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끝낸 최지우 늦깎이 대학생... 시험-연극제 준비 분주
◇ 최지우 <신보선 기자 sbs@>
얼마전 SBS TV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종영 기념 파티장.
마이크를 건네받은 남자 주인공 이병헌은 "옆에 서 있는 (최)지우가 정말 고생했어요. 지우한테 모든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순간 최지우는 너무나 감동을 받아 무척이나 고생했던 이번 촬영의 피로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더란다. '아름다운 날들', 끔찍할 정도로 힘겨웠던 드라마였지만 자신의 연기 인생에 큰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라고 최지우는 술회한다.
드라마 시작전, 캐스팅 라인업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최지우가 또 천사표로 나오네…. 상대역도 류시원이고."
비슷한 역만 해온 것에 대한 사람들의 빈정거림. 제작진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또 한번 '뻔한 그림'이 나올까 걱정했지만, 최지우는 이런 불안들을 기우로 만들었다.
드라마 초반부터 펑펑 울어대며 시청자 눈을 동그랗게 만들더니, 격렬하게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나 그렁그렁 눈물고인 표정 연기에선 최지우를 다시보게 만들었다.
"정말 힘들었어요. 이렇게 선 굵은 연기가 많은 건 처음이어서 촬영하는 데 무척 어색하더라구요. 몸도 안 좋은데 계속 우는 장면만 찍다 보니까, 나중에는 정말 아플 정도였어요. 나도 모르던 내 안의 깊은 부분을 이끌어내주신 이장수 감독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최지우는 다음 작품에서의 과감한 연기 변신을 선언했다.
"드라마 막바지에 예전처럼 착하고 헌신적인 모습으로만 나왔더니,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이 쑥 사라지더라구요. 다음 작품에선 천사표 역할을 그만하라는 시청자의 계시죠."
가능하면 '말괄량이'나 '거리의 여인' 같은 캐릭터를 맡고싶다는 게 최지우의 바람. 목소리도 크고 화끈한, 개성 강한 배역이 자신의 연기 변신에 필수요소라는 점을 잘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은 드라마 끝내고 해외여행도 잘 가지만, 최지우는 자신의 또 다른 삶 때문에 여전히 날밤을 새며 정신없어 한다.
한양대 연영과 새내기로서의 모습. 현재 기말고사 시험과 연극제 준비가 코 앞에 다가왔지만, 표정은 밝다.
"촬영 탓에 학교 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게 제 자신에 대한 큰 불만이었어요. 남들은 '어린 선배'가 많아 적응하기 어렵겠다고 걱정도 하지만, 전 너무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무언가 배운다는 기분, 얼마나 기쁜지 모르시죠?"
부쩍 의젓해졌다. 더욱 아름다워지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 세월의 향기까지 느껴진다.
< 신남수 기자 delta@>
"눈물 찍~ 콧물 찍~ 시청자들이 싫어해요 말괄량이-거리의 여인 캐릭터 맡고 싶어"
◇ 최지우 <신보선 기자 sbs@>
2001-06-14 09:47