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2009년 12월 07일(월) 오전 09:30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이미숙, 그녀는 뭇 남성의 연인이었다. 20대 데뷔 시절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다. 결혼과 이혼 등 사생활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그럼에도 이미숙은 항상 당당했다.

연기에서도 생활에서도 늘 강했다. 10일 개봉하는 '여배우들'에 이미숙은 그런 자신을 그대로 드러냈다. 고현정에 "당당해야한다"고 말하고, 따로 노는 후배를 꾸짖고, 여배우는 늘 예뻐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먹어도 여자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고, 그렇기에 라이벌은 김민희 같은 후배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그녀. 이미숙을 만났다.

-담배를 끊은 것 같은데.

▶ 40살부터 몸에 안좋은 건 미련 없이 끊었다. 나를 유지해야 하니깐.

-'여배우들'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간단 명료한 이야기다. 이재용 감독에 저하고 해야 흥행해요, 라고 말했다.(웃음) 이재용 감독은 여배우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분이고, 또 우리 일상을 보여준다고 하기에 하겠다고 했다.

-영화 속 많은 부분이 실제와 맞닿는다.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까지가 연출인지 궁금해 할 텐데.

▶글쎄, 친구와 이야기를 해도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는 법이잖아. 물론 그 속에는 진실이 담겨 있지만. 관객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진실일 것이다. 내 경우 가식은 없었던 것 같다.

-여배우 이야기를 하는데 의외로 남자와 아이 문제는 빠졌던데.

▶배우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남자 이야기가 별로 재미가 없더라. 대신 삶에 전환이 된 지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이혼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엄마라는 부분은 글쎄, 내 경우 엄마보단 배우로서 자의식이 더 강하다. 난 엄마도 아니고 부인도 아니고 나일뿐이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까지 사생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로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무릎팍도사'도 나오고 '여배우들'에도 출연했는데.

▶그렇다. 생활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만큼 강해져야 한다고. 날 지켜주는 것은 여론도 역할도 아닌 나 뿐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쪽은 모든 게 두렵다. 가상의 나를 만들어야 한다. 바이러스에 견딜 수 있는 백신은 나 밖에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수행 끝에 또 다른 나를 만들고 항상 대화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젊으면 젊어서 힘들고 늙으면 늙어서 힘들다.

-극 중에 여자를 잃고 싶지 않고 라이벌은 김민희라 했는데.

▶요즘 가장 갈등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자를 놓아야 하나. 그렇다면 일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젊음도 미모도 사그러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자로 가고 싶은데 현실적인 한계는 느껴지고. 한계에 도전해야 할지, 타협해야 할지, 그런 고민이 크다.

'에덴의 동쪽'에서 엄마 역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커졌다. 아직은 여자를 놓고 싶지 않다.

-'여배우들'에 출연한 배우 중 솔직해야 한다는 것에 갈등한 사람도 있었을텐데.

▶아무리 '리얼'을 보인다 하더라고 핸디캡을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해야 하니깐. 그래서 설득했다. 최지우 같은 경우 두려워했다가 영화를 보고 더 많이 이야기할 걸, 그러더라.





-배우는 공인인가.

▶당연하다. 다만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아직도 고리타분한 잣대를 들이댄다. 좀 더 당당해져야 한다. 스캔들도 있어야 하고. 그런 면에서 배우들이 위축되거나 두려워해서 안된다. 배우는 환상을 주고 대리만족을 주는 사람들이 아닌가. 고현정에게도 그랬다. 가장 예쁜 나이에 있는데 하고 싶은 대로 다 살라고. 연애를 하든 쇼핑을 많이 하든 배우라 그렇다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사는 게 배우 아니겠나.

-스스로 경험상 깨달은 것인가.

▶원래부터 그랬다. 젊었을 때부터 반항기가 있었다. 일적으로 최선을 다한 다음에야 다른 것으로 문제를 삼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또 사회도 바뀌고 있다. 영화에서 김옥빈이랑 윤여정 선배랑 같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있다. 말없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그런 모습, 그게 지금의 사회인 것 같다.

-차기작 준비는 어떻게 되가나.

▶뭐, 들어간다는 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난 영화배우로 남고 싶다. 영화를 좋아했다. 그래도 머리는 자르기 싫고.(웃음) 아, 고민이다.

-국민엄마 대열에 합류한 것도 아니고 애매한 위치인 것 같은데.

▶난 국민엄마 소리 정말 싫다.(웃음) 지금이 좀 어정쩡한 것 같다. 고현정과 내가 10살 차이고. 윤여정 선배와 10살 차이다. 고현정이나 최지우는 내 나이가 되도 예쁠 것이다. 또 그들의 사랑이나 역할에도 사회가 관대할 것이다.

-우문이지만 지금 사랑을 하고 있나.

▶언제나 사랑 중이다. 내 기준에 맞는 사랑이 없어서 그렇지.(웃음) 내가 선택한 사랑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또 배우니깐 사랑을 평범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남들이 안하는 그런 사랑을 해야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갖지 않겠나.

-이미숙이 여자 배우로 계속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자꾸 타협하고 싶지만. 역도 줄고. 그런데 타협해서 자괴감이 생긴다면 또 어떻게 되겠나. 그런 길을 걷고 싶다. 그 미지의 세계에 나라는 사람을 놓고 싶다.

-아직도 화장품 모델이 탐나나.

▶며칠 전에 찍었다. 기능성 화장품이다. 그런데는 내가 경쟁력이 있다니깐.(웃음)


전형화(기자) aoi@mtstarnews.com



이재용 "'년년년' 같은 영화 해보고 싶었다"(인터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
입력 : 2009.12.07 10:50





이재용 감독이 돌아왔다. '정사' '스캔들' 등 전작에서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뤘던 그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여배우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10일 개봉하는 '여배우들'에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등 당대 톱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재용 감독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런 초호화 출연진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그에 대한 믿음이 컸다. '다세포 소녀' 이후 3년 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그가 하필 '여배우들'로 돌아온 까닭은 뭘까?

-영화 속 모습들이 실제와 많이 닮았다. 현실과 연출 사이에 긴장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고현정의 경우 자신을 마음대로 이용하라고 하더라. 관객들이 실제로 착각하면 착각하는 재미도 있고. 이게 영화지 몰카가 아니지 않나.

-말한 것처럼 고현정은 마치 연하 배우에 전화하는 것 같은 모습도 보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자칫 위험해 보일 수도 있는데.

▶원래 고현정 집에 트렁크 입은 남자가 지나가는 설정도 있었다. 그러다가 너무 영화 같지 않나라는 생각에 뺐다. 관객들은 믿고 싶은 만큼 믿을 것 같다.

-남자 배우들이 아닌 여배우들을 만든 까닭은.

▶여배우들이 이미지에 갇혀 사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또 사회가 여배우에 조신하고 착하고 정숙하도록 요구하지 않나. 여배우들의 삶과 사랑,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왜냐면 내가 아는 여배우들은 너무 멋지기 때문이다.

원래 내가 여배우들이 나오는 액션 느와르도 하고 싶었고, 한 장소에서 벌이는 심리전도 하고 싶었다. 페이크 다큐도 하고 싶었고.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울려진 것이다.

남자 영화들은 많은데 여자영화들은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년년년' 같은 영화 좀 해보라는 의견도 많았다.

-여배우들이 스스로를 많이 '오픈'해야 했다. 그 경계를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일단 여배우들에 선입견이 있지 않나. 그걸 깨고 싶었다. 그렇다고 남을 상처주는 이야기를 할 순 없잖나. 윤여정 선생님 같은 경우 이 나이에 뭐가 두렵겠냐며 마음껏 하라고 하셨다. 이미숙은 내가 알고 있는 여배우 중 가장 멋지다. 까발리긴 보단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 고현정은 세간에 알려질 건 다 알려지지 않았나. 진위 여부를 떠나 상상하는 모습이 있다. 하지만 난 욱하는 모습이라든가 술 버릇 등이 매력이었다. 그녀들의 그런 매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여배우 예찬이은 아니다. 고현정 대사처럼 좋은 얘기만 하면 지루하지 않냐.(웃음)

-최지우는 친분도 없을 뿐더러 이렇게 자신에 대해 많은 부분을 노출한 데 대해 두려워했을 것 같은데.

▶최지우는 지우히메로 살아가는 모습이 있잖나. 그런데 그녀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물론 발음이라든지 그런 약점은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망설임도 많았고. 하지만 결과를 보고 좀 더 보여줄 걸 그러더라.

-여배우 여섯명을 다룬 만큼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영화를 보면 이혼파들이 연륜이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주도하는 경향도 있는데.

▶균형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선배 연기자들이 이야기를 주도하는 게 현실이더라. 연륜과 내공, 그리고 기가 다르니깐. 그런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 했다.



윤여정과 김옥빈이 맞담배를 피는 장면이 있는데. 과거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데 영화 속에서 상당히 절묘하게 표현됐는데.

▶원래 그 장면은 대사가 있었다. 리얼한 영화로 간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것을 그릴 수는 없잖나. 그런데 윤여정 선배가 꼭 말을 해야 되냐고 했고. 결과적으로 말이 없어도 많은 것을 전할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설정을 주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남자와 엄마, 이런 부분들은 그다지 재미가 없더라. 장동건이 좋아, 이병헌이 좋아, 이런 장면도 있었는데 버라이어티쇼 같더라. 그리고 다양한 대사들이 툭툭 나오는데, 어떤 대사는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마치 여배우들이 하면 안되는 단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배경인데.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정석적으로 오붓한 시기가 좋았고 겨울 시즌에 개봉할 것 같았다. 또 이 영화에 모은 배우들이 12월24일에 제일 외롭고 한가로울 것 같았다.

-쉽지 않은 제작과정이었겠지만 결과는 훌륭하다. 어떤 이는 올 하반기 최고의 코미디영화라고 꼽을 정도로.

▶처음엔 이 배우들을 모아놓고 머리가 멍했다. 나를 믿고 모였는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막막했으니깐. 거창한 이야기보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기록의 의미도 있고. 이것이 영화다, 이런 것보다 이런 것도 영화다라고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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