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지우
지난 1월14일 첫 방송된 KBS 2TV ‘겨울연가’는 ‘가을동화’에 이은 윤석호 PD의 연출로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KBS는 네티즌의 폭주로 ‘겨울연가’ 전용 서버를 3대나 따로 운영하고 지난 6일에만 1천2백만건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또 신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의 휴대폰에 ‘겨울연가’의 명장면 그림 메시지와 모바일 캐릭터를 다운로드 받는 것이 유행, 모바일 캐릭터는 1주일 만에 17만4천6백건이 넘어섰다. 열풍은 해외로도 번져 중국·대만·싱가포르·베트남 시청자들까지 ‘겨울연가’ 상륙을 애타게 기다릴 정도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주연을 맡은 최지우·배용준도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흰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은 최지우(27). 그는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새로운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 최지우가 그리고 싶은 ‘겨울연가’와 윤석호 PD가 말하는 최지우, 아름다운 TV 화면 뒤 전쟁터같은 촬영현장 이야기.

▲“추위가 싫어 죽을맛…끝나면 스크린 진출”

겨울 촬영에 최지우는 녹초가 돼 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데 하루종일 눈밭에서 살다시피 하니 죽을 맛이에요”. 드라마의 주무대인 용평 스키장에서 만난 최지우는 며칠째 꼬박 밤을 새웠다며 “잠과 추위와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 연기 욕심이 크다. 촬영 전 혼자 눈밭에 나가 슬픈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잡는 등 애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겨울연가’ 이후 스크린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지우는 실제로 “대학교 때(부산여전 시절) 첫사랑을 해본 것 같다”며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렸다. 그러나 드라마와는 달리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두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다시 첫사랑을 만나도 갈등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웃는다. 부산 덕문여고를 나온 최지우는 1남1녀 가운데 둘째로 기존 이미지와는 다르게 활달한 성격. 지난해에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다시 입학했다. 그녀는 연기가 어설프다는 혹평 때문에 체계적인 연기수업을 받고 싶었다며 ‘4년 장학생’이라고 자랑했다. 1994년 MBC 23기 탤런트로 데뷔해 96년 배용준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첫사랑’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한 지 벌써 8년째다.

“당시에 저는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었고 배용준씨는 스타급이어서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나요. 배용준씨가 촬영장에서 너무 말수가 적어 불편했는데 세월이 흘러서인지 지금은 서로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밤샘 촬영…가끔씩 연기자·스태프 졸기도

울음연기에 정평이 난 최지우는 ‘겨울연가’에서 밝고 상큼한 이미지로 드라마 초반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흰색 머리띠를 두른 여학생으로 등장해 ‘교복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윤PD는 “(최지우) 이제껏 청순가련형의 대명사처럼 불려왔지만 사실 밝은 이미지가 더 매력적인 배우”라고 했다. ‘가을동화’에서 원빈을 스타로 만든 윤PD는 “원빈이 슬픈 ‘사슴 눈’을 갖고 있다면 최지우는 영악한 면이 없는 ‘맑은 눈’을 지녔다”고 평한다.

하지만 강행군 촬영으로 최지우의 ‘맑은 눈’이 점점 충혈돼 고민이란다. ‘가을연가’ 촬영장에서는 가끔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연기자와 스태프가 깜박깜박 졸고 있는 ‘이색풍경’이 벌어진다. 윤PD는 “큐” 사인을 외치고 잠이 드는 바람에 “컷” 사인을 못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아름다운 영상을 위한 하루 촬영에만 20~22시간. 윤PD는 농대 교수였던 아버지 덕분에 목장과 화원이 있는 관사에서 사춘기를 보내 ‘아름다운 감수성’을 키웠다고 귀띔했다.

▲애절한 사랑노래 O.S.T 인기…가수는 ‘류’

연가를 노래하는 가수에게도 팬들의 궁금증이 커가고 있다. 연출진과 드라마의 O.S.T 제작을 맡은 음반사는 애절한 사랑노래를 부를 가수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마침내 찾아낸 가수가 류(28).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드라마 타이틀곡 ‘처음부터 지금까지’는 물론 다른 수록곡들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류는 몇해 전 음반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실패한 ‘중고 신인’. 그는 이번 음반을 통해 무명에서 벗어날 꿈을 꾸고 있다.

현재 ‘겨울연가’ O.S.T는 발매 1주일만에 10만장을 팔아치웠다. 요즘은 CD 제작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다. 드라마 공동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의 박동아사장은 “국내 1백만장 판매에 50억원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드라마와 음반의 1차 해외 수출액은 총 80만달러(10억원)로 성사단계에 있지만 값을 더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반에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아예 중국어로 녹음한 노래 ‘연인’도 끼여 있을 만큼 전략적이다. 드라마의 한 의류협찬사는 방송 이후 매출이 30% 가량 늘어났다고 희색이 가득하다.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과 춘천은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 데이트코스로 부상했고 여행사들은 용평 스키장도 동남아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네티즌들 “민형을 죽이지 말라” 벌써 과열

가슴 시린 첫사랑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성급한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추측을 바탕으로 “민형(배용준)을 죽이지 말라”고 벌써부터 요구하는 등 열기가 높다. 앞으로 드라마는 민형이 기억상실증에서 벗어나며 급진전된다.

윤PD는 결말에 대해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이나 주인공이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사랑하는 이를 위해 누군가 떠나지 않겠느냐”고 운을 뗐다. 민형이 유진을 위해 떠나는 가운데 상혁을 포함한 세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최지우는 ‘겨울연가’의 인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현실에서는 상혁이나 민형이 같은 남자가 없잖아요”.

/용평/김희연기자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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