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걸렸냐구요?
아니옵니다~
오늘 지못살 보면서 울다가 코 막혀 숨차 가슴까지 치고 이제서야 세수하고 정신차린 사람입니다.
이래서 드라마는 혼자 보는게 좋습니다. 감동이 전해져 오는대로 마음껏 울 수가 있으니까요. 사실 드라마 보면서 같이 웃는 건 쉽지만 같이 우는 건 쉽지 않으니까.
예전엔 드라마 보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스타의 연인 이후로 감정이 많이 풍부해져서 가끔 청승맞다 싶을 정도로 눈물이 날 때도 있습니다. 음... 나이가 든 탓인가요.
어쨌거나 이번 지못살은 이혼한 은재와 형우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상처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한 것 같습니다. 주례를 서 주신 은사님이 자신의 치매로 주변 사람이 힘들게 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이혼을 언급하고 그 것을 알고있는 사모님은 그렇게 떠나려는 남편이 더 힘듭니다. 은재와 형우는 어렴풋이 무언가를 느끼는 것 같죠.
공원 나무아래 의자, 치매걸린 남편과 아내가 앉아 있고 그 노부부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은재와 형우, 그리고 서로를 또 바라보고. 아, 이 장면에서 왜 눈물이 쏟아지는지. 스타의 연인에서 마리가 노부부를 바라보던 그 장면이 살짝 떠오르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 형우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은재와 참고 응어리져 있던 울음을 쏟아내는 형우를 보면서 또 울고. 집에 아무도 없었으니 다행이었죠... 누가 봤으면 초상난 줄 알았을 겁니다.
큰 사건사고 없어도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드라마...
우리가 너무 자극적인 상황설정에만 익숙해져 있지만 - 마치 급하게 떨어져 내리는 폭포만 있는 것처럼-
실제 우리 삶은 소소하고 잔잔하게 물결치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가끔씩 잔돌맹이에 부딪히기도 하고 둔턱에 막혀 갈라지기도 하고... 그래도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라고 믿으면서.
참 아름다운 드라마입니다.
(상식적인, 평균적인, 정상적인, 우리같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해서 저는 더 좋습니다.)
그나저나 코 막혀서 잠 자기가 힘들것 같군요....
준님의 글 읽고 넘 반가웠습니다.
'스연 " 동지였던 우리가 이젠 "지 못살"에 함께 울고 있었군요.
인푸루엔자 예방접종으로 약간의 감기기운 있었고
형우의 등을 토닥거려준 은재를 보면서 눈물 펑펑 쏟았네요.
감동의 눈물 흘리면서 메마른 가슴이 촉촉해 졌습니다.
노부부의 의자 씬에서 "스연"을 떠올린것 까지도 같아서
준님과 함께하는 공감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스타지우가 없었으면...어디에서 이런 회포를 풀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