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14...

조회 수 3025 2002.03.18 03:51:38
토미
  통증 때문에 누워있을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사람이라는 동물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할 때는 고마움을 못 느끼다가, 몸이 조금 불편해지니 금방 건강할 때를 부러워하게 됩니다.
  평소에 열심히 운동하고, 조심하는 건데... 말입니다.

  나채훈이 쓴 '정관정요貞觀政要'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병은 건강할 때 조심해야 한다.
    건강을 소홀히 하다가 병에 걸리면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자신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도 이와 같은 마음이 필요하다

  당태종 이세민이 측근에게 한 말이라고 합니다. 세상이 평온 무사할 때 바로 그때가 더욱더 신중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태종은 이렇게 말하면서 그 측근에게 '불안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서슴지 말고 간하라. 군신간에 의심하는 마음이 생겼는데도 마음속에 있는 바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나라를 다스리는 데 큰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솔직히 이 구절 몸이 아파서 생각난 글인데... 오히려 이 땅의 위정자들에게 더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그리고 저와 이 땅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이 있어 적어봅니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글입니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유由야, 너는 여섯 가지 말과 여섯 가지 폐단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자로子路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앉거라! 내 네게 들려줄 말이 있느니라.
     인덕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사람들에게 우롱당하는 것이고,
     지혜로움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탕해지는 것이고,
     성실함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에게 이용당해 오히려 자기를
     해치는 것이고,
     솔직함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말이 날카로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고,
     용감한 것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난을 일으켜 화를 자초하는 것이고,
     강함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망령되게 행동하는 것이다."

  위의 글의 의미는 항상 공부하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미덕美德도 폐단을 낳게 된다는 것입니다.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인덕을 쫓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우롱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지혜로움은 방탕으로, 세심함이 도리어 남에게 이용당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무식하면서 솔직하면 말이 늘 날카로워 주변사람들을 늘 다치게 만들고, 무식하면서 용감하면 제 발로 죽을 길을 찾게 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강하기만 하면 모든 언행言行이 망령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기도 합니다. 무식無識은 만병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요즘 일본어를 배우려고 마음먹으면서 일본인이 쓴 글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들의 생각과 정서情緖를 알고 싶은 마음에 말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최근에 읽은 '이케다 다이사쿠'라는 일본의 동화작가가 쓴 '잠언집'중에 한 구절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신용이라는 것은
     쌓기는 어렵고 무너뜨리기는 쉬운 것이다.
     10년 걸려서 쌓은 신용도
     유사시의 아주 사소한 언동으로 잃어버리는 일도 있다.
     소재로 표면만을 장식한 도금은
     중요한 때에 벗겨져 버리는 것이다.
     고난 속을 무서운 기세로
     자신의 사명에 끝까지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최후에 모든 사람의 신용을 쟁취하는 것이 아닐까.
     매일 착실하게 누구나 하지 않으려는 일이라도
     그것을 소중히 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인내심 강하게
     자기의 건설을 위해 나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신용을 쌓아 가는 사람이다.

  쌓기는 어렵고 무너뜨리기는 쉬운 것이 신용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랑도 업무실적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기가 이룬 것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늘 같은 마음으로 유지해 가는 항심恒心이 필요합니다. 이 항심恒心을 유지하는 것이 남으로부터 믿음과 신용을 얻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모두 '당태종 이세민'의 말처럼 건강할 때 병을 조심하고, '공자'의 말처럼 여섯 가지 말과 폐단을 조심하고, 또 '이케다 다이사쿠'의 말처럼 진정한 신용을 쌓아 가는 분들이 되셨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1'

순수지우

2002.03.18 08:42:27

토미님의 글 언제나 잘 보고 있어여^^ 많이 아프신건 아니져? 빨이 나으시길 바라구여~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33711 지우누나 명절 잘보내세요 이민호 2023-09-29 831
33710 이번주도 화이팅하세요 누나ㅎㅎㅎㅎ 최민준 2023-12-11 832
33709 오랜만에 보러왔어요!! 김영희 2023-10-17 858
33708 요즘은 아무 활동도 안하시나요? 여진희 2023-10-12 869
33707 언니 건강하세요 최우선 2023-10-07 883
33706 오늘 방송과 기사에서 봐서 좋았습니다. 유민주 2023-11-12 931
33705 지우언니 ㅠㅠ 시민정 2023-10-09 938
33704 여전히 보고 싶어요!! 임은경 2023-10-27 943
33703 잘지내시나요? 천우경 2023-09-24 946
33702 옛날생각 나네요 최우미 2023-10-14 961
33701 지우님~ 김가연 2023-10-18 971
33700 너무 좋았습니다. 박민지 2023-10-11 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