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인
[새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통령의 사랑찾기’
  
  
▲사진설명 : 실제의 한국 대통령상과는 다르게 ‘한없이 친근하고 인간적인 ’대통령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국 영화의 주인공으로 처음 등장했다. 안성기가 대통령을 맡은 전만배 감독 ‘피아노 치는 대통령’(12월 6일 개봉)이다.

그런데 비록 ‘한민욱’이라는 가상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봉황 문장이 붙은 검정색 방탄 리무진을 타고 청와대를 미끄러져 나오는 ‘한국 대통령’의 이야기, 그것도 한 여성과의 러브 스토리를 그렸다는 건 새로운 소재의 개척이다. 아내를 잃고 혼자살던 대통령 한민욱(안성기)은 자기 외동딸의 담임을 맡은 여교사 최은수(최지우)의 당찬 모습에 끌려 사랑에 빠지게된다.

대통령의 사랑이야기란 왜 특별한 호기심을 끌까. 무엇보다 최고 권력자의 아우라(光輝)가 빚는 긴장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피아노 치는 대통령’은 몇몇 대목 우습고 때론 따뜻한데, 전체적으론 싱겁다. 대통령을 너무 희화화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코미디이고, 현실에 없는 ‘인간미 가득한’ 대통령상을 빚어보려는 판타지라고 해도, 대통령은 좀더 그럴싸하게 묘사했어야 했다. 코미디가 현실을 비튼다 해도, 그것은 현실을 꼼꼼하게 인식한 뒤 해체-재구성한 결과로서의 비틀기여야 한다. 그런데 ‘피아노…’는 좌충우돌 만화 같다. 여교사는 제자의 아버지인 대통령을 학교로 부른뒤 보자마자 ‘딸애가 숙제를 안했다’고 호통을 치고, 아이 대신 ‘황조가 100번 쓰기’ 숙제를 해오라고 지시한다. 대통령이 밑바닥 소리를 들으려고 택시운전기사가 되어 서울시내를 돌아다녀도 옆에 탄 국민들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이 영화의 러브 스토리 역시 참신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 경호원을 따 돌리고 둘만의 공간을 향해 손잡고 도망가고, 키스할때면 딸꾹질 나오는 여자 이야기까지 ‘어디서 많이 본’ 에피소드들이다. 최지우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눈치보지 않는 여성이 되기보다는 스스로를 ‘담순이’라고 부르는 철부지에 가까왔다. 피아노까지 새로 배워가며 출연한 안성기 연기엔 관록이 느껴지지만 어수선한 시나리오속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그래서 ‘피아노 치는 대통령’은 대통령이란 이름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한 홀아비의 사랑찾기를 그린 범작 멜로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명환기자 wine813@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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