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표현이 자유로운 할리우드에서 대통령은 영웅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우스운 인물로 희화화되기도 한다. ‘에어포스 원’에서 대통령 해리슨 포드는 하이재킹한 테러범들을 무찌르고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내지만 ‘악동’ 팀 버튼 감독은 ‘화성침공’에서 대통령 잭 니컬슨을 무지막지하게 망가뜨리고 백악관을 초토화시킨다.

개그맨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현직 대통령을 흉내내는 이 민주화시대에도 역시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전만배 감독의 ‘피아노치는 대통령’(씨네윌 제작)에서 대통령 한민욱(안성기)은 젊고 매력이 철철 넘치는데다가 국민과 딸에게 자상한 매력남으로 설정됐다.

아내와 사별한 대통령은 국정에 힘쓰느라 여고에 다니는 무남독녀 영희를 돌볼 겨를이 없다. 모든 게 불만투성이인 영희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신분까지 이용해 안하무인으로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만든다. 여기에 영희네 담임으로 전근해온 여교사 최은수(최지우)가 끼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은수는 영희를 야단치다가 그의 아버지가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물러서지 않고 대통령을 호출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시작되고 이것은 정치 스캔들로 신문의 1면을 장식한다. 은수는 영희의 닫힌 마음을 열고 새 엄마가 될 자격을 얻지만 언론보도로 인해 시골학교로 전근을 떠난다.

흠잡을데 없는 안성기의 코믹 연기는 더이상 거론할 게 없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최지우가 단연 돋보인다. 그동안 방송활동에 주력해온 최지우는 이번 영화로 스크린의 여왕 자리에 재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27세의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깜찍한 모습이 ‘겨울연가’를 잊지 못하는 남성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코미디 코드를 심었고 ‘결국은 사랑의 힘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또 그 사랑의 기초는 진실위에서 다져진다’는 교훈을 담은 가족용 영화다. 민욱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선거 때 정겨운 이미지를 만들어 당선되기 위해 피아노를 배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이 낯선 것은 우리의 정치현실 때문이 아닐까….

유진모기자 ybacchu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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