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9년 12월 04일(금) 오후 04:18

윤여정-이미숙-고현정 환상 호흡 선보여

[세계닷컴] 시종일관 관객들의 의문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까라는 점이다. 여배우 여섯명이 모여 온갖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나,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는 사연 하나하나가 실제같기도 하고 허구같기도 하다. 그 경계선 안에서 여배우들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이 출연하는 영화 '여배우들'(감독 이재용)들은 기본적으로 극영화다. 여배우들이 "이렇게 얇은 시나리오는 처음봤다"고 투덜대거나, 감독이 "사실과 허구가 사실 몇퍼센테이지를 차지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은 했지만, 관객들의 이 영화를 100% 리얼리티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은 자명하다.

영화는 크리스마스이브 날 한 잡지의 화보 촬영 현장에 모인 '여배우들'의 뒷얘기다. 모일 때부터 기싸움과 눈치보기에 들어간 여섯 여배우들과 이들의 눈치를 보는 스태프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를 안고 있는 것처럼 우왕좌왕한다. 그러는 사이 '한류스타' 최지우에게 고현정이 시비를 걸기 시작하고, 이를 기폭제로 해 촬영 현장은 더 정신없는 '싸움터'로 변한다. 그러나 이미숙의 말대로 이들은 천상 여배우다. 어느 새 자신들의 처지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이 이들은 각각의 이름을 가진 스타가 아닌 '여배우'라는 틀 안에 있음을 공감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여배우들'은 극영화다. 때문에 이들이 극 중 들려주는 대사들은 시나리오에서 정해준 '기본'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관객들이 빠져든 이유는 바로 여배우들의 실제 이야기를 여배우들이 들려주며, 그 중 대중들의 관음적 성향을 자극한 '사생활'을 고스란히 들려주기 때문이다. 여배우들 입장에서도 꽤 괜찮은(?) 영화다. 극영화임을 내세워 할 말을 다 할수 있기 때문이다. 고현정이 인터뷰 당시 "선배들이 너무 아슬아슬해서 그런 말을 해도 되냐라고 물었더니, 도리어 선배들이 '아니라고 하면 되지 뭐'라고 말해 놀랐다"고 말한 것처럼, 이들이 말한 내용의 진실여부는 스스로만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모든 말(?)을 다 뱉어낼 수 있다. (아마 그러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자마자 영화 속 멘트들이 일부 매체를 통해 그대로 기사화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여배우들'은 한편으로 또다른 여배우들간의 연기 내공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언론시사회 후 고현정이 "이 영화는 영화를 그동안 많이 한 순서대로 그 역할을 한 것 같다"는 말처럼 확연히 갈린 연기력은 영화를 보는 또하나의 재미이자, 여배우들에게는 공부꺼리로 느껴질 것이다. 각각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기본적인 대본에 자유롭게(?) 연기를 펼치는 이 영화에서는 결국 연기력 내공 싸움으로 연결된다.

윤여정-이미숙은 확실히 영화의 축이었다. 오랜 연기 경력이 이 두 배우가 없었으면 사실상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윤여정이 이끌면, 이미숙은 밀어줬다. 다른 여배우들이 우왕좌왕하면 이미숙이 잡아줬고, 윤여진이 다독거렸다. 그리고 '선생님' 대접을 받는 이 두 여배우들을 젊은 배우들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고현정이 맡았다. 술잔을 들고다니며 마치 시비걸 것이 없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고현정은 영화의 허리 역할을 맡았다. 고현정이 사라지면 여배우들간의 긴장감도 느슨해지면서 동시에 영화는 재미를 잃는다.

이에 비해 최지우와 김민희, 김옥빈은 빛을 바랜다. 고현정과 대척점을 이루는 모습을 보이는 최지우는 선배로서, 연기자로서 고현정에게 한수 내줬다. 윤여정과 이미숙이 '한류스타'로서 거론을 해주지 않았다면, 포지션조차 잡지 못했을 것이다. 김민희와 김옥빈은 그냥 '젊은 여배우'라는 상징성만 띄었을 뿐, 그 어느 자리에도 서지 못했다. 감독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이들 세 배우에게서는 힘겹게 편집을 통한 영화 속 등장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별점을 준다면 윤여정과 이미숙아 5개고 고현정이 4개다. 그리고 나머지 세 여배들은 2개 정도에 그칠 듯 싶다.

영화 '여배우들'을 보는 팁으로 여배우들 뿐만 아니라 화보 촬영을 위해 모인 스탭들의 태도도 볼만하다.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잡지 에디터가 패션 디렉터에게 여배우들 앞에서는 무조건 이쁘다고 해야한다며 다독거리는 모습 등에서 여배우를 대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12월 10일 개봉.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리뷰<여배우들> 외로운 자여, 그대 이름은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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