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케이블에서 '진실'을 방영 중인데
대학생으로 나오는 그 모습이 얼마나 차분하고 단정한지, 말씨, 입매, 눈매, 걸음걸이 등...그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기분좋은 모습입니다.
보고 있으면 왠지 나도 선하고 맑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보는 사람을 '정화' 시키는 듯한 최지우씨의 미모예요..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려고 강박 가지지 말고, 본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세요...
아는 사람은 알고 있어요, 최지우씨만이 연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최지우씨는 최지우씨만이 할 수 있는 연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이미지 변신을 요구하는 눈 먼 대중의 요구에 강박증 가지지 마시고, 원래의 매력을 충분히 의식하고 살리기 바랍니다.
다음은 최지우씨의 명연기에 대한 제 글입니다..제 블로그에 쓴 걸 옮겨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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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를 살린 것은 배용준보다 최지우의 몰입연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녀만큼 극중 인물에게 몰입하는 여배우는 드물다.
'겨울연가'가 다른 계절 시리즈를 제치고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은 최지우가
극중 주인공 그 자체가 되어 연기했기 때문인 것 같다...요즘은 최지우같이 몰입하는 여배우가 드물다. 최지우만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따로 있다. 만약 겨울연가나 진실에서 여주인공 역할을 다른 여배우가 맡았다면 그런 흡인력 있고 맛깔스러운 드라마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최지우는 극중에서 건축 관련 일을 하는데
유행 타지 않는 풍덩한 고급 롱코트를 입구서
커다랗고 시꺼먼 에르메스 에르백(서류가방 삘)을 시종일관 들고 나온다.
아기자기하고 작은 스튜디오에서 직원 세명이서 함께 일을 하는데,
최지우의 작은 책상 위에는 얇은 모니터의 컴퓨터가 놓여 있고,
일하는 티가 나게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중간에 짐정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명 '빨간책'이라고 불리우는, 건축과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권씩 가지고 있는 비난트 클라센의 <서양건축사>가 나온다.
그녀의 책상에는 책들이 쌓여 있고,
배용준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다같이 모여 프레젠테이션이나 회의를 하는 날에는 손에 꼭 검자주빛 다이어리를 들고서 이것저것을 메모하고 체크한다.
가끔 그녀는 우유빛 얼굴 위에 얇은 흑테 안경을 쓰고 있는데, 전형적인 모범생의 포스가 흐른다.
그러니까, 최지우는 주인공이 일할 때의 동선이나 소품들(다이어리, 안경, 참고서적, 컴퓨터, 포스트잇 등)까지도 세심하게 연출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화이트 셔츠 위에 무채색 가디건을 받쳐 입거나 질 좋은 캐쉬미어 니트를 입곤 한다.
그리고 질감 좋고 어두운 컬러인 목도리를 칭칭 동여매고 가방은 언제나 똑같은 에르백이다.
만약 요즘 드라마였다면 최지우의 가방은 수없이 다양하고 화려한 명품백으로 바뀌었을 것이며, 옷도 훨씬 화려하고 경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2002년도 드라마였던 <겨울연가>가 리얼리티가 훨씬 뛰어나다.
최지우는 실제로 일반인들이 그러하듯이
비슷한 스타일의 수수한 옷들(실제로는 엄청 비싸지만 비싼 티가 나지는 않는다)을 입고 가방도 언제나 똑같은 것을 메는 것으로 현실성을 살려준다.
머리스타일도 언제나 똑같은 커트머리.
최지우가 맛깔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또다른 드라마는
2000년도의 <진실>이다.
여기서 최지우는 가난한 집 태생의 전교 1등만 도맡아 하는 성실하고 선한 여학생으로 나온다.
그런데 역시 이 드라마에서 또 최지우는 새까만 머리칼을 머리띠로 정돈하고 까만 타이츠에 학생다운 까만 스트랩 슈즈를 신고 차분한 몸가짐으로 늘 단어를 외우고 있거나 문제집을 푸는데, 현실에서의 전교 1등보다도 더 전교 1등다운 자태를 보여준다!
흔들림 없는 눈동자.
차분한 몸가짐.
단정한 생김새.
이번 <에어 시티>에서 그녀가 보여주었던 화려한 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그런 스타일보다는
최지우가 예전에 보여주었던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정하기 그지 없는 고전미를 사랑한다.
최지우씨의 감정에 따른 표정이 너무 빠져들게 되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