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K2TV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눈먼 배용준(준상)과 강원도 별장에서 재회한 최지우(유진)가 이번에는 선생님이 돼서 관객과 만난다. 다음달 6일 개봉되는 ‘피아노 치는 대통령’(전만배 감독·씨네윌 제작)의 여고 교사 최은수로 정상의 여배우 자리를 다시 한번 노린다.

영화는 대통령의 외동딸 담임을 맡은 은수가 그와 갈등하다가 화해하고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다는 내용. 탤런트와 영화배우의 구분을 굳이 짓지 않으려는 최지우이지만 정극 활동 외에는 쇼프로 출연 등의 과외활동을 전혀 안하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는지라 팬들 앞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피아노~’로 9개월 만에 팬 앞에 선 그의 모습이 더욱 반갑다.

―3월에 ‘겨울연가’가 끝나고 5월부터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촬영이 시작됐다. 두 달간 무엇을 했나.

밥 많이 먹었다(호호호). 참 잘 먹는 체질이다. 마른 체격(174㎝ 50㎏)이지만 먹는 것 하나는 끝내준다.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자주 먹는다. 뭐든지 안 가리고 다 잘 먹고 특히 고기를 좋아한다(이때 옆에서 매니저 장진욱씨가 “1주일에 한번 이상 고기를 안 사주면 투정을 부린다”고 한마디 거든다). 예전에는 집에서 비디오나 DVD로 영화를 봤는데 올해는 무조건 친구들과 함께 극장에 갔다. ‘피아노~’를 찍을 때도 개봉영화, 특히 한국영화는 모두 챙겨봤다. ‘밀애’ ‘중독’ ‘가문의 영광’ ‘몽정기’ ‘턱시도’ 등이 재미있었고 특히 세상을 떠난 아내의 혼이 깃든 딸을 아버지가 사랑한다는 내용의 일본영화 ‘비밀’을 감명 깊게 봤다.

―친구들과 술은 안 마셨나.

자주는 아니고 가끔 마셨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설중매 매취순 등 단맛이 나는 술은 부담 없이 서너잔씩 기울이곤 한다. 우리 친구들의 특징은 맨정신으로 노래방에 잘 간다는 것이다. 거리를 헤매다가 누군가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하면 음료수 한병씩 사들고 들어가 2~3시간씩 술 마신 사람보다 더 신나게 놀다가 나온다.

―‘겨울연가’ 방영 때부터 수십편의 시나리오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피아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안성기 선배님의 권유 때문이었다. 만약 이 영화에 안성기 선배님이 없었다면 출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안 선배님과는 ‘박봉곤 가출사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이미 함께 일을 해 본적이 있다. 그와 작품을 함께하면 얼마나 편하고 또 도움을 많이 받는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앞뒤 안 가리고 출연을 결정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작품이 그동안 고정돼 있던 내 이미지를 모처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였다. ‘겨울연가’의 유진 같은 가녀린 캐릭터로 고정돼 있던 내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피아노~’의 은수는 그 바람에 딱 맞는 역이다. 당차고 쾌활하며 장난기 많은 캐릭터로 실제 내 모습과 거의 같다. 내가 정말 귀엽지 않은가.

―맞다. 극중 은수는 정말 귀엽다. 귀엽긴 하지만 벌써 만으로 스물일곱살이다. 결혼생각은, 그리고 열애설이 나돌았던 배용준과는 어떤가.

미혼 남녀배우가 작품에서 연인으로 등장하다 보면 실제 연인 혹은 부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극중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 비칠 수도 있다. ‘겨울연가’ 때 나와 용준오빠가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던 것도 후자의 맥락에서 봐달라. 작품이 끝나고 그 열기가 식은 요즘 오빠와 나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없지 않은가? 요즘엔 안성기 선배님과 내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안 선배님이 유부남이고 또 나이차가 많으니 별 소문이 없지 않은가? 나는 개인적으로 겨울연가의 준상보다는 안 선배님이 맡은 한준석이 더 좋다. 대통령이라는 직업 때문이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자상하며 또 솔직한 준석의 인간성이 좋기 때문이다. 내가 언니나 오빠라고 호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내게 언니나 누나라고 부르는 이들이 주변에 많아졌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래도 유호정 신애라 오연수 등 선배 언니들은 내 재롱에 웃느라 정신 없다. 난 아직도 어리다. 여자로도 그렇고 연기자로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계획은.

‘겨울연가’를 용평스키장에서 찍었는데 한번도 스키를 타보지 못했다. 올 연말에는 스키장에 자주 다니겠다. 그리고 곧바로 후속작을 선택해 내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다. 내년에는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 최근에 일에 대한 욕심이 부쩍 커졌다. 유진모기자 ybacchus@sportsseoul.com


최지우 "안성기-박중훈 선배 존경해요"


최지우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 안성기와 박중훈. 특별하게 친한 연예인은 유호정 신애라 오연수 김민희. 26일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결혼기념일에 참석해 축하해줬을 정도로 유호정과 각별하다. “뭘 선물했느냐”는 질문에 “참석해서 축하해준 것만으로도 큰 선물이 아니냐”며 까르르 웃는 그의 얼굴에서 티 없는 아름다움이 한껏 느껴졌다. 그는 솔직·담백하고 털털한 성격이다. 처음에는 안성기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그가 “그냥 선배로 불러달라”고 해 호칭을 바꿨다. 영화계에서 안성기는 ‘안 선배’로 불린다. 안 선배가 고유명사가 돼버렸다. 박중훈은 ‘피아노~’의 시사회에 참석해서 최지우에게 “안 선배님과 지우가 잘 어울린다”며 “나랑도 작품 한번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안성기는 요즘 ‘영화계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내심 ‘영화계의 여왕’이 되고 싶은 최지우다.

사진 | 김미성기자 492nay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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