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가 ‘수상한 가정부’에서 180도 달라졌다.

최지우는 그동안 공주를 뜻하는 ‘지우히메’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청순함의 대명사였다. 최지우는 KBS 2TV ‘겨울연가’ 속에서 눈과 같이 청초한 이미지를 연기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스타로 자리잡았다. 그랬던 최지우가 SBS ‘수상한 가정부’(극본 백운철/연출 김형식)를 만나면서 완벽히 바뀌었다.

최지우는 ‘수상한 가정부’ 속 가사 도우미 박복녀 역을 맡았다. 박복녀는 날씨가 더워도, 추워도 같은 패딩에 모자만 쓰고 다닌다. 박복녀는 오로지 정해진 시간과 명령에 의해 움직이고 자신에 있어서 어떠한 이야기나 표정도 드러내지 않는다. 이전 최지우의 모습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9월 30일 방송된 ‘수상한 가정부’ 3회에서 박복녀는 미스터리를 한층 더 높였다. 이날 박복녀는 명령에 의해 능숙하게 종이 팬더를 접어내기도 하고 괴력을 발휘해 2층에서 떨어지는 은혜결(강지우 분)을 받아냈다. 이전에도 ‘수상한 가정부’에서 박복녀는 완벽한 집안일은 물론 어려운 수학 문제를 쉽게 풀고 저글링까지 하는 척척박사 모습을 보여줬다.

박복녀는 은한결(김소현 분) 가족의 고민도 시원하게 해결시켜줬다.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아버지 은상철(이성재 분)의 불륜으로 인한 가정 불화에 ‘유괴’라는 다소 과격한 해결법을 제시하는 등 가족의 갈등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박복녀는 놀이공원에서 패스트푸드 세트를 여러 개 시켜놓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고 박복녀를 소개시켜준 소개소 소장 홍복남(김해숙 분)의 말에서 그를 둘러싼 굴곡진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최지우는 박복녀로 완벽 변신해 모든 상황에 동요 없이 침착한 모습과 일관된 ‘로봇 말투’를 선보였다. 최지우는 무미건조한 말투와 미스터리로 가득한 인물 박복녀를 섬세한 눈빛 연기로 표현했다. 최지우는 특별한 대사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오열 연기’가 없음에도 눈빛과 분위기 만으로 극 긴장감을 조성했다.

최지우는 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유괴를 꾸미거나 불륜 사실을 회사 앞에서 전단지로 돌리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행동을 펼치는 박복녀를 연기하며 ‘수상한 가정부’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최지우가 수상한 캐릭터 박복녀를 어떻게 펼쳐갈 지 예측 불가능한 그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SBS ‘수상한 가정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