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잘 보내셨어요?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냥 한번 읽어보세요.
서로 싸우다가 의견일치를 본 연인들의 대화입니다.

남자: 우리 의견이 일치해서 기뻐.
여자: 당신이 기쁘다니 나도 기뻐요.
남자: 내가 기뻐하는 걸 당신이 기뻐해서 나도 기뻐.
여자: 당신이 기뻐하는 걸 내가 기뻐해서 당신이 기쁘다니 나도 기뻐요.

또 다른 대화.

여자: 할 말이 없으면 굳이 말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남자: 당신 생각을 말해봐.
여자: 하지만 할 말이 있으면 마음에 있는 말을 해야 돼요.
남자: 그건 단순히 말일 뿐이야.
여자: 물론 그건 말이에요. 말이 아니면 뭐겠어요? 말. 우리는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남자: 그냥 <말>이라고 할 수는 없어. 그건 아무 의미도 없어. 우리는 이런저런 낱말을 말해야 돼. 이 낱말이나 저 낱말.
여자: 하지만 나는 이 낱말이나 저 낱말을 말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모든 낱말을 말하고 싶어요. 어떤 낱말이든 모두 다. 말이라는 의미에서.
남자: 그래. 무슨 뜻인지 알겠어. 하지만 내가 한 낱말을 말하면 어떻게 되지?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겟어?
여자: 그건 그 낱말이 뭐냐에 달려 잇죠?
남자: <파랑>은 어때?
여자: 아, 네 파랑요. 아주 멋진 낱말이에요.
남자: 내 말뜻을 알겟어?
여자: 그럼요. 파랑이..... 보여요.
남자: 아니, 내 말은...... 파랑이라는 <낱말>을 생각해 봐.
여자: 그렇게 하고 있어요. 파랑이 보여요...... 아름다운 파랑.
남자: 하지만 파랑은 다른 낱말들과는 달라. 그건 아무 의미도 없어.
여자: 아니, 있어요. 파랑은 <파랗다>는 뜻이에요.
남자: 하지만 파랑에 대해 뭘 말할 수 있지?
여자: 파랑은...... 파랗다고 말할 수 있죠. 파랑은 색깔이에요. 파랑은 색깔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남자: 하지만 그건 도움이 안되잖아? 내 말은 파랑이라는 낱말을 말한다고 해서 파랑을 <볼> 수는 없다는 뜻이야.
여자: 그냥 <파랑>이라고만 말하면 돼요..... 그러면 파랑이 보여요.
남자: 그래. 하지만 당신은 이미 파랑을 보았기 때문에 파랑이 보일 뿐이야.
여자: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단지 내가 파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파랑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죠?
남자: 그래 파랑은 있어. 파랑은 존재해. 나는 파랑의 존재를 믿어. 파랑을 사랑해. 파랑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거야.
여자: 나도 그래요. 아주 파란 파랑. 파란 파랑보다 더 파란 파랑. 모든 파랑 중에서 가장 파란 파랑. 너무 파래서 파랑을 넘어선 파랑. 행복에 넘친 아름다운 파랑.
남자: 파랑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도 파랄 파랑.
여자: 파랑을 나타내는 낱말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도 파랄 파랑.
남자: 초록색을 띤 파랑. 붉은색을 띤 파랑. 초록색과 붉은색과 푸른색을 띤 파랑.
여자: 모든 시각의 견지에서 본 파랑. 파랗고 파랗지 않은 모든 것의 견지에서 본 파랑.
남자: 파랑 중의 파랑.
여자: 그래요. 파랑 중의 파랑.

읽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재미있었나요? 저는 머리가 복잡해졌어요. 그래서 제가 심심한 분들만 보라고 햇는데...

사계절 중 책을 제일 안 읽는 계절이 가을이라네요.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이름붙였답니다. 스타지우 가족 여러분! 독서의 계절 가을입니다. 이 가을 우리의 영혼을 살찌워 보면 어떨까요? (우리 지우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