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현장속으로 : 추위야 물렀거라, 최지우 행차시다
2010-02-15 11:05

칼바람이 옷깃 사이사이를 후벼파는 추위다. 실내 촬영이라고 덜 춥냐면 그것도 아니다. 스태프들이 드나들면서 현관문이 수시로 열렸다. 그때마다 찬 공기가 쓰나미처럼 밀려든다. 참다못한 촬영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제부터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나가지도 말고. 문 열리기만 해봐라." 그나마 두툼한 겨울 점퍼로 중무장한 촬영 스태프는 괜찮다. 이날 촬영의 주인공인 최지우는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하얀색 롱드레스 한 벌로 악전고투 중이다. 2층 계단 위에 서있던 최지우는 감독의 사인과 함께 우아하게, 그리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추위 앞에서도 렌즈 응시하며 도도한 미소의 그녀,
컷 사인 무섭게(?) 난로 앞으로…
상체 위주 찍을땐 하이힐 대신 운동화로 바꿔신는 '센스'
간단히 저녁 먹고 또 다른 신 촬영'시간은 벌써 새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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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독의 수신호에 맞춰 십여명의 기자 역 엑스트라들이 달려들어 플래시를 터트렸다. 렌즈 하나하나를 응시하며 살포시 미소 짓는 최지우. 여유롭고 도도하다. 감독의 컷 사인이 떨어지는 순간, 스타일리스트가 달려들어 최지우를 감싸 안는다. 그제야 터지는 안도의 한숨. '히메'의 여린 피부에 닭살이 돋는다. 한 현장 스태프가 얼른 전기 난로를 공수해왔다. 난로 곁에 쪼그리고 앉은 최지우가 얼굴을 바짝 들이댄다. 추위에 몸을 녹이는 모습만큼은 우리네 평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녀의 실용주의, 드레스와 운동화

 지난달 18일 용인 수지의 B2Y 빌딩.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의 광고 촬영이 한창이다. 최지우는 이날 두 벌의 드레스를 준비했다. 순백의 롱드레스와 올블랙의 미니 원피스다. 1차 촬영 땐 하얀 드레스를 입고 2차 촬영에선 검정 드레스를 입었다.

 3차 촬영을 앞두고 스태프 사이에 의견이 갈라졌다. 이날 CF 촬영 현장의 총지휘를 맡은 리형윤 감독은 "화이트는 고전적인 느낌이고 블랙은 시크한 느낌인데, 전체적인 공간과의 조화를 볼 땐 블랙이 좋고, 의상 자체는 화이트가 좋은 것 같아 어떤 걸로 할 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 결론은 화이트로 났다. "시세이도 화이트닝 제품의 이미지와 부합하기 위해선 블랙보다 화이트가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최지우는 드레스 밑에 하이힐 대신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3차 촬영은 상체 위주로 찍는 덕분이다. '지우히메'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계단 촬영은 한시간 동안 이어졌다. 계단 아래엔 사진기자 역을 맡은 엑스트라들이 우르르 몰려 있었다. 기자도 그 안에 끼어들어 최지우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한참 동안 포즈를 잡던 최지우가 물끄러미 기자를 쳐다본다. "혹시 진짜 기자분 아니세요?" 녹록지 않은 눈썰미다. 지난해 11월 영화 '여배우들'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딱 한번, 그것도 여러 기자들과 함께 만났을 뿐인데.

 ▶오늘은 10시안에 끝날 수 있을까요?

 광고 컨셉트는 이랬다. 계단 위에서 도도하게 걸어내려오는 최지우.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미소로 답한 그녀는 천천히 기자회견장에 들어선다.

 '피부 관리 노하우'를 묻는 질문이 들어오면 "전 특별히 피부관리는 하지 않아요. 워낙 피부가 깨끗하니까요"라고 능청스럽게 답해야 한다. 광고 속 정해진 대사가 아닌 실제 노하우를 물어봤다. "수분크림을 충분히 바른다"는 평범한 답변이 돌아왔다. 계단 신(scene)이 끝난 뒤 카메라와 장비들을 기자회견장으로 옮겼다. 최지우는 그사이 대기실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는 건물 앞에 대기 중인 밥차에서 매니저가 공수해왔다. 미역국과 오징어볶음, 소시지 등이 반찬으로 나왔다.

 전날(17일) 촬영은 남양주 삼패동 일대에서 새벽 세시까지 이어졌다. 18일 촬영은 서울 청담동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다. 메이크업 시간 등 촬영 전 준비 시간을 빼면 실제로 눈을 붙인 시간은 3시간여에 불과했다.

 리 감독은 "여러 여배우들과 작업을 해봤는데 촬영 지연이라든가 사소한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최지우씨는 주변 스태프 신경도 쓰면서 불평 한마디 없이 편하게 작업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오후 7시. 최지우가 카메라 앞에 서며 "오늘은 10시 안에 끝날 수 있을까요? 꿈인가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이날 촬영은 새벽 한시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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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추적한 공주님의 '사이즈'

이날 촬영장엔 최지우의 대역이 있었다. 촬영 장비를 세팅하고 나면 최지우가 서야 할 위치에 서서 실제 구도와 조명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CF 제작 관계자는 "가능한한 최지우와 헤어스타일이나 피부 톤, 키나 다른 신체 사이즈가 엇비슷한 모델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이날 최지우의 대역을 맡은 모델 김소현씨(가명)는 "원래 주업은 CF 모델인데 오늘은 최지우씨의 손 대역을 겸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 광고 모델로 1년 반 정도 활동해온 김씨는 "실제로 최지우씨를 만나보니 성격도 밝고, 늦게까지 촬영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더라. 진정한 프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씨와 최지우의 신체 사이즈가 비슷하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김씨는 "34-24-35에 키는 1m72, 몸무게는 48㎏"이라고 말했다. 간접적이지만 최지우의 우월한 몸매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다. 시세이도의 새 모델로 발탁된 최지우는 이날 15시간의 촬영 동안 순백미녀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지우의 시세이도 국내 모델 발탁에 대해 한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향후 시세이도의 글로벌 모델로서 활용될 여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글ㆍ사진=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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