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지우
브라운관넘어 사이버공간·패션까지 달궈

'겨울연가' 바람이 TV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패션 현장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인 상황 연출이란 비판도 있지만, 남 몰래 감춰왔던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며 곳곳에서 신드롬을 낳고 있다.

"저는 최지우식 단발, 이 사람은 바람 머리로 해 주세요. 배용준처럼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청담동 P미용실. 커플 룩을 갖춰 입은 20대 초반의 남녀가 잡지에서 찢어낸 종이 한장을 내밀었다.
요즘 화제를 뿌리고 있는 KBS 월.화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탤런트 배용준과 최지우가 포옹하고 있는 장면. 더 볼 필요도 없다는 듯 미용사의 가위가 날쌔게 움직인다.
이 미용실 강모 실장은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배.최 커플의 헤어 스타일이 단연 인기"라며 "특히 소화하기 어려운 배용준의 '바깥 삐침머리(일명 바람 머리)'를 요구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겨울연가'는 기록 제조기=KBS 뉴미디어국은 최근 '겨울연가'만을 위해 서버 3대를 증설했다. 접속 폭주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일일 홈페이지 접속 건수는 방영 첫날인 1월 14일 43만건이었으나, 2월 들어서는 1천만건이 넘었다.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이래 최고 기록이다.
이처럼 '겨울연가'는 브라운관을 벗어나 온라인까지 달구고 있다. '다음' 등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최근 들어 하루에도 수백개씩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터넷에 오른 커뮤니티는 모두 4천개가 넘는다.

'겨울연가'란 단어는 사이트마다 검색어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마이 메모리''처음부터 지금까지' 등 삽입곡들도 휴대폰 벨소리의 다운로드 횟수 기록을 석권하고 있다. 이달 초 발매한 OST는 보름 만에 벌써 10만 장 이상 팔려나갔다.

◇꽈배기 모양 목도리도 선풍=배용준과 최지우는 극 중에서 폭이 넓고 여러 색상을 가진 목도리를 꽈배기 모양으로 풍성하게 묶고 나온다.
이 영향을 받아 백화점 매장마다 때아닌 겨울 목도리 바람이 불고 있다. 배용준이 즐겨 입는 니트를 본뜬 옷을 공동 구매로 발빠르게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배.최의 사랑을 이어주는 정표로 나오는 '폴라리스 목걸이'도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인 이대 앞 등의 좌판대에 이미 인기 상품으로 등록했다. 그런가 하면 극 중에서 운명을 점치는 방법으로 등장하는 '타로 점'도 팬시점이나 카드 가게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겨울연가'를 제작한 팬 엔터테인먼트의 위명희 실장은 "화면에 나왔던 데이트 장소를 묻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무대 중 하나인 남이섬에는 '연가'라는 이름의 카페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중년층 향수 자극 주효=최근 광고 전문 사이트인 NGTV가 네티즌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배용준.최지우커플이 드라마에서 가장 어울리는 연인으로 꼽혔다.
다시 말하면 캐스팅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는 의미다. 또 청춘 스타를 내세운 사랑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중년층의 향수까지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C 닐슨에 따르면 여성을 예로 들 때 30대의 시청률(16.5%)이 20대(14.8%)를 이긴 가운데, 40대(14.9%), 50대(10.2%)에서도 고른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공격적 홍보 전략도 큰 역할을 했다. 기획사측은 지하철.버스.신문 등에 포스터 광고를 하는가 하면 방송 전부터 팬클럽을 결성, 붐 조성에 나섰다.


[인터뷰] 연타석 홈런 날린 윤석호 PD

윤석호(45.사진)PD는 행운아다. '첫사랑'이란 '낡은' 주제를 가지고서도 '가을동화'에 이어 '겨울연가'의 신화까지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동화'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던 송승헌.송혜교 커플은 자연스럽게 배용준최지우로 대체됐다.

-인기 비결이 뭔가.
"할머니에게도 청춘의 기억은 있다. 삶에 마모됐지만, 순정만화 같은 순수한 감정은 모두의 뿌리에 남아있는 거다. 그래서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이게 먹혀드는 모양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하나.
"모두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특히 최지우의 변신에 나도 놀라고 있다. 그녀의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캐스팅 과정에선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최지우는 연기력으로 이런 걱정을 일축했다."

-유행 패션까지 감안하나.
"그건 오해다. 모든 패션은 순수하게 당사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벌써 연장 방영 얘기가 나온다.
"나와 작가는 애초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 그러나 제작사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을 거다. 중요한 건 이야기 전개다. 스토리가 넘쳐나면 더 할 수도 있고. 다만 억지를 부리진 않을 거다."

-요즘 촬영 일정은.
"그동안 용평 스키장과 남이섬을 오가며 고생 많이 했다. 물론 종영까지 강행군을 해야 겠지만…."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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