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일보] “워 퍄오량마(나 예뻐요)?”

조회 수 4209 2003.11.26 23:59:27
스타지우
■ [세계일보] “워 퍄오량마(나 예뻐요)?”

이렇게 말하고는 탤런트 최지우(28·사진)는 얼굴을 붉힌다. 그는 내달 3일 첫 방송하는 SBS 20부작 드라마 스페셜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 연출 이장수, 수·목 밤 9시55분)으로 KBS 2TV ‘겨울연가’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워 퍄오량마’는 최지우가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한·중·일 합작 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의 촬영을 마칠 때까지 가장 많이 한 중국어란다. “그러면 중국 스태프들이 ‘그럼요’라는 의미로 ‘커이’라고 대답해요.”(웃음)

최지우는 ‘천국의 계단’에서 비운의 여주인공 한정서 역을 맡았다. 한 남자에게만 마음을 주고 그와 함께 있는 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착하고 눈물 많은 인물. 전형적인 멜로물 캐릭터로 최지우가 2001년 SBS ‘아름다운 날들’, ‘겨울연가’에서 그렸던 주인공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다른 점이라면 그가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병에 걸려 죽음을 맞는다는 사실.

최지우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을 끝내고는 데뷔 이후 가장 길게 10개월여 휴식시간을 가졌다. “오래 쉬면서 다른 배우들 활동을 보니 연기가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저도 천상 연기자인가 봐요.”

‘101번째 프러포즈’에서는 아픈 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는 첼리스트로, 이번 드라마 역시 가슴 저미는 사랑에 우는 인물로 모두 멜로물 연기에 도전했다.

‘멜로 여왕’이라 불릴 만하다. 그녀 스스로도 멜로물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고 한다. “1994년 데뷔해 3∼4년차까지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털어냈어요.”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엇비슷한 멜로형 인물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선보여왔고, 영화에서는 색다른 이미지를 펼쳐왔다고 덧붙인다.

특히 이번 드라마의 한정서는 어려서 기억상실증에 걸렸을 때, 기억이 돌아왔을 때 등의 시기마다 성격이 확연히 바뀌는 독특한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억척스러운 면도 보여줘 식상함을 피하겠다고 단단히 벼른다.

“멜로 연기의 매력요? 감정을 불어넣은 제 연기에 시청자들이 눈물 흘려줄 때 행복하죠.”

드라마 제작진은 순간 집중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튀지 않고 드라마 흐름에 자연스레 묻혀가는 배우라며 최지우의 멜로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연기력 덕분인지 실제로 1997년 KBS2 ‘첫사랑’ 이후 최지우의 출연 드라마는 적어도 대중의 외면을 받지는 않았다.


황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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