부분이네요.. ㅋㅋㅋ 다른 부분도 마저 읽어봐야겠어요..

흠냐~

2002.04.13 09:11:50

토미님 안녕하세요~..오늘도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즐거운 주말 되세요^^

세실

2002.04.13 10:50:55

전엔 야외결혼식하면 비나 눈이 오는 걸 걱정했는데 이젠 황사까지 신경써야되는 세상입니다. 토미님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보물님, 현굥이님, 흠냐~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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